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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속촌 안에 자리한 9호집은 남부지방의 대가집이다. 전남 무안군 무안읍 성동리에서 이건했다
▲ 대가집 한국민속촌 안에 자리한 9호집은 남부지방의 대가집이다. 전남 무안군 무안읍 성동리에서 이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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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속촌 안에 들어가면 몇 채 안되는 와가 중 하나가 제9호 집이다. 남부지방의 대가로 불리는 이 집은, 전남 무안군 무안읍 성동리에 있던 대가집을 그대로 한국민속촌으로 이건을 한 집이다. 이 집은 가옥 전체에 누마루와 툇마루 등이 고르게 배치가 되어있어, 호남지방의 특유의 집의 형태를 알아 볼 수가 있다.

이 집의 전체적인 꾸밈은 튼 ㅁ 자 형이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정면에 ㄷ 자 형의 안채가 자리하고 있으며, 좌측에는 ㄱ 자형의 사랑채가 있고, 우측에는 l 자형의 광채가 자리하고 있다. 거기에 문간채가 한편을 막고 있어, 전체적인 모습은 큰 ㅁ 자가 된다. 이 집의 특징은 집이 상당히 큼에도 불구하고, 아기자기한 면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솟을대문은 양편에는 작은 방을 들였다. 아마도 하인들이 사용햇을 듯
▲ 솟을대문 솟을대문은 양편에는 작은 방을 들였다. 아마도 하인들이 사용햇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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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작지붕의 처마를 활주로 받쳐 놓은 사랑채
▲ 사랑채 팔작지붕의 처마를 활주로 받쳐 놓은 사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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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마루의 여유, 대가 집의 특징

집안은 한꺼번에 다 소개한다는 것이 가끔은 버거울 때가 있다. 특히 '고래등 같다'고 표현을 하게 되는 집들은 대개가 그 안에 이야기도 많은 법이다. 그러다 보면 몇 번으로 나누어야 그 집의 모습을 제대로 소개할 수가 있을 듯하다. 한국민속촌의 9호 집 역시 그러한 집 중 한 곳이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좌측에 놓여있는 사랑채. 아마 이 집이 대개집이 아니라고 해도, 이런 사랑채 한 채를 갖고 있다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을 듯하다. 한편을 ㄱ 자로 달아내어 누마루를 놓았다. 누정과 같이 주추위에 기둥을 놓고 땅에서 떨어지듯 조성을 했다. 말은 사랑채의 누마루방이지만, 그대로 정자가 되는 그런 형태이다.

사랑채에서 ㄱ자로 달아낸 누마루. 정자의 형태로 꾸며놓았다.
▲ 누마루 사랑채에서 ㄱ자로 달아낸 누마루. 정자의 형태로 꾸며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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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마루와 모든 방들은 마루로 연결이 된다. 누마루 뒤편에도 두 개의 방이 있다.
▲ 방 누마루와 모든 방들은 마루로 연결이 된다. 누마루 뒤편에도 두 개의 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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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여인들의 편의를 돕는 동선 

누마루정에서 사랑채로 들어가는 앞으로는 길게 마루를 놓았다. 그리고 그 마루로 인해 모든 방에 연결된다. 이 대가집의 사랑채는 방을 앞뒤로 나누어 들인 것도 특징이다. 누마루 정자 뒤편으로도 마루를 놓고, 그 안편으로 방을 드렸다. 두 개의 방을 이어놓았으며, 그 다음은 다시 마루를 놓고 두 개의 방을 또 앞뒤로 드렸다.

그리고 부엌은 안채쪽의 사랑채 뒤편에 드리고, 부엌을 드나드는 곳 역시 안채 쪽에 가깝게 붙여놓았다. 이렇게 안채에서 쉽게 사랑채의 부엌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은, 안주인이 아랫사람들을 시켜 사랑채에 불을 떼거나 손들을 접대하기 쉽도록 배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 즉 여인들의 동선을 최대한으로 짧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방을 앞 뒤로 마련한 사랑채는 뒤편에 있는 방은 뷔로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 사랑채 뒤편 방을 앞 뒤로 마련한 사랑채는 뒤편에 있는 방은 뷔로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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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쪽에도 별도로 툇마루를 내어서 공간을 아름답게 하였다
▲ 뒤편 부엌 쪽에도 별도로 툇마루를 내어서 공간을 아름답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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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를 보호하는 작은 배려도 돋보여

전남 무안에서 옮겨 온 이 대가집의 사랑채는 왜 방을 앞뒤로 놓았을까? 외부에서 방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는 앞, 뒤로 되어있다. 그리고 그 앞쪽의 입구는 집의 주인이 주로 사용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뒤쪽에 자리한 방은 입구를 따로 꾸며 놓았을까? 별도로 방으로 출입을 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렇게 안채를 바라보지 않도록 방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바로 집안 여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 즉 사랑채에 외간 남정네가 묵더라도 안채의 여인들이 신경을 덜 쓰도록 한 것이다. 사랑채에 딸린 부엌도 안채에서 가깝게 한 것이나, 부엌을 출입하는 별도의 길을 마련한 것들도 모두 여인들을 위한 동선을 생각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엌을 드나들 수 있는 통로. 안체에 가깝게 붙여 여인들의 동선을 줄였다
▲ 통로 부엌을 드나들 수 있는 통로. 안체에 가깝게 붙여 여인들의 동선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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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 한 채를 돌아보는 즐거움. 그 집의 형태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 모양새를 찬찬히 살펴본다면 그 집안만이 갖고 있는 재미를 느낄 수가 있다. 그래서 고택답사가 즐거운 것이기도 하고.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뷰와 수원인터넷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민속촌의 답사는 2월 18일에 했습니다.



태그:#호남 대가집, #한국민속촌, #전남 무안, #사랑채, #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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