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위니>는 <가위손><크리스마스 악몽><유령신부><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를 만들어온 팀 버튼 감독의 흑백 3D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프랑켄위니>는 <가위손><크리스마스 악몽><유령신부><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를 만들어온 팀 버튼 감독의 흑백 3D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 Disney


우리는 어릴 적 처음 접하는 죽음으로 '영원한 이별'을 배운다. 학교 앞에서 산 병아리, 친구처럼 가족처럼 지냈던 강아지부터 가까운 사람까지, 죽음은 어떻게 해도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관계의 끝을 의미했다. 팀 버튼 감독의 <프랑켄위니>는 그 상실감을 한 번이라도 느껴봤던 이들을 위한 영화다.

빅터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이자 가족인 강아지 스파키를 사고로 잃고 절망한다. 평소 천재 과학소년으로 불린 빅터는 곧 전기 충격의 원리를 이용해 스파키를 되살린다. 영영 죽은 줄 알았던 친구가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죽은 동물을 살려내는 방법을 알게 된 아이들로 인해 소동이 발생한다. 

<프랑켄위니>는 팀 버튼 감독이 디즈니에서 애니메이터로 재작하던 1984년 만들었던 약 30분 분량의 흑백 단편영화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당시에도 장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구상됐지만, 예산 문제 때문에 실사 단편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던 영화를 되살려낸 것.

팀 버튼의 개인적인 기억과 <프랑켄슈타인>의 만남 

팀 버튼 감독의 영화답게 분위기는 괴이하다. 사상 최초로 시도한 흑백 3D는 음산한 느낌과 깊이를 더한다. 특히 인형을 움직여 살아있는 것처럼 만드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방식은 죽은 스파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이야기와도 잘 어우러진다. 1초의 장면을 위해 무려 24번의 움직임을 줘야 할 만큼 정교하고, 일주일을 꼬박 작업해도 겨우 5초 분량이 만들어지는 수고스러운 작업이지만 실제 인형이 움직이는 듯한 기이함을 위해 이보다 좋은 방식은 없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프랑켄위니>를 위해 9개의 '죽은 스파키'와 3개의 '살아있는 스파키'가 만들어졌다. 한번 사용하고 나면 '스파키'는 다시 페인터들이 손질을 해야 한다. 페인터들은 약 60번의 수선과 손질 과정을 작업한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프랑켄위니>를 위해 9개의 '죽은 스파키'와 3개의 '살아있는 스파키'가 만들어졌다. 한번 사용하고 나면 '스파키'는 다시 페인터들이 손질을 해야 한다. 페인터들은 약 60번의 수선과 손질 과정을 작업한다. ⓒ Disney


<프랑켄위니>는 <프랑켄슈타인>의 팀 버튼식 재해석이다. 팀 버튼은 한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 키우던 개가 있었는데, 삶에서 가장 특별한 의미이자 관계였다"며 "알다시피 개는 사람처럼 오래 살지 못하기에 관계의 끝을 경험하게 되었고, 그런 관계를 <프랑켄슈타인>의 이야기와 결합시키는 것이 매우 특별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프랑켄위니>는 공상과학영화라기보다, 과학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소중한 관계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그린 성장영화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 삶과 죽음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놓은 이 발칙한 상상력을 자녀에게 보여주고픈 부모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 그보다는, 가장 개인적인 기억을 꺼낸 팀 버튼 감독처럼 영원한 이별을 경험해본 어른들에게 추천한다. '내일 네가 다시 살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불가능을 간절히 바랐던 마음을 건드릴 것이다.    

<프랑켄위니>는 애니메이터, 소도구전문가, 인형전문가, 디자이너, 아티스트 등 각 분야의 대가들이 2년에 걸쳐 만들어 낸 작품이다. 특히 실제 강아지처럼 움직이는 스파키를 위해 도그쇼를 방문해 강아지들의 움직임을 녹화했고, 불테이어종을 스튜디오로 직접 데려와 동작을 하나하나 본 땄다고 한다. 또, 제작진은 자신들이 떠나보낸 애완동물의 이름을 영화에 등장하는 애완동물 공동묘지 비석에 새겨 넣으며 <프랑켄위니>를 그들에게 바쳤다. 영화는 오는 11일 국내 개봉한다.  

 영화 속 빅터의 강아지 스파키는 팀 버튼 감독이 직접 그린 스케치로부터 만들어졌다. 팀 버튼은 <프랑켄위니>에 대해 "가장 개인적인 기억을 들추는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영화 속 빅터의 강아지 스파키는 팀 버튼 감독이 직접 그린 스케치로부터 만들어졌다. 팀 버튼은 <프랑켄위니>에 대해 "가장 개인적인 기억을 들추는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 Dis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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