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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의 통명농요보존회 회원들이 통명농요를 부르며 입장하고 있다
▲ 홍천국악공연 경북 예천의 통명농요보존회 회원들이 통명농요를 부르며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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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명농요를 부르며 논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다
▲ 홍천국악공연 통명농요를 부르며 논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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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4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동부민요 열 번째 공연'이 국악인 변기영씨의 고향인 강원도 홍천의 홍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지난 13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두 시간 동안 신명나는 놀이마당을 펼쳤다.

이날 사회를 본 동국대 예소리 예술감독겸 불교문화대학원 최종민 교수는 민초들의 애달픈 메나리조가 특징인 백두대간의 소리가 1973년 한만영 박사에 의해 처음 동부민요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에 동부민요 과목이 개설돼 이번에 열 번째 발표회를 열게 되었고 그 중심에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전수자인 변기영씨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명농요를 부르며김매기를 하는 동안 이상휴씨가 선소리를 매기고 있다
▲ 홍천국악공연 통명농요를 부르며김매기를 하는 동안 이상휴씨가 선소리를 매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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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남도 돈놀날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선보이고 있다
▲ 홍천국악공연 함경남도 돈놀날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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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소리로 이원걸(서당훈장)과 이호정 외 2명의 어린이가 천자문을 따라 외우는 서당의 글 읽는 풍경을 보여주며 친근한 무대를 열어 주었고, 경북 예천군 예천읍 통명리 일대에서 전해 내려 오던 모내기와 김매기, 타작마당에 이르는 논농사 과정에서 부르던 노래를 재현한 통명농요가 이상휴(기능보유자)외 25명의 출연자들에 의해 불려졌다.

특히 기능보유자인 이상휴씨는 78세의 나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열정적인 노래 솜씨와 구성진 가락을 온몸으로 뽑아내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고, 무대를 사로잡는 매너를 보이며 우리 전래 민요의 흥을 연출하는 신명나는 한 판 놀이마당을 펼쳤다. 올해로 소리를 한 지 70년이 되어 간다고 밝힌 그는 이제는 눈을 감고도 소리라면 그림이 그려진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서 등장한 함경남도 지방문화재 1호인 '돈돌날이'는 함경남도 북청군, 흥원군, 성진, 길주 지방 등 함경도 전 지역에서 두루 행해지는 민속놀이로 원래 여자들만 하는 가무놀이였으나 1900년대 들어와서 남자들도 함께 참여하는 대중적인 가무놀이로 발전한 것을 재연한 무대로 동영범 외 25명의 출연자가 나와 30여 분 동안 박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공연을 보여 주었다.

돈돌날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함경남도가 고향인 2세대 소리꾼들
▲ 홍천국악공연 돈돌날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함경남도가 고향인 2세대 소리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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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무대를빛나게 한 고수와 대금,피리를 불고 있는 찬조 출연자들
▲ 홍천국악공연 공연무대를빛나게 한 고수와 대금,피리를 불고 있는 찬조 출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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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오백년과 강원도 아리랑, 상여소리와 신고산타령, 궁초댕기, 치나칭칭나네를 열창한 국악인 변기영씨는 강원도 홍천이 고향으로 현재 한국국악협회 홍천지부장을 맡고 있으면서 후진 양성과 지역의 민요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에 열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매년 그의 이런 열정이 차츰 결실을 맺어 가고 있다는 것이 해마다 늘어나는 관객에 의해서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이날 공연에서도 그녀는 자신만의 독특한 음색과 가슴에서 끌어 올리는 혼의 소리를 토해내 심금을 울렸고, 상여소리가 나갈 때는 눈물을 흘리는 이도 있었다. 변기영씨가 상여소리를 하는 동안 살풀이춤을 보여준 경북무형문화재 제19호 가야금병창 보유자 후보인 주영희씨의 넋을 떠나보내는 춤사위가 더해져서 보는 이의 가슴을 더욱 울컥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정선아리랑을 물동이 속에 바가지를 덮어 씌운채 젓가락 장단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다
▲ 홍천국악공연 정선아리랑을 물동이 속에 바가지를 덮어 씌운채 젓가락 장단 맞춰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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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아리랑을 부르고 있는 출연자들
▲ 홍천국악공연 정선아리랑을 부르고 있는 출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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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고단한 민초들의 삶의 애환과 기쁨, 죽음과 노동의 순간에 울려 퍼진 우리소리 민요는 사대부나 선비가 부르던 고상한 노래가 아닌 씨 뿌리고 김매고 타작하는 농사꾼의 소리이며,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길목의 넋을 달래고 혼길을 열어주는 소리였기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 온 구전 가요이며 민중가요인 셈이다.

특히 정선아리랑은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자 고려 유신들중 72명이 불사이군 즉, 충직한 신하는 결코 두 임금을 모실 수 없다며 충절을 맹세하고 숨어든 곳이 개성의 두문동이었고, 여기서 이성계의 회유가 계속되자 다시 이를 피해서 일부가 흩어져 숨어든 곳이 강원도 정선 땅이었다. 이때 온 사람들이 7인이었고, 그래서 이들이 머문 곳을 후세에 거칠현동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들은 매일 아침 관복을 옛 궁궐을 향해 걸어 놓고, 중국의 백이숙제의 고사처럼 서운산의 고사리와 산나물을 캐어 먹으며 세상을 등진 채 살았다. 그리고 이웃 여주의 목은 이색과 원주의 원천석과 같은 이들과 회한을 나누며 자신들의 처지를 담은 한시를 지어 부른 것이 인근에 풀이되어 전해져 정선아라리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민요를 채집 발굴하고 해마다 정기공연을 통해 관객을 만나는 일은 분명 우리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며, 공연을 본 사람들이 입에서 입으로 흥얼거리며 가슴으로 소리를 담아가는 일이야말로 민초들의 애달픈 메나리조를 재현해내는 우리민족의 얼을 이어가는 중요한 단초가 되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나만의 특종기사> 응모작입니다.



태그:#우리소리,민요,동부민요, #국악,창,강원도 아리랑,정선아리랑, #통명농요,돈돌날이,한오백년,상여소리, #살풀이춤,신고산타령,치나칭칭나네, #강원도홍천,국악인 변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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