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시디어스> 포스터.

<인시디어스> 포스터. ⓒ Alliance Films

일단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호러, 스릴러물이라고 해서 꼭 해피엔딩을 피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있다면 '기승전' 까지는 무섭고 어둡더라도 '결'에서 관객을 웃게 하고 행복하게 끝내는 게 좋을 때가 있다. 이 영화는 그러지 못한다. 속편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쉬웠다.

아쉬운 결말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상영시간 동안 불만보다 만족에 가까운 관람을 가능케 한다. 극의 시작 부분부터 차분한 배경음악, 색감과 톤을 일관되게 추구한 촬영과 조명으로 이 영화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한다.

극이 전개되면서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을 남발하기 보다는 오래된 악령 호러물의 전통을 세련되게 계승한 연출력으로 승부하는 점, 악령에 대한 비밀이 밝혀져 가면서 지루해질 수 있을 타이밍에 <고스트 버스터즈>를 연상케 하는 유체이탈 전문가들을 등장시켜 예상치 못한 재미를 선사하는 점, 스릴러의 면모 또한 충실해서 영화 중후반까지도 관객들에게 반전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않게 하는 점은 등은 <인시디어스>에서 얻을 수 있는 재미다.

<인시디어스>는 <프랑켄슈타인>같이 정감이 어린 호러물과 <엑소시스트>같은 상당히 무서운 오컬트 물 그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다. 오히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같은 흥미로움을 지향하며 저승과 이승간의 왕래와 그에 얽힌 등장인물의 개인사적 상처를 치유해주려는 시도로 작품의 특성을 창조하는 데에 집중한다.

 <인시디어스> 스틸.

<인시디어스> 스틸. ⓒ Alliance Films


연출을 맡은 제임스 완은 말레이시아 태생으로, 2004년 <쏘우>라는 미스테리 호러물을 연출해 전 세계적으로 1억 달러 이상을 벌어 들였다. <인시디어스>는 그가 6년 만에 내놓은  작품. 이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연출을 맡겨도 망치지 않을 능력의 소유자가 된듯 하다.

홍보 포스터만으론 영화 <식스 센스>를 떠올리기 쉽다. 실상은 <식스 센스>와 같은 점은 거의 없는 영화다. 유체이탈을 소재로 해 이승과 저승을 분리시킨 게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겠다.

오히려 <식스 센스>와 닮지 않아 좋다. 이 영화의 서스펜스는 장악력이 꽤 대단하다. 조금 실망스러운 결말을 용서할 아량이 있다면 재밌게 볼만하다. 제임스 완 감독이 관객에게 흥미를 줄만한 장면들을 영화적으로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인시디어스> 이후 그의 차기작을 기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인시디어스 제임스 완 쏘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