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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①] <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
김용진 씀, 개마고원 펴냄, 2012년 1월, 400쪽, 1만6000원

지난해 9월, 2008년 이상득 의원이 주한 미 대사를 만나 "이명박은 뼛속까지 친미·친일"이라 말했다고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그 사실은 바로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을 통해 확인됐다. 이 책은 그 가운데 주한 미 대사관의 비밀 외교전문을 통해 대한민국의 실체를 분석한 보고서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25만 건의 미국 외교전문 가운데 주한 미 대사관이 작성한 것만 2000여 건. 저자는 그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 아프간 파병, UAE 원전 수주, 한미FTA 등 최근의 굵직한 사건들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파헤쳤다. 미국의 '게임플랜'대로 움직이는 나라, 대한민국의 알몸을 보여준다.

[새책②] <드라마, 한국을 말하다>
김환표 씀, 인물과사상사 펴냄, 2012년 1월, 448쪽, 1만7000원

지난해 말 종영한 역사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는 가히 '신드롬'이라 할 만한 호응을 얻었다. 시청자들은 극 자체의 재미를 즐길 뿐만 아니라 그것이 현재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찾으면서 더욱 열광했다. 이 책은 일제시대부터 현대까지 드라마를 통해 그 시대를 보여주는 '드라마 사회문화사'다.

시청률이 50%를 넘는 '국민 드라마'가 탄생할 정도인 한국인들의 '드라마 사랑'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저자는 이러한 드라마 사랑이 암울한 근현대사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말한다. 최근의 '막장' 드라마는 한국인의 스트레스가 임계점에 다다랐음을 보여주는 것임을 역설하며 '드라마 공화국' 대한민국의 우울한 현실을 조명한다.

[새책③] <직신>
고제건 씀, 리드잇 펴냄, 2012년 2월, 252쪽, 1만4300원

한미FTA의 날치기 비준 이후, 정부를 비판한 판사들이 있었다. 보수언론은 이들을 '좌파 판사'로 몰았고 대법원은 윤리위를 열기도 했다. 지금도 공직자가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 이리 어려운데 왕의 한마디에 목숨을 잃기도 했던 과거에는 어땠을까. 이 책은 왕에게 목숨을 건 직언을 불사했던 강직한 신하들에 대한 열전이다.

조선은 "언제 폭풍우가 닥쳐와 쓰러질지 모르는 지경"이라며 왕후를 "궁중의 한 과부"로, 왕을 '고아'로 표현한 남명 조식. 조정을 발칵 뒤집어놓은 그 상소 이후 그의 목숨은 어떻게 되었을까? 권력과 명예를 초월해 직언을 했던 선비 열세 명의 삶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도 그런 '직신'들이 필요함을 깨닫게 한다.

[새책④] <봉하일기>
노무현, 김경수, 김상철, 김종민, 백승권 외 씀, 부키 펴냄, 2012년 1월, 320쪽, 1만4800원

노무현 대통령의 재임 당시, 나는 그를 비판하는 일에 열심이었다. 그에 대한 나의 평가가 긍정으로 돌아서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가 봉하마을로 가던 때였다. 퇴임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 농부가 된 최초의 대통령. 이 책은 노무현 대통령이 봉하마을로 귀향한 뒤 서거하기까지 1년 3개월 남짓한 시간을 기록한 일기다.

비서진이 작성한 일기와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쓴 글, 봉하마을 방문객들에게 전한 인사말 등 32편의 글을 모았다. 밀짚모자를 쓰고 농사를 지으며 직접 생태환경 살리기에 나선 노무현 대통령의 인간적 면모가 갈피마다 드러난다. 그의 비극적 서거 이후 '노무현의 꿈'을 어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새책⑤] <태풍을 기다리는 시간>
황규관 씀, 실천문학사 펴냄, 2011년 12월, 152쪽, 8000원

작가들이 겨울길을 걷고 있다. 파주 임진각부터 제주 강정마을까지. 지난해 12월 26일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를 내걸고 527킬로미터의 대장정을 시작한 작가들 가운데 황규관 시인이 있다.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농성장에서, 희망버스에서 시대의 아픔에 함께해온 그. 이 책은 황규관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다.

1993년 전태일문학상을 받으며 활동을 시작한 '노동시인' 황규관. 소외와 가난, 연대의 문제의식을 잃지 않으면서 '몸'과 '살'을 오가는 생태론적 영역으로 시의 발걸음을 넓혔다. '4대강' 포클레인에 질식한 강물을 보며 "오늘을 절멸시킬 새로운 오늘"을 기다리는 시인의 바람이 그의 실천과 겹쳐져 한층 절절하게 다가온다.


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 - 위키리크스가 발가벗긴 대한민국의 알몸

김용진 지음, 개마고원(2012)


태그:#새책, #신간, #책소개, #김용진, #김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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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사람.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 2021) 등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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