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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부터 2011년 <오마이뉴스> 지역투어 '시민기자 1박2일'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투어에서는 기존 '찾아가는 편집국' '기사 합평회' 등에 더해 '시민-상근 공동 지역뉴스 파노라마' 기획도 펼쳐집니다. 맛집, 관광지 등은 물론이고 '핫 이슈'까지 시민기자와 상근기자가 지역의 희로애락을 낱낱이 보여드립니다. 7월 지역투어 두 번째 행선지는 대구경북과 울산입니다. [편집자말]
[최종신 : 22일 오후 9시 25분]

이동관 <매일신문> 정치부장 "박근혜가 TK서 자기 식구 쳐낼 수 있느냐가 관건"

이동관 매일신문 정치부장.
 이동관 매일신문 정치부장.
ⓒ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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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은 대구의 대표적 언론사인 <매일신문>의 이동관 정치부장. 정치부 기자 생활 19년차인 그의 눈에도 요즘처럼 의원들이 지역구 활동에 열심인 적은 처음이라고.

이 부장은 "상향식 공천제도에 대비해 책임당원 모집에서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만큼 내년 총선을 앞둔 지역 의원들의 위기감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게 반사 이익이 돌아갈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한나라당이 공천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공천이다. 지금 여론대로라면 내년 총선에서 공천이 잘못되면 박근혜 전 대표가 아무리 나서서 도와달라고 해도 '박근혜는 좋아도 너는 못찍어준다'는 식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근데 물갈이를 할 사람은 박 전 대표밖에 없다. 한나라당이 살기 위해서는 대구경북이 변해야 하고 그래야 부산경남의 '낙동강 전선'도 지킬 수 있다, 또 그래야 수도권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인데 그럼 결국 모든 책임은 박 전 대표에게 돌아온다. 박 전 대표가 대구경북에서 자기 식구를 쳐낼 수 있느냐, 이게 관건이다."

'대구가 철옹성이면 광주는 무엇인가?
'대구가 철옹성이면 광주는 무엇인가?'(오마이갓)라는 글을 놓고 댓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사내용이 상당히 불순한 것 같다. 어차피 광주는 굳건하니 대구, 부산만 무너뜨리면 된다는 그들의 논리인 듯 요즘 대구, 부산을 계속 까고 있다.…경상도에서는 소수이긴 하나 야당 의원도 나오고 지자체장, 민주당출신 도지사도 나온다. 하지만, 실상은 전라도가 변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정치 문제는 해결이 없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전라도가 변하려면 김대중이란 철옹성을 스스로 무너뜨려야 하기 때문이다. 김대중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그가 일찍이 전라도에 쌓아 놓은 일방적 편향이라는 철옹성이 아직도 허물어질 기미가 안보인다는 것이다. 너무 굳건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 시절 쌓였던 피해의식이 아직도 그대로라는 점이다. 광주는 그 것을 허물 의지가 있을까?

이에 대해 '이쁜이(proactnp1)'님은 "도끼로 찍어도 쪼개지지않는 전라도의 응집력과 배타성을 목격하면서 과연 지역주의란 무엇이고 다양성과 개성을 인정하는 민주주의란 무엇인가을 고민하게 됩니다"고 동조했다.

그러나 '정나여(hmh415)님은 "518을 지금도 북한의 지령에 의한 폭동으로 보시지는 않나여? 518의 가해자이신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 대구사람들은 지금도 자랑스럽게 생각하시지요?"라며 "운동장에 엎드려 큰절을 하는 모습을 보고 기절할뻔했었지요. 다음번 나라의 지도자는 영남도 아니고 호남도 아닌 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오마이갓'님이 다시 올린 반박글.

나여님 우리나라에서 김대중 이후 더이상은 호남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없습니다. 호남의 지지를 얻는 영남사람이라면 모를까요(요즘 문재인이 뜨더만요) 그 이유는 호남경계에 쳐진 보이지 않는 장벽이 너무 굳건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허물어야 밖에서 들어가 흡수될 수도 있고, 안에서 밖으로 나와 빛날 수도 있습니다. 그 장벽을 허물 수 있는 것은 호남인들 뿐입니다.

그러자 '청춘(citizen21)'님이 '전라도의 몰표현상과 경상도의 몰표현상은 질적으로도 다른행위'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참고로 저는 대구사람임을 밝히며 대대로 대구경북에서 살아온 사람임을 밝힙니다. 경상도 정권의 지역차별에 맞서 전라도 사람들이 단결하는 것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경상도 사람들이 몰표를 찍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며 군사독재를 기반으로 하는 세력에게 표를 주는 것과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세력에게 표를 찍는 것은 등가의 행위가 아닙니다. …그리고 광주학살을 저질렀던 세력인 민정당의 후손들에게 전라도 사람들이 표를 주지 못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친일과 반일이 동일한 가치가 아니듯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이 동일한 가치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네요

'유닉히스토리(htenglish)'님도 '한나라당이 학살자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라는 의견을 남겼다.

대구의 양대 전통시장 가운데 하나인 칠성시장. 생각보다 한산한 모습이다.
 대구의 양대 전통시장 가운데 하나인 칠성시장. 생각보다 한산한 모습이다.
ⓒ 최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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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신 : 22일 오후 7시 20분]

"한나라당 목욕봉사 등 하는 일 많은데... 진보진영은 중앙 이슈에 주력"

민주노동당 소속인 황순규 대구 동구 구의원. 4명뿐인 대구의 진보정당 소속 기초의원이자 최연소(32살) 의원이다. 그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에 대한 반감과 교체 욕구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야권이 대안 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작은 것부터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을 보면 정말 바쁘다. 목욕봉사, 연탄봉사 등 하는 일이 정말 많다. 그에 비해 진보진영의 경우 너무 중앙 이슈중심으로 움직이는데 주력했던 것 같다. 주말에도 동네 주민들 만나는 대신 시내 중심에서 무상의료 캠페인을 하는데 시간을 더 냈다.

하지만 지난 번 선거에서 제가 당선된 것도 작은 이슈들, 그러니까 동네 도서관 건립, 무상급식 문제 등 생활 속 이슈들이 주민들에게 와 닿았기 때문이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 대구 사람들이 과연 정치적으로 보수냐, 아니다. 한번 맘을 주면 잘 안 바꾸는 것뿐이다. 진보개혁진영이 그 맘을 뺏어 오면 그만큼 오랫동안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최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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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신 : 22일 오후 6시 45분]

칠성시장 문구도매상 "경제든 뭐든 전국 꼴찌, 대구사람들 성질 마이 나 있다"

대구가 고향인 최규화 기자가 대구의 양대 전통시장 가운데 하나인 칠성시장을 찾았다. 32년째 문구도매상을 운영해왔다는 이태숙씨는 "물가는 치솟고 경기는 바닥"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대형마트도 문젠데, 아들 수 자체가 주니 문방구가 주는 게 진짜 문제지. 옛날 같으면 만날 꼬박꼬박 물건 띠러 오던 문방구 주인들이 요새는 한 달에 한 번 오는데 뭐."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에 달라진 게 있느냐는 질문에 "나도 이 대통령 찍었는데, 대구가 경제든 뭐든 전부 전국 꼴찌거든"이라며 "그래서 대구사람들 성질이 마이 나 있다꼬"라고 답했다.

그럼 내년 대선에서는 어떤 대통령이 되면 좋겠냐고 물었다.

"이제 바라는 것도 없어. 그냥 아들 보육비랑 먹을거리 그런 거 신경 좀 써주면 좋지. 그라면 부모들이 아 낳기 좀 좋을끼고, 우리 같은 사람들 장사도 쫌 안 낫겠나?"

이어서 18년째 식료품도매상을 운영하고 있는 강갑도씨. 포장마차 같은 노점상이나 초등학교 앞 분식점 등에서 식료품을 떼가는 곳이다. 요즘 경기가 어떤지 물었다.

"그런 거 말라꼬 물어보노. 다 아는 사실인데. 주로 우리는 없는 사람들 상대로 하는 장산데, 나라에서 노점상들 구루마장사도 못하게 단속하고 불량식품이라꼬 못 묵게 하고 그라잖아."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에 나아졌느냐는 질문에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우리한테 들어오는 물건값도 옛날에는 3, 4년에 한 번씩 올랐는데, 요새는 한 달에 네다섯 번씩 오른다꼬. 물가 잡겠다 맨날 말하고 언제 잡기나 했나? 입만 떼면 거짓말이다. 많이 배운 사람들이 사기만 치고 도둑질만 한다. 정치인들이 노점상보다 더 못한 사람들이다."

[5신 : 22일 오후 5시 35분]

"인물만 괜찮다면 야권도 몇 석은 가능"

"보수의 철옹성이라 하지만, 대구라고 해서 별다를 게 없죠. 돈, 뉴타운 등 그동안 '욕망의 정치'가 큰 흐름이었다면, 지금은 민생문제와 복지국가 담론이 널리 퍼져있습니다. 이제 지역감정은 많이 희석됐습니다."

박인규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요즘 시장을 가보면 민심이 많이 달려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상인들이 '한나라당만으론 안 된다', '바꿔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편하게 한다는 것이다.

"대구는 평균 임금이 서울의 80%밖에 안 되는 등 소득 수준이 전국 최하위하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 경제 기반이 대공장은 거의 없고 하청업체나 영세사업장이 주를 이루거든요. 그런데 지난 수십년 동안 대구 사람들은 무조건 한나라당을 찍어줬습니다. 단순히 고향 사람이라는 이유로 없는 사람이 부자당을 찍어준 것입니다. 그 결과 부자들을 위한 정책만 쏟아지는 것 아닙니까."

그럼, 내년 총선은 지금까지의 흐름과 관련 달라질까?

박 처장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간 워낙 한나라당 독주 시대여서 대안 정치세력이나 야권 인물 형성이 안 돼 있는 게 흠입니다. 그렇지만 만약 파급력 있는 후보가 나오고 야권 단일화가 이뤄져 1:1 구도가 이뤄진다면 적어도 몇 석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한나라당 이외의 당에 투표하려는 사람은 당을 문제 삼지 않을 것입니다. 인물과 단일화가 그만큼 중요한 이유지요."

[4신 : 22일 오후 5시 5분]

김태일 영남대 교수 "내년 총선은 대선 전초전, 결국 박근혜에 묻힌다"

이어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이승훈 기자가 만났다. 김 교수는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대구시당위원장을 맡았었다. 그는 한나라당에 대한 대구의 민심 이반은 지역 국회의원들의 무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이 야당이었던 시절에는 무능을 덮을 만한 핑계가 있었지만, 정권을 가져왔는데 아무것도 한 게 없고 대구는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가 신공항 문제였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이 같은 한나라당 독점 구조에 대한 비판적 평가가 내년 총선에서 야당의 선전이나 무소속 돌풍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총선은 대선의 전초전, 또 하나의 대선이다. 대선 후 치러지는 총선이라면 무소속 바람이 불수도 있지만 내년 총선은 대선에 어떤 선택이 유리할 지를 따지는 전망적 투표가 될 것이다. 결국 총선도 대선 구도에 따라 지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이 지역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MB보다 훨씬 인기가 높다. MB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박근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은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찍지 않겠다는 여론이 높을 수 있다. 하지만 여론 위에 있는 게 정치 구도다. 결국 '박근혜'에 묻힐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에는 희망이 없는 것일까. 김 교수는 끈끈이 이어져 내려오는 민주개혁세력을 결집시킨다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30%의 민주개혁세력은 전통적인 야권의 지지기반이다. 열악한 정치적 상황에서도 흩어지지 않은 층이다. 무소속 출마 등으로 보수의 분열이라는 선거 구도가 짜인다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3신 보강 : 22일 오후 3시 45분]

"선거 때 보여주는 유권자들 선택 보면, 겁난다"

이번에는 대구시의회로 이동해 한나라당 쪽 인사를 만났다. 대구시의회 한나라당 원내대표인 정해용 의원은 "한나라당 프리미엄은 없다"고 단언했다.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서민 경제가 추락한 것도 사실이고 돌파구를 만들어보겠다고 추진한 신공항도 실패했다. 시민들이 수십 년째 찍어 줬는데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할 만하다. 지난 4.27 재보선 당시 구의원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가 30%가까이 얻는 것을 보고 식겁한 게 사실이다. 한나라당 너희들 변하지 않으면 이제 안 봐준다는 것 아니겠나."

하지만 정 의원은 이 같은 심판 정서가 있다 하더라도 민주당 등 다른 야당 후보가 당선권에 들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민주당이나 야권단일화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무소속 돌풍이다. 1996년 선거에서 자민련 바람이 불었듯이 반한나라당 정서가 무소속 바람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내년 출마를 저울질하는 야권 인사들 중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분들이 많은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 의원은 "선거 때 보여주는 유권자들의 선택을 보면 솔직히 겁난다"며 지난해 달성군수 선거를 예로 들었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이곳에서 박 전 대표의 집중 지원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후보가 무소속 후보에게 패했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가 무색해진 것이다.

"달성군수 선거에서 지역 주민들의 맘에 들지 않은 인물을 공천하면 박근혜 전 대표가 아무리 와도 안 찍어준다는 경고를 분명하게 보낸 거다. 한나라당도 야당 때야 정권교체 해야한다고 지지를 호소하면 됐지만 여당이 된 이상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변화하는 모습, 특히 공천 물갈이 같은 인적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는 힘들다고 본다."

[트위터반응] "그럼 머하나 한나라당으로 입당할텐데"
"민주당이나 야권단일화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무소속 돌풍"이라는 대구시의회 한나라당 원내대표 정해군 의원에 말에 대해, 트위터리안들은 별로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

무소속 당선 후 한나라당 입당 ㄳ 한두번보나요ㅎㅎ symbios464

그럼 머하나 한나라당으로 입당할텐데...장난치지 마세요 sidagaso

정확이 말하면 H당에서 팽당한 이들이죠 MB온실속 화초와 맞짱뜸 누가 이길까요?? hyouni

24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구·경북권 비전설명회에서 대표 후보자들이 연설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권영세, 홍준표, 남경필, 박 진, 유승민, 나경원 후보.
 24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구·경북권 비전설명회에서 대표 후보자들이 연설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권영세, 홍준표, 남경필, 박 진, 유승민, 나경원 후보.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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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2일 오전 11시 35분]

"한나라당 의원들 이전과 달리 지역구에 자주 얼굴 비친다."

이승훈 기자는 우선 '도전자' 격인 김희섭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을 만났다. 김 위원장은 대구지역에서 시민운동을 하다 4년 전에 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때만 해도 민주당 입당을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4년 사이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요즘 지인들이나 지역구 주민들을 만나면 '이제 한나라당만으로는 안 된다, 대구에 (총 12석 중)민주당 의원 2명은 있어야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전했다.

김희섭 의원장이 전한 '대구민심'은 이렇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는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이 커서 확실한 지지층이 있는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보다 어려웠던 상황이다. 그런데 동남권신공항 백지화 이후 그동안 쌓여있던 한나라당에 대한 불만이 좀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 같다. '신공항은 무산되고 대구 경제 지표까지 전국 최하위를 달리는데 국회의원 너희들은 뭐하고 있느냐'는 거다. 한나라당 일당 독점의 폐해를 조금씩 느끼면서 이제 좀 바꿔야겠구나라는 정서가 생기고 있다고 본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위기감을 느끼는지 일부 의원들은 예전과 다르게 지역구에 자주 얼굴을 비치고 있다고 하더라. 물갈이 대상이 될까봐 걱정하는 분들도 계시다는 소문도 들리더라."

[1신 : 22일 오전 10시 15분]

민주당 내에서 흔히 회자되는 말이 있습니다. 대구·경북에서 민주당 간판 걸고 정치하는 게 독립운동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말입니다. 그만큼 대구는 대한민국 보수, 한나라당의 '철옹성'이라는 말이겠지요.

실제 대구는 현재 12명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모두 한나라당 소속인데다 대구시장을 비롯해 8개 구군 중 6곳이 모두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들입니다. 대구시의원도 무소속을 빼면 모두 한나라당이 독식하고 있습니다. '박근혜'라는 정치적 거물의 영향력이 가장 강력한 지역도 바로 대구입니다.

그런데 그런 대구에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수십 년 일당 독식 구조에 대한 대구시민들의 염증이 커지면서 실제 투표에서 야당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죠.

4곳에서 기초의원을 뽑는 선거를 치른 지난 4·27 재보선이 대표적입니다. 승패로 따지자면 역시 한나라당 소속 기초의원 후보들이 4명 모두 당선됐지만 구체적인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예년과는 다른 '징후'가 보인다는 것입니다.

2010년 11월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주차장에서 열린 숭모제에 참석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0년 11월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주차장에서 열린 숭모제에 참석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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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봉 한나라당 의원이 4선을 한 선거구(달서구 마)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민주노동당의 후보가 28.99%을 얻었습니다. 39.19%를 얻어 당선한 한나라당 후보와는 불과 10.2%p차이에 불과합니다.

여론조사 결과도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5월 28일부터 29일까지 실시된 <시사저널>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 ±4.4%p)에서 2012년 총선에서 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48.5%로 여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39.9%)보다 높게 나온 것입니다. <리서치뷰>가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 또다른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도 내년 총선에서 야권단일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45.2%로 한나라당 후보 지지 응답 33.9%를 앞질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예전 같았으면 느긋하게 다음 총선을 기다렸을 이 지역 국회의원들도 위기감을 느끼는 모양입니다. 한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실제로 지역에서는 입으로 옮기기 힘든 살벌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며 "한나라당이 민심을 잃었다는 것은 전국적 현상"이라고 하더군요. 또 다른 의원은 예전과 다르게 벌써부터 지역구 행사에 자주 얼굴을 내밀고 있다고 합니다.

총선과 대선이 있는 2012년, 과연 대구에 변화의 바람이 불까요. 아니면 팽팽해지고 있는 '반한나라당' 정서에도 불구하고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통속적 결말을 맞게 될까요.

<오마이뉴스>는 22일 하루 대구 시민들은 물론, 대구 지역 여야 정치인들과 지역 언론인, 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실제 대구의 바닥 민심을 확인해 볼 계획입니다.  또 이미 시작된 변화가 실제 지역의 정치 구도를 바꾸는 결과물로 어어지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지도 점검해보겠습니다.


태그:#지역투어, #한나라당,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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