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홍대 인근에서 열린 서울독립영화제 사전감독모임에서 개막작을 발표하고 있는 조영각 집행위원장

8일 홍대 인근에서 열린 서울독립영화제 사전감독모임에서 개막작을 발표하고 있는 조영각 집행위원장 ⓒ 성하훈

한 해를 마무리하는 영화제이자 국내 최대 독립영화 축제인 '서울독립영화제 2012' 개막작에 박세호 감독의 <거대한 대화>가 선정됐다.

서울독립영화제 조영각 집행위원장은 8일 홍대 인근에서 열린 '서울독립영화제 사전감독모임' 행사에서 "대선을 앞둔 정치의 시대를 맞아 올해 정치다큐멘터리 <거대한 대화>를 개막작으로 결정했다"며 "정치에 대한 화두를 제기해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다큐멘터리 영화 <거대한 대화>는 진보개혁진영 인사들과 합리적 보수라 불리는 정치인들에 대한 인터뷰 기록이다. 정치 문외한이었던 감독이 아이들에게 나은 세상을 물려줘야겠다는 책임감으로 나선 정치적 행위의 결과물이다.

박세호 감독은 영화에 대해 "낯선 사람이 찾아와 밀어 붙인 인터뷰를 낯설어 했던 정치인들이 인터뷰 막바지에는 연장을 원하든가 추가 인터뷰를 청하기도 했을 만큼 이성적 대화에 목말라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우리는 전사가 아니다> <영매-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 등을 연출한 중견 독립다큐감독이다..

어느 때보다 화려한 프로그램, 정치 다큐 개막작에 국내외 화제작 망라

개막작 외에 93여 편의 주요 상영작들도 모두 공개됐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경쟁 단편은 691편의 출품작 중 <밀청>, <영아> 등 39편이 선정됐고, 경쟁 장편은 82편의 출품작 중  <버스를 타라>, <춤추는 숲>, <1999, 면회> 등 10편이 추려졌다. 초청작은 모두 41편이다.

예심을 마친 심사위원들은 경쟁 부문 출품작들에 대해 "고등학생 작품까지 하나같이 기본기에 충실한데다 평준화 된 상태였다"면서 "다양한 이슈와 형식을 드러내며 한국독립영화계를 대변하고 있는 작품들이다"고 평가했다.

해외 영화제에 진출했거나, 최근 영화제를 휩쓸고 있는 작품 등 올 한해 독립영화에서 주목받은 유망 감독들의 영화들도 대거 포진한 점도 특색이다.

 2010년 로카르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최주용 감독의 신작 <밀청>

2010년 로카르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최주용 감독의 신작 <밀청> ⓒ 서울독립영화제


 최근 국내외 영화제에서 잇따른 수상하고 있는 김진만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오목어>

최근 국내외 영화제에서 잇따른 수상하고 있는 김진만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오목어> ⓒ 서울독립영화제


<밀청>의 최주용 감독은 2010년 로카르노영화제에 단편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전력이 있는 기대주이며, 김진만 감독은 애니메이션 <오목어>로 현재까지 국내외 영화제에서 끝없이 수상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영아>는 <은교>로 올해 영평상 신인여우상을 받은 김고은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장건재 감독의 <잠 못 드는 밤>은 밴쿠버·도쿄·런던영화제에 두루 초청되며 주목받았다.

특히 국내외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어느 해보다 화려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는 평가다.

부산영화제 4관왕을 차지한 오멸 감독의 <지슬>, '한국영화감독조합상-작품상'을 수상한 신연식 감독의 <러시안 소설>, 3인의 배우가 남자배우상을 공동 수상한 김태곤 <1999, 면회>가 대표적이다. 김태일 감독의 <웰랑 뜨라이>는 다큐멘터리 경쟁에서 '특별 언급'된 작품이다.

아시아나단편영화제 개막작으로 큰 화제를 모은 김동호 감독의 <JURY>와 최우수 국내작품상을 수상한 양익준 감독의 <시바타와 나가오>도 특별초청작으로 상영된다.

'응답하라 99%', 인간다운 삶을 갈망하는 99%의 목소리

 '서울독립영화제2012' 포스터

'서울독립영화제2012' 포스터 ⓒ 서울독립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는 올해부터 역량 있는 감독 발굴을 위해 새로운 선택을 신설했다고 밝혔는데, 한자영 감독의 <나의 교실>과 배우 윤은혜가 연출한 단편 <뜨개질> 등이 상영된다. 이 중 한자영 감독의 <나의 교실>은 지난 5월 열린 '인디포럼' 개막작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전문계고 여학생들의 취업 준비 과정과 그 후의 이야기를 아주 진솔하게 전달한 수작이다.

이밖에 사회 주요 이슈를 다룬 작품을 보여주는 '액티비즘 포커스'에서는 <복지갈구 화적단 "너희 동네 살만하니">를 통해 복지 문제를 제기하고, <강정 인터뷰 프로젝트>는 인터뷰를 활용해 제주 해군기지 반대 싸움을 펼치고 있는 강정마을을 응원한다

해외 초청 작품은 '응답하라 99%'를 주제로 권력과 자본이 99%의 목소리에 귀기울인 작품들을 소개한다. 소셜 네트워크 미디어 등 인간다운 삶을 열망하는 99%의 목소리를 담아낼 예정인데, 대선의 해를 맞아 그 무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자처럼 일어나라 ;월스트리트 점거와 혁명의 씨앗>, <이집트 혁명 리포트> 등이 주요 상영작이다.

서울독립영화제는 오는 11월 29일 개막하며, CGV압구정과 광화문 인디스페이스에서 12월 7일까지 개최된다. 영화제 측은 "올해는 대선 일정 때문에 예전보다 12월 중순에 열리던 개최시기가 앞당겨졌다"고 밝혔다.


서울독립영화제 SIFF 거대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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