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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세계대전을 낳은 것이 민족주의였고, 제2차 세계대전의 근원도 게르만 민족의 우월성을 가장한 히틀러의 야심 때문이었다. 민족주의는 황홀하나 잘못 쓰이면 독이 되는 법이다. 마고할미와 단군왕검까지의 우리 후천시대의 탄생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진정한 우리 민족의 무도의 혼을 만난다.

한 때 베스트셀러였던 <시크릿>의 그 끌어당김의 법칙을 존중하게 만드는 도반, 아프로디테를 탐내던 헤르메스의 음흉한 눈빛을 흉내 내도록 만드는, 산벚나무처럼  어여쁜 소녀 정희진보통령의 눈물이 무림 천하를 뒤덮고 잠시 강호의 언덕을 수줍게 했다.

"저는 오늘 나를 버리고, 내가 신심을 기울여 완성한 무공의 실체를 드러내기도 전에 세상에서 잠시 나를 지우고 다시 산사로 돌아가 절대 비공을 찾을 예정입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6대강의 발원을 좇아 강호를 주유한 나의 선택은 도탄에 바진 백성들을 위무할 절대비기, <백범비결권> 이후 명맥이 끊어진 '천룡비결록'의 실체를 다시 세상에 보이는 작업이었습니다.

그 작업의 일환으로 나는 적극적인 백성의 교화, 이상향의 언덕을 마치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올라가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황상의 고통처럼 잉태했고, 몸과 마음을 불살랐습니다. 그러나 얄궂은 운명의 무신(武神)께서는 아직은 갈 길 먼 저의 내공에 더 크나 큰 혼을 넣어주시려고 다시 계룡으로 저를 부르셨습니다.

지금 제가 숙이고 있는 이 자리 어디선가에는 선도의 본질을 수령하신 도인들의 숨결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소녀를 바라보면, 지금은 비록 처절하고 핏줄 선 눈망울이 안쓰러워 트로트 한 자락이라도 불러주고 싶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조선의 과학자 순지발명사령(이순지)이 폴란드의 코페르니쿠스보다 100년 먼저 알아낸 태양중심설처럼, 지구의 자전과 공전은 온전하며 기울어지는 태양의 파편 하나는, 노안(老眼)을 향해가는 부실한 이 태왕제 하의 고통 받는 대다수 백성들을 위무합니다. 나는 그 중심에 서서 어지러운 강호를 청소하고 백성들의 가슴이 되고 싶었습니다.

한 개인으로서, 그리고 역사의 한 페이지로서 우리 무림대국의 인류공헌에 이바지하고 99% 사랑하는, 저와 같이 힘들고 고된 백성들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이제 저는 더 깊은 통찰과 무도의 정신을 함양하여 기회를 더 주신다면 이 혼탁한 정치 강호의 거센 풍랑도 거든히 이겨낸 수 있는 절대무공으로 무장하여 다시 돌아와 무림백성들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백성 여러분 미안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정희진보통령의 눈물이 진보권의 새 장을 열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혁신과 통합권'의 잘 벼린 날을 곧추 세우며,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각 도방들의 무림의회 출전 무사들이 결정되는 사이, 하늘에서는 눈물이 내렸다. 그 눈물이 우리 대한민주무림대국에 대한 서광을 비추기 위한 잠시의 보슬비인지, 아니면 도의 본질을 터득하지 못하고 각 도방의 욕망의 전치만을 끌어당기는 잘못된 '시크릿'에 대한 준엄한 경고인지는 아직 며느리도 모르는 일이었다.

다만, 어렵사리 예비비무도 치루지 않고, 혈전 없이 이뤄낸 야권 무사들의 출전권이 한 소공녀의 밤잠 못 이룬 간절한 고뇌 속에서 그 질량이 가벼워지지 않고 서로 상대방의 무공을 고스란히 주고받았다는 사실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었다. 몸이든, 마음이든 모든 병든 이들을 치유하는 근본 열쇠는 '사랑한다'는 한 마디이다. 본인의 문제는 물론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으므로 스스로 치유해야 하겠지만 때로는 어느 한 사람의 희생이 전체 조직의 병을 고칠 수도 있다. 정희진보통령의 내공이 결코 가볍지 않았던 이유다.

이유야 어쨌든 꽃 피는 춘삼월에 치러질 무림의회의 출전 무사들의 명단은 모두 정해졌다. 과거를 주관하는 성균관의 진사들이 바빠졌다. 그들에게는 예전과는 달리 강력한 과거부정 적발 권한까지 쥐어졌으니, 그야말로 문인이 무인을 겸비해야하는 상황이었다. 19대 무림의회의 키포인트 중 하나는 무술 수련의 기초를 갓 떼었거나, 아직 수련의 소양과정도 이수하지 않은 학당들의 출현도 부채질되었다는 사실이다.

하여, 만 26세만 넘으면 판서와 동일시되는 벼슬아치 중의 별종 벼슬아치로, 백성이 증명하는 무림의회에, 거목 재인부산문향에게 영화 '킬 빌'의 명검 '히토리 한조'를 거머쥐고 나타나는 무사들이 생겼다. 그 중 하나가 여린공녀 수조사상침랑(손수조)같은 경우다. 채 30도 안 돼 장관을 거머쥘 젊디젊은 도방들이 다수 탄생하는 일. 우리 인생의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와 같고 내가 사는 세상은 비록 거칠지만 때로는 이와 같이 변화하여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순진할 정도로 아름다운 일도 생긴다.

"무도인이 말이야. 자기가 말한 설권을 파기하면 그거 비겁한 짓이고, 자기부정이야. 이런 무도인이 나오면 되갔어? 수조사상침랑은 3,000만원 선거 공약으로 그 엄청난 무림의회 진출권을 예비비무도 없이 따내고 부정했으니, 그건 자라나는 젊은이들을 기만하고 그들에게 절망을 안겨 준 행위야. 무도인의 근본이 도당췌가 안 되어 있는 거라."

매운 눈썰미 진중중앙협창이 그 특유의 독설권으로 여린 소공녀의 마음에 상처를 주자, 이 소녀 울먹거리며 무림사회의 거칠고 암울한 첫발에 대한 슬픔의 감회를 토로했다.

"저는 여린공녀 수조사상침랑입니다. 가진 것도 없어요. 그저 학승으로 갈고 닦은 참다운 무도의 기질만 있어요. 너무 몰아치지 말아 주셔요.(울먹울먹) 저 진짜 3,000만원으로 무도 비무 치르려고 했어요. 근데 무도 선거 출전장 준비 기탁금과 인쇄비만으로도 턱 없이 모자란데요. 그래서 8,000을 더 보탰지요. 엄마한테 빌려서요.

저 절대 3000만원 공약 때문에 전국 최연소 공천 받은 거 아닙니다. 네이버나 다음, 구글 같은 인기 포털에 아직 여린 이 몸의 무공 따위나 선보이려고 나선 거 절대 아니거든요. 믿어 주세요. 저는 이제 방금 학승 딱지를 뗐고 저 거친 강호의 바닥에 패대기쳐진 몸입니다. 그러나 씩씩하게 일어나 길을 가는 도로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이 소공녀, 무림계의 진성거인 재인부산문향과의 진검 승부 도와주세요.

황금의 시대, 사랑과 정열이 넘치는 시대를 온몸으로 대변하고 세상에 서민을 위하는 자가 누구인지를 깨닫는 부산 사상, 사상 백성님들의 본마음에는 저 수조사상침랑에 대한 애정이 깊이깊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저는 수많은 마타도어를 뒤로하고 홀로이 나만의 무도의 길을 가렵니다. 이 가녀린 소녀의 가는 길에 꽃가루라도 뿌려주시면 안 되나요?"

재인부산문향이 정희진보통령과 눈빛으로 무도의 내공을 교환하고 자신의 또 다른 내일을 잉태할 부산 사상으로 돌아가는 사이, 소공녀는 아직 솜털도 채 가시지 않은 얼굴에 화운데이션을 바르며 기자들과 마주 앉아 종알종알 속삭였다.

길고 긴 날의 밤이 지난 무렵 민주도방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은둔거사 해찬골프광도, 총대 메고 앉아 쏴를 지시한 명숙총리령도, 새누리도방의 '감히 어따대고 대들어파'를 깨끗이 제거한 근혜여랑위도 고요히 묵상한 체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도대체가 잠이 올 리가 없는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며 무림의회의 총선 비무를 기다리고 있었다.


태그:#이정희, #손수조, #문재인, #한병숙,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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