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강용석의 고소한 19>의 진행을 맡은 강용석 전 의원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의 진행을 맡은 강용석 전 의원 ⓒ CJ E&M


"저는 요즘 싸이를 보면서 굉장히 배우는 바가 많아요. 저도 언젠가는 저런 히트를 쳐야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저보다 고생을 더 하신 것 같아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강용석 전 의원은 뜬금없이 전 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싸이를 언급했다. '자신보다 더 고생을 한 것 같은데, 이렇게 성공했지 않았나'라는 게 그 이유였다. 생각해보면 강용석 전 의원은 '여자 아나운서' 발언으로 그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개그맨 최효종을 고소하면서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훈련소를 두 번 다녀온 싸이의 고생도 만만치 않지만, 각종 설화로 속앓이를 했을 강용석 역시 '고소의 아이콘'이라기 전에 '생고생의 아이콘'이 아니었을까.

그런 그가 언제부턴가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고소왕'으로서의 캐릭터를 다진 tvN <화성인 바이러스>를 비롯해, Mnet <슈퍼스타 K4>에서는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며 '진정성'을 선보였다. 이를 지켜봤던 문태주 PD는 "저 분이 하면 tvN 색깔과 맞지 않을까 하는 게 있어서 강용석에게 (시사 프로그램 진행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가 탄생했다.

'강용석'이 진행하는 '시사 프로그램', 정말 괜찮을까?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의 진행을 맡은 강용석 전 의원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의 진행을 맡은 강용석 전 의원 ⓒ CJ E&M


첫 방송을 앞둔 16일 강용석이 기자들과 마주앉았다. 그는 "시사 프로그램을, 더군다나 여러 가지로 논란이 있을 것을 예상하면서도 저에게 제안해준 자체가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제안을 받고 한편으로는 영광스럽고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이라 욕심이 났다"는 강용석은 "기존 한국 방송에는 없었던, 새로운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며 의욕을 보였다.

그의 말처럼 <강용석의 고소한 19>는 매주 정치·경제·문화 중 뜨거운 이슈들을 골라 19개의 차트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사랭킹쇼를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예능스러운 캐릭터로 자리잡은 그가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을 두고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의심할 수도 있을 법하다. 강용석은 "정말 시사 프로그램과 예능 프로그램의 접점이 어디냐가 문제인 것 같다"며 동감을 표했다.

"시사 프로그램이 다 획일화·정형화되어 있어서, 채널을 돌리다 보면 헷갈릴 정도로 비슷한 포맷에 비슷한 인물로 비슷한 쇼를 지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식상하다, 시사는 무겁고 재미없다'는 느낌을 받을 것 같아요. 저부터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말랑말랑하게 잘 요리해서 충분히 재미도 있으면서 시사프로그램이 자체가 갖는 의미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 하나, 전 국회의원이라고는 하지만 당적을 가지고 있었던 인물이자 스스로를 '보수의 아이콘'이라 지칭했던 인물이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의 객관성에도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를 두고도 강용석은 "개인적인 성향은 그렇다고 치지만, 방송을 진행하면서는 시청자들의 평균적인 시각으로 사안을 바라보겠다"며 "중도적인 시사랭킹쇼 표방하고 있어서, 여기에 걸맞게 진행하려 한다"고 답했다.

강용석의 속내 "본업은 변호사, 마음은 정치에...방송은 부업"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의 연출을 맡은 문태주 PD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의 연출을 맡은 문태주 PD ⓒ CJ E&M


이쯤 되면 의문이 생긴다. 강용석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일까. 갖가지 이슈를 일으키며 언론에 오르내리는 '정치인'일까, 아니면 커리어를 시작했던 '변호사'일까, 그도 아니면 제 3의 영역인 '방송인'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강용석은 "(방송인으로) 전업할 역량도 의도도 없다"며 "본업은 변호사고 마음은 정치에 있는데, 그건 다 알다시피 여러 가지 제약상 쉬고 있으니까 쉬는 동안에 이것저것 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렇게까지 흘러오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언제까지 (방송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시청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드리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이 업종(방송)에 종사한다고 하긴 그런 게, 수입적인 면에서도 그렇고…부업 비슷하게 하고 있는 겁니다."

'마음을 정치에 두고 있는' 만큼, 첫 방송 아이템 역시 대선 정국에 맞춰 대선주자 3인에 대한 것이라고. 강용석은 "어디서도 듣지 못했던 대선 주자 3인의 프로필을 낱낱이, 그리고 재미있게 구성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나도 처음 본 게 있다"는 말로 관심을 당부했다. 이날 대선 주자에 대한 촌평을 해 달라는 질문을 받기도 한 그는 "방송에서 다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기도 했다.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의 진행을 맡은 강용석 전 의원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의 진행을 맡은 강용석 전 의원 ⓒ CJ E&M


좋아하는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정관용을 언급하기도 하고, 송사 관계로 얽매였던 최효종에 대해 "이 프로그램을 하다보면 (만날)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고 털어놓기도 한 그는 마지막으로 '고소의 아이콘'답게 남다른 각오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변신한 강용석의 모습은 10월 19일 오후 7시에 첫 방송된다.

"시사프로그램이 크려면 고소도 당하고 언론중재위원회도 몇 번 갔다오고 해야지 제대로 되는 건데…. (웃음) tvN이라는 채널에 보도 쪽이 없다 보니까, 고소를 당하는 일은 그간 없었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는 'tvN 최초로 고소당하는 시사 프로그램이 아닌가' 하는 우려섞인 기대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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