두산이 이틀 연속 디펜딩 챔피언 삼성에게 승리를 거두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3월 31일 대구 시민 운동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양 팀 간의 올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두산이 역전타 포함 3타점을 올린 홍성흔(4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타와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와 좋은 투구(3이닝 3삼진)를 선보인 김상현의 호투를 앞세워 삼성에 7-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개막전 2연승을 거둔 두산은 기분 좋은 2013시즌 스타트를 끊는데 성공했다. 반면, 삼성은 투-타에서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며, 2연패에 빠졌다.

선취 득점에 성공한 삼성, 하지만… 

전날 1회부터 만루홈런을 내주면서 초반 분위기를 망친 삼성은 이날 만큼은 선취점 득점에 성공했다.

1회말 2사 1-2루에서 5번 박석민의 좌중간 2타점 싹슬이 2루타로 두 점을 먼저 선취한 것이었다. 1회초 2사 2루에서 3루수 박석민의 한 쪽으로 치우친 타구를 1루수 채태인이 잘 잡아 위기를 넘기고, 1회말 1사 3루에서 이승엽의 1루 땅볼 때 3루 주자 배영섭의 판단 미스로 홈에서 아웃되어 떨어질 수도 있었던 분위기에서 올린 2득점이라 더욱더 의미있는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두산의 전력은 확실히 올 시즌 뭔가 달랐다. 2회초 1사후 오재원의 우중월 3루타와 양의지의 희생 플라이로 가볍게 1점을 따라 붙더니 3회초를 '빅 이닝'으로 만들면서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안타 두 개와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4번 김동주의 유격수 땅볼로 2-2 동점을 만들더니 2사 1-3루에서 5번 홍성흔의 좌중월 2타점 2루타로 단숨에 4-2로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도 3-유간으로 빠질 수도 있었던 쉽지 않은 타구를 김상수가 잘 잡아 투 아웃까지는 잘 잡았지만, 결국 집중력에서 밀린 것이다.

5회초 추가 득점으로 승기 잡은 두산

이후 삼성도 3회말 곧바로 2사 2루에서 최형우의 중전 적시타로 한 점을 따라 붙었다. 그러나 두산은 5회초 대량 득점에 성공하면서 확실히 승기를 잡았다.

선두 손시현의 우중월 2루타와 김현수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4번 김동주는 3루수 인필드 플라이로 아웃됐지만, 5번 홍성흔이 중전 적시타를 날리면서 한 점을 더 추가한 것이다. 비록 기록은 안타로 나왔지만, 신명철이 너무 성급하게 다음 플레이인 토스를 생각하다보니 공이 중견수 쪽으로 빠진 것이다.

이후 백정현이 오재원에게 볼넷을 해주자 2사 만루에서 투수를 급하게 심창민으로 바꾸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심창민이 허경민이 중전 적시타, 양의지에게 밀어내기 사구를 내주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두산 쪽으로 넘어갔다. 스코어 역시 7-3, 4점차까지 벌어졌다.

결국 이 스코어는 9회까지 이어졌다. 삼성은 3회까지 3득점한 이후 4~7회를 삼자 범퇴로 물러나고. 8회 이승엽이 내야안타, 최형우가 볼넷을 얻은 것이 출루의 전부였을 만큼 타격이 철처히 침묵했다.

물론, 바꿔 생각해보면, 조기 강판된 그렉 올슨(3이닝 3실점) 이후 김상현(3이닝)-윤명준(1.1)-이혜천(0.1)-정재훈(1.1)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삼성 막강 타선을 확실히 막았다고 생각할 만한 좋은 피칭이었다.

결국 시즌 전 '3강'으로 평가를 받았으나 두산의 전력은 생각 이상으로 강했고, 삼성은 생각보다는 많은 헛점을 보인 개막 2연전이었던 것이다.

개막 2연전에서 엇갈린 우승후보의 희비

2연승과 2연패라는 성적표에서 알 수 있듯 양 팀의 희비는 확실히 엇갈렸다.

먼저 원정팀 두산은 비록 두 경기였지만, 투-타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전력을 선보였다.

먼저 타격은 30일 11안타 7사사구로 9점,31일 11안타 5사사구로 7점을 올릴 만큼 화끈한 타격을 선보였다. 오재원과 김현수는 만루 홈런을 작렬했고, 팀의 중심 타선인 김동주와 홍성흔도 두 경기에서 각각 2타점과 3타점을 올리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6번 오재원 이후에 7번 허경민,8번 양의지,9번 정수빈으로 이어지는 하위 타순의 타자들도 만만치 않는 타격감을 과시했다. 임재철,윤석민,이원석,고영민등 주전급 야수들이 부상이나 부진으로 빠져있지만, 충분히 두산의 전력은 강했다.

타격 못지않게 주목할 부분은 바로 투수, 특히 불펜이었다. 선발인 니퍼트(6이닝 4실점 3자책)와 올슨(3이닝 3실점)은 비록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틀 동안 투입된 계투진인 이혜천,변진수,이재우,윤명준,김상현,정재훈등이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분명 주목할 대목이다.

특히 신인급인 변진수와 윤명준의 겁없는 투구도 돋보였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좀처럼 제 몫을 못해준 베테랑 이재우-김상현-정재훈이 제 몫을 해줬다는 것은 분명 두산에게는 고무적인 대목이었다.

이날 경기 후 인터뷰를 가진 김진욱 감독이 "겨울동안 준비를 많이 했고, 타격이나 수비에서 시범경기와 달리 활발한 모습을 보여서 크게 우려할 부분은 없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우승후보 삼성은 2연패를 당하면서 세 시즌 연속 우승의 첫 출발은 결코 유쾌하지 못했다. 중심타선인 이승엽(8타수 1안타)-최형우(7타수 3안타 2타점)-박석민(8타수 4안타 4타점)로 이어지는 중심 타자 중 이승엽을 제외한 최형우와 박석민은 제 몫을 해줬다. 여기에 톱타자 배영섭 역시 이틀 동안 9타수 5안타를 기록하면서 공격의 물꼬도 잘 터줬다.

그러나 문제는 하위 타선이었다.

30일은 조동찬(3타수 무안타)-진갑용(2타수 무안타)-김상수(3타수 무안타), 31일은 채태인(4타수 무안타)-진갑용(2타수 무안타)-김상수(3타수 무안타)로 짰으나 단 1안타로 뽑아내질 못했다. 여기에 결정적인 상황마다 나온 내야진의 보이지 않는 실책 역시 두 시즌 연속 우승을 일군 팀 답지 않았다.

물론, 아직 외국인 선발 듀오인 로드리게스와 밴델헐크가 아직 정상 가동 되지 않고 있지만, 좀처럼 새로운 얼굴을 찾기 힘든 야수진의 동기 부여와 정현욱,권오준등 베테랑이 빠진 불펜은 올 시즌 삼성의 적에 큰 변수가 될 듯하다.

2연승과 2연패라는 성적표 만큼이나 희비가 엇갈린 우승후보 삼성과 두산의 2연전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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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개막 2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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