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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는 개개인의 운명이 있다. 그 운명을 숙명이 아닌 사명을 받아들이며 길을 떠나는 현자들에게는 백성들이 권위를 부여하기를 마다하지 않으며 그를 따른다. 예수의 열두 제자도, 공자의 열네 제자도, 석가가 된 고타마 싯다르타나, 마호메트를 따르던 무리들도 모두 그런 분들이며 그분들도 대부분 역사의 이름이 되었다.

세상의 종말이 다가오지 않는 이상, 자신의 출세와 영달, 즉 욕망만을 위하여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거짓 지도자들이 판치지 않는 이상, 인류가 경영해가는 지구에는 아직 희망이 있다. 그것은 인간이라는 욕망 투성이의 동물이 그렇게 물고 뜯어도 군소리 하나 없이 상처를 치유하는 자연이라는 존재의 위대함 때문이다.

아무리 노력하고 공부하고 계룡산을 들락날락해도 정도령이나 미륵불, 재림 예수는커녕 지도자의 '지'자도 획득하지 못했다고 한탄한 일은 없다.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 것이 이치이듯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구에게나 그만큼의 공력과 사회적 예지력, 그리고 서서히 여물어가는 인간 완성의 척도는 있는 법이니까.

<주역>을 위시한 동양철학은 운명적 관성으로, 서양철학은 합리적 관성으로 서로 탄력을 붙이며 인류의 갈 길을 제시해왔다. 그러나 어느 철학이 옳고 그르고, 높낮이를 정할 필요는 없다. 공력도 수행에서 나오듯이 실천철학이 구비되지 않은 철학은 재인에게 아무 효용이 없으니 말이다.

조그만 분식점을 하는 젊은 내외에게 전도사와 목사가 전도를 했다.

"예수를 믿으세요."

대꾸가 없었다. 다음 날에도 또 다음 날에도 전도사와 목사는 새로 개업한 부부를 찾아가 전도를 했지만, 어린 아들과 뱃속의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더 열심히 벌어야하기 때문에 교회 갈 시간이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분식집은 불에 타고 그 집의 곁방에 살던 내외와 아들, 그리고 뱃속의 아이도 죽었다. 연탄가스였다. 목사는 한탄했다. "예수를 믿으세요"가 아니라 "연탄가스 조심하세요" 했어야 맞는 전도였다는 것이었다. 마찬가지의 이치로 "정치를 잘하겠소. 뽑아주시오" 하고 백번을 말하는 것보다 믿음을 줄 수 있는 실천이 더 중요한 것이 정치 무림의 본질이다.

"철의 여인이 되어 여러분 앞에 선 나는 여정사제 명숙총리령입니다. 나, 대한무림국의 대처, 이제 철의 여인이 되어 작고한 태준철강지왕의 민족 발전의 기틀을 공고히 세울 것입니다. 이념이 다르다고 길이 다른 것은 아닙니다. 백성을 위하는 마음은 나 총리령의 가슴에 활화산 같은 불줄기로 자리 잡고 있으니까요.

저 백성의 혈을 갉아먹는 도방에 독재의 그늘, 독재의 공녀인 가해자 근혜여랑위가 수첩을 만지작거리고 있다면, 이 민주통합방에는 독재의 절절한 피해자 여정사제가 백성들의 마음을 퍼담고 있습니다. 깨어 있는 백만의 민심에 이 철의 여인, 진심으로 보답할 것입니다." - 여정사제 명숙총리령

"혁신적인 백성들과의 통합 과정에서 말 많았어요. 그러나 말이 많아야 민주주의도 제대로 되지요. 어찌 토설의 내공 없이 검이 날카로움과 창의 번뜩이는 기개만으로 정치 무림의 움직임이 가능하겠어요. 생각해보세요. 구 민주의 영향력과 호남의 힘 없이 워째 정권교체, 총선 승리가 가능하겠어요.

혁신과 통합의 바른 자세로 새 문을 연 도방에는 나처럼 경험 많고 관리형이 아닌 진정한 투사형의 나발통문이 필요해요. 기억해봐요. 역대 최고의 대변인. 지금 사면초가에 있는 무림의회짱 김해보살 희태도술처랑과 더불어 한 세계를 풍미한 거인. 작금의 맹주는 킹메이커가 필요한 거예요. 잘 알지요?" - 대중검자 지원진도창

"젊은 정당, 젊은 깃발을 높이 세워 근혜여랑위의 대세론의 뿌리부터 싹 뽑아야 합니다. 지난 전당 비무에서 나에게 몰아준 젊음의 힘은 대권교체를 위한 포석이었어요. 빠른 속도로 변화라고 쇄신하는 저 썩은 도방에 맞서려면 나와 같이 역동적인 수련으로 정도무림의 제 길을 가고 있는 젊은 투사가 필요해요.

더 큰 혁신의 바른 길 KTX, 오케이. 그리고 한나라방처럼 우리 맹주들 사이에도 쩐도비무의 슬픈 가락이 울리는데, 이거 털고 가야 해요. 그냥 가면 우리도 한나라방과 다를 게 없어." - 청두검객 인영전학련청

"아니 도방의 간판을 바꿔놓고 사범들이 모두 구시대의 도력만으로 가르치는 분들이 그대로 있다면 이게 어디 신장개업입니까. 나 아주 젊은 사범교위. '신장개업풍'에서 나오는 거센 바람과 '전도기개권'으로 민주 무림의 절대 존재가치를 보여주겠습니다.

그리고 발본색원하기 전에 구시대의 악풍인 쩐도비무를 시행하려던 분은 자진해서 퇴청해 주세요. 날이 저물면 찾기 어려우니 우리 촛불이 꺼지지 않게 단단하게 감시하면서 비무를 치릅시다." - 청년장초 용진속전속결

"재벌개혁과 검찰개혁, 경제민주화 이거 어디 갔어. 어디 갔어, 이거. 찾아와. 다 내가 수리해줄 테니까. 내가 맹주가 되면 새로운 가치관과 '뚝심리더권'을 공유한 참신하고 진정이 깃든 혁신 무림의 본질이 생기는 거야요.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 1 대 1 구도가 형성되면 대권 무림은 우리 손 안에 있게 되지요. 아이 즐거워라.

저 부패방에 특권과 기득 무림이 바른 손을 걸고 다시 등장한 근혜여랑위가 만든 비상무림대책위원회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적임자가 공방의 얼굴이 되어야 지요. 재벌과 정치 검찰, MB와 8년을 싸운 내가 그 방면의 도력에는 제일 앞서지요. 아주 도가 통했어요. 80만 백성정보통의 선출혁명은 피를 흘리지 않고도 무림의 민주를 회복하는 좋은 계기예요. 공천권을 백성에게 정당명부제 좋아. 디도스, 비비크림 이거 다시 수사해야 돼." - 천상지애 영선구로진공.

"계파를 초월한 능력 있고 저력 있고, 경륜이 깊은 지도자가 새로운 맹주가 되는 게 맞는 거여 이 사람들아. 글구 자충수 두면 안 돼. 쩐두비무는 관행이었어. 실체부터 살피고 쩐도선출 운운혀. 정치 무림 그렇게 만만한 게 아녀." - 전북밀사 강래묵언공

"나는 한 번도 어느 도방의 특정 정파에 속한 적이 없는 깨끗한 사람. 나는 용광로를 녹여 따뜻한 온기를 백성들에게 안기고 모두를 통합시키는 접착제 될 겁니다. 한미FTA 당연 다시, 조중동 도루묵. 이상. 그리고 구민주 돈봉투건 이거 털어요. 깨끗이 털어. 아니면 신상 조사 들어갑니다. 잉. 잘못하면 개망신 당해요. 잉." - 백만민란 성근배우도랑

"나 평생을 백성무림에서 보냈어. 이제 나설 때 된겨. 글구 쩐도비무 이거 안 되지. 자수혀. 자수하여 광명 찾고 새로운 정치 무림 하는 겨. 나와 같이 응." - 서민육성 학영시민객선

마음의 빈자리를 깨닫는 데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의 수련은 불필요한 업이 될 수 있다. 어느 곳에서도 깨끗하고 정갈할 수 있는 마음의 보시(普施). 그 상태에서만 시민 무림의 정도도 가능하다. 아무리 노력해봐야 정결하지 않은 마음의 상태에서는 '수천만 염불외기도공치례'에 불과한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쑥대밭을 일구던 최대도방 한나라방이 쇄신, 쇄신, 죽어도 쇄신을 외치는 사이, 그 무림의회의 똑똑이 어사화삼진 승덕둥근서공(고승덕)이 아예 쑥대도 다 뽑고 황무지를 만들어버렸다.

공천 불만이든, 근혜여랑위에게 예쁘게 보이려는 것이었든, 희태공의 간신히 버티는 두 다리에 인대를 끊어버린 폭로가 무림 강호에 일대 파란을 몰고 와, 급기야는 도방의 모든 당내 맹주선출비무의 불합격을 통보하고 모바일에 선관위까지 당 선거에 불러오자는 자충수를 두었다. '이거 충정이여. 다 같이 망하자는 거여. 아니 그럼 그때 돌려주고 말하지. 왜 인제 하는 겨. 양심 있는 거여. 가책 안 느껴?'라며 제원밀담공이 대 들었지만 이미 꿰어진 단추. 신상 털기 들어가니 도방의 전 맹주들 잠이 올 리가 만무하다.

어느 무림의 언론을 보니 이런 말이 있었다. 민주밀알 석헌씨알의소리공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누군가 물었단다.

"맹주 비무나 무림의회나 대권 무림은 누구를 찍어야 백성들이 편안할까요?"
"이 사람아, 정치란 선과 악을 판단하는 종교적인 행사가 아니야. 덜 나쁜 놈을 뽑아 더 나쁜 놈을 도태시키는 작업이지. 그래야 결국에는 덜 나쁜 놈이 더 나아져. 정치 무림객들을 싸잡아 '민나 도로보데쓰요(모두 도둑놈이에요)'라고 하면 당장은 시원하겠지만, 당신도 같은 놈이 되는 거야."

아르헨티나의 삼부 축구리그의 홍보팀이 선명한 UFO 사진을 찍어 세계가 흥분하는 사이 우리의 정치 무림은 바람 잘 날 없고, 풍찬노숙은 이어져 종국에는 상위 5%가 하위 95%의 삶을 다 갉아먹을 것 같은 위기감에 잠을 못 이루고 수면제를 찾는 이들이 더 늘어가고 있다.

잠 못 이루고 비무의 당선을 염원하며 맹주에 도전하는 민주통합방의 방주들과 쇄신을 떠나 이제는 완전히 도방의 간판을 바꿔야하는 한나라방의 맹주들도 각성하며 새로운 천지기운을 얻으려는데, 집권 초기부터 불안하던 MB정부의 '게이트권'이 초고속으로 날아와 만백성들의 이마를 뒤덮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 *



태그:#한명숙, #문성근, #박영선, #박용진, #함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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