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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간과 석탑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212-1에 소재하고 있는 ‘중초사지’에서 만난 당간지주와 삼층석탑 주변에 벚꽃이 만개했다
▲ 당간과 석탑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212-1에 소재하고 있는 ‘중초사지’에서 만난 당간지주와 삼층석탑 주변에 벚꽃이 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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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문화재 답사를 그렇게 오래 다녔으면서도 정작 꽃이 만개하는 봄철을 이용해 다닌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봄철에는 각종 행사가 많다 보니 정작 문화재 답사는 행사가 시작되기 전인 철 이른 3월이나 봄꽃이 다 지고난 후 돌아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모처럼 꽃이 만개한 안양 중초사지를 찾아갔다. 벚꽃이 만개한 당간지주와 삼층석탑의 모습을 보고 "문화재 답사도 꽃이 만개할 때가 제대로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경기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212-1에 소재하고 있는 '중초사'는 통일신라 흥덕왕 때의 사찰로 당시의 큰 절이었던 황룡사의 항창이 절주통으로서 이 당간지주의 불사에 참여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는 절이다. 2012년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는 유유산업이 문을 닫았을 때인데 4월 14일 찾아간 이곳은 김중업건축박물관으로 개관을 하여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었다.   

석탑과 당간 중초사지에 서 있는 두 기의 문화재는 어느 방향에서 촬영해도 좋다
▲ 석탑과 당간 중초사지에 서 있는 두 기의 문화재는 어느 방향에서 촬영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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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초사는 어떤 절이었을까?

중초사는 적지 않은 규모의 사찰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보물 제4호로 지정된 중초사지당간지주의 '중초사지 당간지주명'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을 보면 「보력 2년(신라 흥덕왕 1년, 826년) 세차 병오년 8월 초엿새 신축일에 중초사(中初寺) 동쪽 승악의 돌 하나가 둘로 갈라져 이를 얻었다.

같은 달 28일 두 무리가 일을 시작하여, 9월 1일 이곳에 이르렀으며, 이듬 해 정미년(827년) 2월 30일에 모두 마쳤다. 이 때의 주통은 황룡사의 항창화상이다. 상화상은 진행법사이며, 정좌는 의설법사이고, 상좌는 연숭법사이다. 사사는 둘인데 묘범법사와 칙영법사이다. 전내유내는 둘인데 창악법사와 법지법사이다. 도상은 둘인데 지생법사와 진방법사이며, 작상은 수남법사이다」고 적고 있다.

당시 중초사에는 다양한 직분을 갖고 있는 승려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는 국통 밑에 주통과 군통이 있었는데 중초사에 주통이 있었다는 것은 중초사가 작은 사찰이 아닌 위치에 있었음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에 절의 살림을 맡아하는 원주(정좌), 교육을 담당하는 교무(사사), 자금의 출납 및 사무를 관장하는 재무(상좌) 등이 있었다는 것은 다양한 소임을 맡은 승려들이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중초사에서 승악(현재의 관악산을 뜻하는 것으로 보임)에서 8월 6일 돌을 취하여, 28일에 두 개의 돌을 두 무리가 나누어 중초사로 운반을 시작하기 시작하였으며 9월 1일 중초사에 도착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중초사는 『동문선(東文選)』,『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 『흥지도서(興地圖書)』, 『가람고(伽藍考)』같은 문헌에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고려후기에 이미 폐사된 사찰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보물 당간지주 보물로 지정된 당간지주는 중초사지 당간지주명이 기록되어 있다
▲ 보물 당간지주 보물로 지정된 당간지주는 중초사지 당간지주명이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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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층석탑 몸돌이 사라진 삼층석탑은 지금보다 더 웅장했을 것으로 보인다
▲ 삼층석탑 몸돌이 사라진 삼층석탑은 지금보다 더 웅장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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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배경으로 한 당간지주

보물 제4호인 당간지주와 함께 서 있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64호인 안양중초사지삼층석탑. 이 삼층석탑은 기단부에 1층의 몸돌만이 남아 있고, 그 위에는 지붕돌만 포개져 있는 형태이다. 중초사터에 남아 있는 이 삼층석탑은 원래 있던 자리가 아니고, 1960년 옛 터에 유유산업의 공장이 들어서면서 현재의 자리로 옮겨 세운 것이다.

탑은 전체의 무게를 받치는 기단(基壇)을 1층으로 쌓고, 그 위로 3층의 탑신(塔身)을 올렸다. 탑신부는 2·3층 몸돌이 없어진 채 지붕돌만 3개 포개져 있다. 기단과 1층 몸돌의 4면에는 모서리마다 기둥모양을 본떠 새겼다. 지붕돌은 매우 두꺼워 급한 경사를 이루고, 처마는 수평을 이루다 양끝에서 희미하게 들려있으며, 밑면의 받침은 1·2층은 4단, 3층은 3단을 두어 간략화 되었다.

벚꽃과 문화재 꽃이 피는 계절에 만난 문화재는 그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 벚꽃과 문화재 꽃이 피는 계절에 만난 문화재는 그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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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꽃이 만개한 나무에서 벌써 꽃잎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벚꽃과 함께 서있는 당간지주와 삼층석탑은 어느 방향에서 사진을 촬영하든 예전과 다르다. 흡사 차디찬 석재가 생명을 얻은 듯하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그동안 담아내지 못했음을 안타까워 한다. 봄, 가을. 꽃이 피거나 단풍이 물들 때 문화재 답사를 해야 제격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저 아름답다. 어느 곳에서 촬영을 하든 벚꽃이 핀 가지가 조금만 들어가도 분위기가 다르다. 바쁜 일정 중 잠시 시간을 내어 찾아간 안양 중초사지에서 만난 문화재 두 점. 기분 좋은 답사를 하면서 앞으로는 주변 환경을 먼저 생각해보아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가장 아름다운 문화재를 만나기 위함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티스토리 블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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