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장고:분노의 추적자>에서 캘빈 캔디 역의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7일 오후 서울 봉은사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을 둘러보고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분노의 추적자>는 아내를 구해야 하는 분노의 로맨티스트 장고(제이미 폭스 분)와 그를 돕는 정의의 바운티 헌터 닥터 킹(크리스토프 왈츠 분), 그리고 그들의 표적이 된 욕망의 마스터 캔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 사이에서 벌어지는 피도 눈물도 없는 대결을 그린 와일드 액션 로맨스 영화다.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서 캘빈 캔디 역의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 이정민


오빠가 왔다. 풋풋했던 10대를 지나 20대 많은 여성 팬을 설레게 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30대에 접어들어서인지 한층 성숙한 모습이었다. 그의 눈빛에는 깊이가 있었고, 말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처음 방문한 한국에 대한 호기심도 함께였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내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 홍보차 한국을 찾았다. 

"공항에 도착해 아직 호텔 바깥에 나가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한국 사람들이 굉장히 친절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런 한국에서 내 영화를 소개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 많은 분들이 영화를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닥터 킹 슐츠(크리스토프 왈츠 분)의 도움으로 노예에서 자유인이 된 장고(제이미 폭스 분)가 아내 브룸힐다(케리 워싱턴 분)를 다시 만나기 위해 캘빈 캔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와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저수지의 개들> <킬빌> 등의 연출을 맡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장고', 쿠엔틴 타란티노 아니라면 어려웠을 영화"

극 중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캘빈 캔디는 악독한 농장주다. 1850년대 미국 남부의 현실이 그랬듯, 흑인 노예를 사고팔며 자신의 소유물로 여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인종차별이 심했던 미국 남부가 어떻게 윤리적으로 부패했는지를 다루는 영화였다"고 설명하며 "쿠엔틴 타란티노와 일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은 기회였다. 그는 영화의 한계를 밀어붙이는 감독이다"라고 말했다.

"사실이 아니었던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노예제도의) 현실은 더욱 처참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시대를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장고>에는 다양한 장르가 섞였다. 스파게티 웨스턴과 동화 같은 이야기까지 담겼다. 쿠엔틴 타란티노 같은 감독이 아니라면 만들기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무엘 L. 잭슨과 제이미 폭스 등 흑인 배우들은 촬영 내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지지를 보냈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처음에 촬영장에서 굉장히 망설였지만, 두 사람이 '끝장을 보지 않으면 당시의 참상을 알리지 못한다'고 얘기했다"면서 "두 사람의 응원 덕분에 어려운 주제를 다루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으며, 예전엔 시도하지 않았던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서 가장 마음에 든 장면은 자신의 저택 식당에서 장고, 닥터 킹 슐츠 등과 마주한 부분이다. 그는 이 장면에 대해 "인물 간의 멋진 역학 관계가 잘 드러난 장면"이라고 설명하며 "한국 관객이 이 장면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그는 "노예인 장고와 현상금 사냥꾼 닥터 슐츠의 관계도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디카프리오가 말한 마틴 스콜세지 Vs. 쿠엔틴 타란티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영화사(Appian Way Productions)의 대표이기도 하다. 이 영화사에서 제작한 두 편의 영화 <애비에이터>와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모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연출했다. 꾸준히 호흡을 맞추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 대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큰 영광이다"라면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영화사를 꿰뚫고 있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이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서 함께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 대해 "비디오 가게 점원으로 일해서인지 B급 영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전 세계 관객과 어떻게 호흡하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두 감독은 영화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면서 "미국이 자랑하는 대단한 감독들이다. 동전의 양면 같은 존재"라고 극찬했다.


"할리우드의 스튜디오 시스템에서는 내가 맡을 수 있는 캐릭터가 한정적이다. 직접 제작사를 차려 다양한 역할을 접할 수 있게 됐다. 마치 복권에 당첨된 기분인데, 최근 내가 출연한 영화에는 '부를 찾아 나서는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위대한 개츠비>도, <장고>도,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도 그렇다. 나는 굉장히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영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영화를 고르는 기준에 대해 "내가 원하는 것은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찍는 것"이라면서 "그런 생각이 내 잠재의식에 있는 것 같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살펴봤을 때, 부와 관련된 영화를 찍었다는 점 또한 내 잠재의식이 일정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7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장고:분노의 추적자> 레드카펫 행사를 열고 한국 팬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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