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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남오성 목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본질은 한국 교회에 만연해 있는 세속주의와 성공주의"라고 꼬집었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실에서 남 목사를 만나 한기총의 역사와 해체운동을 하는 이유를 물었다. 남 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라는 연합기관이 이미 있음에도 한기총이 탄생한 이유에 대해 "보수 측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 반발했고 보수 정치인이 공작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기총 해체 운동의 이유에 대해 "문제가 생겨도 자정 장치가 가동하면 유지될 수 있지만 한기총은 그것이 망가졌다"고 일갈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용기 여의도 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남 목사는 이에 대해 "원로목사직을 사퇴하라는 것이 아니라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을 사퇴하라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리고 조 목사가 이사장직을 수행하는 이유에 대해 "(조 목사의) 아내와 자식들이 교회 재산을 빼먹는 일이 가능해지고, 가족들이 조 목사 사후에 생전처럼 영광을 누릴 수 있는가를 놓고 불안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남 목사는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 자신을 낮추고 비워서 이 세상을 높이고 사랑으로 채우는 그런 정신이 아니라 기독교를 도구로 삼아서 자기가 잘 먹고 잘사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기독교가 기독교성을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남 목사는 "우리 주변에 잘 보면 좋은 목사, 좋은 교회, 좋은 신학생이 있다"며  "이들을 연결해 신학교를 갓 졸업한 전도사가 건강하게 예수 그리스도의 목회를 올바로 펼져 나갈 수 있는 생태계를 키워서 지금 퍼져 있는 나쁜 생태계를 밀어내도록 하는 것이 소망이다"라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한기총 해체되어야 할 가장 큰 이유... '자정능력을 상실했기 때문'"

 

다음은 교회개혁실천연대 남오성 목사와의 일문일답.

 

- 교회 개혁운동은 언제부터 하셨습니까?

"제가 교회개혁실천연대에 들어온 것은 2009년 12월입니다. 그전부터 교회개혁운동에 관심을 가졌어요.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에 교수로 있었거든요. 저희 학교 모토가 '한국 교회 개혁의 신학적 중심'이였어요. 제가 기획처장으로 일하면서 보수적인 작은 신학교였던 학교를 한국 교회 개혁적 신학의 중심으로 바꾸는 일을 했어요. 그때부터 치면 2006년부터 교회 개혁 운동을 했다고 할 수 있죠."

 

- 그럼 개혁의 필요성은 언제부터 느끼셨습니까?

"교회 개혁의 필요성은 아주 어릴 때부터 느꼈어요. 아버지가 목회자인데 너무 독선적이시라 저희 교회가 마음에 안 들었거든요. 그래서 '왜 우리 아버지는 독선적이실까? 왜 우리 교회는 이럴까?'라고 저희 아버지와 저희 교회로만 한정 지어 고민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신학 공부하면서 알고 보니 이것이 저희 아버지와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즉 전체적인 한국 교회의 문제라는 것을 신학 공부를 하면서 깨달은 거죠."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해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한기총이 해체되어야 할 가장 큰 이유는 '자정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해하는 자정능력은 이런 거에요. 병에 안 걸리는 사람은 없잖아요. 감기도 걸리고 다치기도 하는데도 병에 걸렸다고 즉시 죽는 것이 아니라 다시 건강을 회복하고 살아가요. '단체'의 경우에도, 단체 안에 문제가 있을 수 있죠. 싸우거나 어떤 사람이 거짓말을 할 수도 있지만 그 단체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자체적으로 정화장치가 가동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싸운 사람이 있다면 화해시키고, 화해가 안 되면 잘못한 사람을 처벌하고, 또 거짓말을 하거나 사기를 친 사람이 있다면 책임을 묻고 처벌할 수도 있죠. 이렇게 사람 몸에도 자정 장치가 있고, 단체에도 자정장치가 있어요. 그런데 한기총은 그것이 망가졌어요. 망가진 것이 아니라 이제는 회생이 불가능해요."

 

- 하지만 한기총은 원래 그렇지 않았습니까?

"처음엔 그렇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한기총이 처음 설립될 때엔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회장을 뽑기 위해서 한기총 1년 예산에 준하는 돈을 쓰지 않았거든요. 한기총의 역사가 20여 년이 되는데, 초기엔 존재감이 없었어요. 생긴지 얼마 안 된 신생 기독교 보수 단체 개념이었죠.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한기총이 힘을 가지게 되면서 그 안의 자정장치가 오염되기 시작했어요. 사람의 경우, 암세포가 위에 있다면 암세포를 떼어내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요. 그런데 한기총 같은 경우는 암 덩어리가 조금 있었는데 그게 서서히 온몸에 다 퍼져서 자기 몸이 건강하도록 기능해야 하는 부분까지 다 마비가 되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한기총이 아무리 좋은 규정과 선거법을 만들어도 사람들이 그것을 신뢰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그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이에요.

 

그 사람들도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한기총 회장을 하려는 것이지 누구도 그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들을 보고 '참 잘했다. 이 법대로만 하면 한기총이 문제없이 굴러갈 수 있겠다'라고 말하지 않아요. 그 증거로 이번에 법원이 한기총 회장을 내보내고 직무대행 변호사를 세웠는데, 이것은 법원이 '한기총은 자체 내부적으로 정화장치가 없다. 외부적으로 산소호흡기를 달고 도와주지 않으면 그냥 죽는다'는 것을 인정한 거예요.

 

변호사가 직무대행으로 와서 청문회를 하겠다고 이런저런 노력을 하지만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어요. 제 생각에는 잘 안될 것 같아요. 청문회를 분명히 기자들을 다 불러서 공개적으로 하겠다고 했지만 첫 번째로 이광선 목사를 불렀을 때 비공개로 진행했어요. 이 목사가 공개를 거부고 비공개로 하자고 했기 때문이에요. 두 번째로 청문회에 들어와야 할 사람이 길자연 목사인데, 길 목사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국민일보에 길게 성명서를 냈어요. 이것은 한기총이 내부적으로 자정장치가 작동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거에요.

 

물론 과거에도 자정장치는 없었지만, 사람들이 물증을 잡아내지 못했어요. 한기총이 문제 있는 것 같다고 생각만 하고 증거를 잡지 못했는데 사람 몸에 병이 있으면 그것이 증상으로 나타나잖아요. 지금 한기총의 그런 증상이 금권선거로 나타난 거예요."

 

"한기총 하나 없어진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한국 교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고치지 않은 채 한기총의 해체를 주장하는 것은 답이 될 수 없다는 견해에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기총이라는 것은 현상에 불과해요. 본질은 한국 교회에 만연해 있는 세속주의와 성공주의겠죠. 저희도 한기총 하나 없어진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한국 교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하고요. 한기총 해체 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말 그대로 한기총을 해체하는 것인데 과연 없어질 것인지, 그리고 없어진다 하더라도 뭐가 달라지나 하는 질문을 저희도 하고 있어요.

 

저희의 현실적인 목표는 한기총이 갖고 있는 대표성을 빼앗아 오는 거에요. 비기독교인들은 한기총을 한국 교회의 대표라고 말해요. 그들은 돈과 권력을 갖고 있고, 자기 자신을 드러내길 좋아하니까요. 근데 저희는 그것이 기분 나빠요. 왜냐하면 한기총은 한국 교회의 대표가 되지 못하거든요. 실제로는 기독교인으로서 기초적인 자격도 갖지 않지만 그런 자격을 갖춘 것처럼 사칭하고 다닌다고 생각해요.

 

그 대표성 때문에 많은 비기독교인들이 교회에 오지 않아요. 한기총을 보고 한국 교회를 판단하거든요. 기독교를 대표할 수 없는 사람들이 대표성을 갖고 있는 데도요. 이건 예수님을 못 박은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가 예수님의 제자라고 사칭하고 다니는 거예요. 그것을 빼앗아야 해요.

 

저희는 이번 운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한기총의 무엇이 문제고 왜 해체되어야 하는지 알리고, 더 이상 사람들이 한기총이 한국 교회를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할 거에요. 저희 운동이 끝날쯤엔 비기독교인들이 '한국 교회는 다 썩었다'고 말하지 않고, '한기총은 문제가 많고 기독교를 대표할 자격이 없지만, 그래도 문제 의식을 가지고 곳곳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조용히 목회하는 분들이 진짜 기독교를 대표하는 분들이구나'라고 생각하도록요.

 

또 저는 한기총이 종로 5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 마음속에도, 우리 교회에도, 모든 사람들에게도 있다고 생각해요. 돈 많이 벌고 싶고, 권력 가지고 싶고, 남들 위에 군림하고 싶고, 성공하고 싶은 욕망이 결집된 것이 한기총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욕망은 우리 안에 크든 작든 있잖아요. 그래서 한기총은 거울이라고 생각해요. 한기총을 보면서 '저놈들 잘못됐어'라고 돌 던지고 비판하지만 결국 그것이 자기에게 돌아오거든요. 즉 '너는 뭐 잘났냐? 너는 그런 것 없냐?'라는 질문을 스스로 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반성하게 되겠죠. 그러면서 회개하고 애통해하고 무릎 꿇는다면 그것이 한국 교회를 변화시키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기총 해체 운동을 복음을 회복시키려는 도구로 삼으려고 하는 것이죠."

 

- 한국교회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라는 연합기관이 존재하는데, 왜 한기총이 탄생했나요?

"1989년에 설립된 한기총이 탄생한 지 20년이 지났어요. 그전에는 NCCK가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이었는데, NCCK는 우리나라 70, 80년대 민주화 운동에 큰 기여를 했어요. 그래서 당시 독재정권이 NCCK를 매우 싫어했어요. 정치인들은 '한국 교회 내에 보수적인 사람이 훨씬 많은데, 진보측은 똘똘 뭉쳐서 정권에 대해 저항하는 동안 다수의 보수 측은 왜 정권을 돕지 않을까'하고 생각했어요. 제5 공화국부터 안기부에서 보수 기독교인을 돕고 진보 기독교인을 억누르는 공작을 했다는 문건이 남아 있어요.

 

1988년에 NCCK가 '88선언'이라는 평화통일과 관련된 성명을 발표해요. 거기에 '한국 교회가 반공주의를 신앙으로 여기고 통일운동을 저해했던 것에 대해 회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어요. 그런데 NCCK 안에 예장통합이 있어요. 통합은 스펙트럼이 넓어서 그 안의 보수적인 분들이 선언에 서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을 느꼈어요. 그들은 여전히 북한을 싫어했고, 반공은 기독교가 지켜야 할 가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이 '우리는 88선언에 동의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그때부터 모였어요. 그랬는데 인원이 얼마 안 돼요. 그래서 사람을 모으기 위해 '교회 단체가 복음 활동을 위해서 연합 활동을 해야 하는데 NCCK는 너무 정치색이 강하다'는 문제제기를 했어요. 그에 동감하는 교회들이 많았고, 한기총으로 규합이 됐죠.

 

그런데 한기총이 그동안 했던 모든 활동을 보니 거의 정치사회적 활동이에요. 어떤 사회이슈가 나타날 때마다 보수적인 입장에서 성명서를 냈던 것이 한기총의 일상적 사역이었거든요. 그러므로 한기총은 자기의 설립 이유라고 할 수 있는 '순수 복음 단체'라는 것을 깨고 있다는 거죠. 정리하자면 NCCK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기총이 탄생한 이유는 보수측에서 NCCK에 대해 반발했고, 보수 정치인이 공작을 했기 때문이에요. 그것이 한기총 탄생의 배경이 되는 거죠."

 

- 인터넷에 기독교 관련 기사가 뜨면 내용과 상관 없이 기독교를 비난하는 '악플'이 달리는 것을 자주 봅니다.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비기독교인들은 종교에 대한 기대가 있어요. 그들은 기본적으로 자기 혼자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살아요.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는데, 나와 우리 가족이 잘 먹고 잘 살고 행복하게 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안 주고 살면 된다'라고 생각하죠. 그런데 그렇게 이기적으로만 살면 안 된다는 사실을 대부분 알아요. 그렇게만 살면 윤리와 도덕이 땅에 떨어지고  세상이 깜깜해지니까요. 그러다가 스스로 깨달아요. '나는 그렇게 못 살지만 누군가는 그걸 해야는 것 아냐?'라고 생각한다는 거죠.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셨을 때 모습을 한 번 뵙겠다는 줄이 명동성당에서 남산터널을 지나서까지 늘어섰어요. 근데 더 놀라운 것은 줄을 선 사람 중 절반 이상이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가톨릭 신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추기경 선종을 애도했어요. 지난해 법정스님도 마찬가지죠. 비종교인들이 두 분이 돌아가셨을 때 왜 애도했냐면, 본인들이 했던 기대를 앞서서 충족해 줬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개신교는 그 기대를 완전 배반했어요. 개신교 지도자들이 안 믿는 사람과 차이가 없어요. 개신교 지도자들의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고 잘 먹고 잘 살고 싶고 좋은 옷 입고 좋은 차 타고 싶고 큰 집에 살고 싶고 아파트 값 오르면 좋겠다는 욕망'이 안 믿는 사람과 다를 바가 없어요. 오히려 더 심해요. 그래서 거기에 배반감을 느끼는 것이라 생각해요. 개신교 지도자들이 예수님이 하셨던 것처럼 하지 않아요. 예수님이 하신 것이 뭐예요? 나를 죽여서 남을 살리는 거잖아요. 예수님은 예수님 옆구리에 창을 찌른 사람을 위해, 예수님 손에 못 박은 사람을 위해 돌아가신 거잖아요. 예수님이 돌아가셔서 온 인류가 구원의 복을 누릴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기독교는 그렇지 않아요. 자기 자신은 비우고 낮춰서 다른 사람을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안 되게 해서 자기가 잘 되게 하는 것이죠. 그래서 한기총에 있는 사람들 보면 타종교가 안 되게 해서 자기가 잘 되고, 동성애자가 안 되게 해서 자기가 잘 되고, 공산당이 망하게 해서 자기가 잘 되고, 그런 식이에요. 이 세상을 섬기고 자기 자신을 희생해서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희생시켜서 기독교라는 바벨탑을 쌓아 올리려고 하잖아요. 비신자들이 그것에 배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를 비난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용기 목사께 사퇴하라는 직위는 원로 목사가 아니다"

 

- 지난 12일 교회개혁실천연대의 기자회견에서 "3년 전 약속을 이행하라"며 조용기 여의도 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사퇴를 촉구했는데,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조용기 목사께 사퇴하라는 직위는 원로 목사가 아니라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이에요.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모든 재산이 상위기관인 순복음선교회에 다 들어가 있어요. 순복음선교회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재산을 다 관리해요. 그렇기 때문에 조용기 목사가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에 있다는 것은 여의도 순복음교회가 여전히 조용기 목사 손안에 있다는 걸 의미하는 거에요. 뿐만 아니라 여의도 순복음교회가 분리, 독립시킨  20개 제자교회까지 순복음선교회 관할에 있어요. 20개 제자교회에서 매주 나오는 헌금의 20%는 다 순복음선교회로 보내야 해요.

 

조 목사에게 이사장직을 사퇴하라는 이유는,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으니까 (조 목사의) 아내와 자식들이 교회 재산을 빼먹는 일이 가능해져요. 예를 들어 저희 아버지가 목사인데 아버지의 월급으로 공부도 하고 밥도 먹고 용돈도 쓰고 그래요. 아무 문제 없잖아요. 그런데, 아버지 교회가 유치원을 해요. 제가 유치원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데 목사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유치원 원장이 되었어요. 그래서 교회에서 유치원으로 가는 선교비나 후원금을 마음대로 쓰는 거예요. 이건 정상적이지 않잖아요? 유치원에는 유치원 전문가가 와야 되잖아요? <국민일보>가 딱 그 상황이에요. <국민일보> 사장님(조 목사의 차남 조민제씨)이 저와 동갑이신데, 그분은 신문 잘 몰라요. 그리고 이미 <국민일보>를 말아먹은 경험이 있어요.

 

결국 이 모든 일은 조 목사 사후에 가족들이 조 목사 생전처럼 영광을 누릴 수 있는가에 대해 불안해하기 때문이에요. 지금 조 목사가 있기 때문에 조 목사의 그늘 아래서 사모나 아들들이 인정도 받고 자리도 차지하지만 조 목사 사후에는 다른 사람들이 '누구세요?'라고 할까봐 겁나는 거에요. 그래서 어떻게든 한 자리를 차지하려고 사모가 명예목사로 들어가는 것이고, 조희준(국민일보 전 회장)씨도 마찬가지죠."

 

- 교회 재산을 교회에서 관리해야지, 다른 기관을 만들고 거기에서 관리하나요?

"원래 순복음선교회는 말 그대로 선교활동만 하는 곳이었는데 조 목사가 은퇴하면서 교회를 떠나도 교회의 모든 것을 실질적으로 관할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든 거죠. 물론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잘 한 것도 있어요. 재단법인이기 때문에 교회 재산을 다 재단법인에 넣어버리면 회계 감사를 받아야 해요. 그러면 교회 재정이 엉망진창으로 쓰일 경우 감사에 걸려요. 그건 저희가 요구한 거예요. 하지만 지금 구조에서는 조 목사가 순복음선교회를 여의도 순복음교회와 관련된 교회와 기관들을 통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거죠."

 

- 현재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기독교가 기독교성을 상실했어요. 자기 자신을 낮추고 비워서 세상을 높이고 사랑으로 채우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기독교를 도구로 삼아 특정한 사람들만 잘 먹고 잘살자고 생각하는 거죠. 그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세상으로부터 돈과 명예를 얻으려고 하지 말고 자기가 가진 돈과 명예를 베풀어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아직도 하나님을 몰라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원하는 것이 교회의 목적인데, 지금의 현상은 그 명분 하에 교회가 살찌고 목사가 살찌고 있다는 거에요. 요즘 이야기하는 '교회의 성장'은 건강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비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정상 체중보다 많이 나가는 사람은 살을 빼야 하는데, 살을 안 빼고 계속 등치만 키우고 있어서 교회의 건강이 매우 안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 이명박 정부 탄생에 기독교가 상당한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까? 3년이 지났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여기서 '기독교'라고 하면 한기총을 중심으로 한 보수 기독교인데, 정교 유착이 심해진 것 같아요. 올해 들어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 이명박 대통령이 무릎을 꿇은 사건인데요. 물론 기도할 때 무릎을 꿇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죠.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공적인 자리에서 무릎을 꿇은 것이고, 더 중요한 건 무릎을 꿇으라고 시킨 길자연 목사의 의도가 괘씸하다는 거에요.

 

이명박 정부는 소망교회 사람들을 계속 기용하면서 기독교 편향적인 인사를 했고 기독교는 이러한 정부를 지원사격 했잖아요. 4대강의 경우 모든 종단, 심지어 NCCK까지도 반대하는데 한기총만 찬성했어요. 또 한기총은 무상급식 반대도 결의하려 했고 북한에서 연평도를 공격했을 때 '즉각 대응해서 보복하라'고 성명도 발표했고… 이 정부를 돕는데 기독교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문제가 뭐냐면 이 정부가 레임덕에 빠졌다는 거에요. 무슨 의미냐면, 보수든 진보든 차기 대선에서 정권을 잡으려면 반드시 현 정권을 딛고 넘어가야 하거든요. 이제 대통령이 조중동이 마음에 든다고 해도 이제 조중동은 대통령이 잘한다고 쓰지 않아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선 '과거에 이러한 문제가 있었는데 우리가 그것을 해결하고 발전시키겠습니다'로 선거를 이끌어야지, '과거에 잘했습니다. 계속 그렇게 할게요' 라고 하면 당선 안 되거든요. 그것을 알기 때문에 조중동, 심지어 한나라당까지 이명박 정부를 딛고 일어서려고 하고 있는 거에요.

 

그런 상황에서 이 정부를 공격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기독교를 비판하는 거예요. 그래서 올해 초부터 많은 기자들이 교회와 관련한 기사를 엄청 잘 써요. 그동안 이 정권과 보수 기독교가 밀월 관계에 있었고 그것이 득이 됐다면, 이제는 그것으로 인해 공멸할 거예요. (현 정부가) 레임덕에 빠졌기 때문에 기독교가 잘못하는 것은 이 대통령이 잘못하는 것이 됐고, 이 대통령이 잘못하는 것은 기독교가 잘못하는 것이 되었기에 서로 맞물려 가면서 공멸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벌써 그러한 상황이 등장했고, 선거 때까지 가리라 생각해요."

 

"목사의 정치·사회 발언... 문제는 어떤 발언을 하느냐가 중요" 

 

- 목사가 정치나 사회 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것에 논란이 많습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목사가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문제에 발언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문제는 어떤 발언을 하느냐에요. 예수님과 예언자들도 정치, 사회 문제에 발언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발언은 약한 자와 소외된 자에게 힘을 주고 그들을 도와주자는 것이었다고 생각해요. 교회가 정치, 사회에 참여하는 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게 득이 되기 위해 하는 것은 안 된다는 거죠.

 

예를 들어 기독당은 완전 기독교 이익집단이에요. 즉 우리가 어떤 일을 해서 세상 사람들이 득을 보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이익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미거든요. 기독당의 과거 공약에 예배당을 건축하기 편리하게 만들어 주겠다든지, 불교나 이슬람교를 물리치겠다던가 등의 내용이 있어요. 그런 식으로 정치 참여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만약 기독당이 '전국의 모든 교회는 기득권을 포기해라, 모든 십일조는 가난한 사람을 위해 써라'라고 주장한다면 굶는 아이도 없어지고 통일 기금도 마련되고 노인 일자리도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당은 절대 만들지 않아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교회가 더 잘 될까? 더 커지고 돈을 많이 가질까?'라고 생각하면서 기독교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정치적, 사회적 발언을 하거든요. 그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해요. 다만 약한 자와 소외된 자를 위한 정치적 발언은 목사가 해야죠."

 

- 지난해 삼일교회에서 목사 성추문 사건에 대한 글을 올린 블로거를 고소했는데요. 이것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소를) 취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삼일교회에 대해 글을 쓰신 분의 요지는 '성폭행하고 성추행은 다르고, (전 목사의 사건은) 성폭행에 가까운 것인데 이를 성추행으로 약화시켜서 교회가 다치지 않고 문제를 은폐하려 한다'는 게 문제라는 거에요. 이에 대해 블로거가 계속 글을 쓰니까 교회 관계자들이 그만 하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블로거가 계속했거든요. 그랬더니 괘씸죄로 고소한 거죠. 그래서 장로, 부목사 등 26명이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한 사람에 천만 원씩 2억 6천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어요."

 

- 누가 명예훼손을 당해요?

"삼일교회를 건드렸기 때문에 자기들이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거죠. 즉 블로거는 '전 목사 개인이 잘 못했는데 삼일교회가 계획적으로 은폐하려고 했다. 삼일교회가 성추행 사건을 알면서도 침묵했다'라는 식으로 글을 썼거든요. 그러니까 삼일교회 측에서 '전 목사 성추행을 은폐하려 했거나 이에 대해 침묵한 것처럼 말하는데 절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손해배상 소송을 낸 거죠. 즉시 취하해야 돼요. 제가 봤을 땐 그 안에 감정 문제가 있어요. 빨리 감정의 골을 해결하고, 화해하지 않으면 삼일교회는 앞으로 더 어려운 일을 당할 거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어떤 성추행인지 경찰이 조사에 들어가면 난리나거든요."

 

"교회는 그렇게 크면 안 돼... 커지는 것 자체가 문제"

 

- 지난 12일에 <PD수첩>에서 '사랑의 교회 특혜의혹'을 보도했습니다.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는 교회 신축 자체를 반대하는 것으로 압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먼저, 한국 교회에 건축을 통한 마케팅이 발달해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전도 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이 해요. 건축을 통해 교회를 성장시키겠다는 마인드죠.

 

또 (신축하려는) 장소가 적절하지가 않아요. 그 자리가 원래 아주 가난한 분들이 비닐하우스 치고 살던 자리예요. 근데 폭력을 동원해 철거했거든요. 거기에 교회를 세운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요. 더불어 금액이 너무 커요. 최소 2100억 원이 들어요. 그리고 (신축 결정) 절차도 성도들의 뜻에 따르지 않았고, 허가 과정에서도 교회 내의 힘 있는 사람들을 활용해서 특혜를 너무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저희가 건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에요. 도저히 (신도 수용이) 안 되면 예배당 지어야죠. 그런데 이것이 사회통념상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는데, 비기독교인들은 '뭐 이렇게 교회가 커?'라고 말하거든요. 교회는 그렇게 크면 안 돼요. 커지는 것 자체가 문제예요."

 

- 사랑의 교회 입장은 '우리 돈으로 짓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것인데요.

"그게 바로 기독성을 상실했다는 거에요. 내 돈 가지고 내가 지을 수 있어도, 내 주변 사람들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생각해야 해요. 예를 들어 제가 부자 목사예요. 그래서 벤츠를 타고 다녀요. 그런데 주변의 성도들이 '목사님 너무 비싼 차 타는 거 아냐?'하면 제가 '내 돈 가지고 내가 타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면 안 된다는 거죠. 저도 좋은 차를 탈 수도 있지만 타지 않는데, 그건 목회자의 덕목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내 돈 가지고 내가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말은 비신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이고, 믿는 사람이라면 그만한 능력이 있어도 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자세라고 생각해요.

 

무슨 장사꾼도 아니고, (사랑의 교회 입장은) 비신자들하고 아무런 차이가 없잖아요. 교회 신축으로 인해 불편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고, 그런 사람들의 의견도 듣고 규모를 줄이든지 다른 방법을 모색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미 땅도 팠고 공사도 시작했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를 다시 말해서 뭐가 달라질까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교회됨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내 돈 가지고 내가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말이 얼마나 유치하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수치스러운 말인가를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교회 생태계 운동'을 하고 싶어요. 자연에도 생태계가 있잖아요.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 중 '씨 뿌리는 비유'를 들자면, 씨앗이 땅에 떨어졌을 때 생태계가 어떤가에 따라 그 씨앗이 죽기도 하고 잘 자라기도 하잖아요.

 

그것처럼 교회 생태계가 있는데요. 목회자가 되기 위해 신학교를 졸업하고 교회를 세우고 목회를 하는 것이 일종의 교회 생태계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 생태계가 잘못되었어요. 가까운 기독교서점에 가 보면 부흥, 전도, 복음, 십자가, 예수 이런 것이 쓰여 있는 책들이 꽂혀 있지만, 잘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이 '어떻게 하면 교회가 커지고, 어떻게 하면 교인들이 듣기 좋은 설교를 할까? 어떻게 하면 편안하게 잘 먹고 잘 살까?'라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거든요.

 

교회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들이 그렇다는 거예요. (학생들이) 신학교에 들어가도 올바른 신학을 가르치기보다는 교단 권력에 닫혀 있는 신학을 가르치니까, 졸업하고 목회를 시작할 때부터 '큰 교회해서 성공해야겠다'는 마인드를 가지거든요. 간혹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 올바른 목회자가 될 거야' 하는 사람이 있어도 환경이 그렇기 때문에 버텨내질 못 해요. 

 

우리 주변에 잘 보면 좋은 목사, 좋은 교회, 좋은 신학생이 있어요. 그런 모임을 연결해 신학교를 갓 졸업한 전도사가 나쁜 생태계에 물들지 않게 하면서, 건강하게 예수 그리스도의 목회를 올바로 펼져 나갈 수 있는 생태계를 키워서 지금 퍼져 있는 나쁜 생태계를 밀어내도록 하는 것이 저의 소망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필자의 블로그와 뉴스앤조이에 중복게재 하였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기총, #교회개혁실천연대, #남오성, #여의도순복음교회, #삼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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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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