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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 gogo 오감만족 베트남>
 <싱싱 gogo 오감만족 베트남>
ⓒ 성하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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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면 떠오르는 게 뭘까? 베트남 전쟁, 커피, 쌀국수로 대표되는 나라 베트남.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한국 전쟁과 같은 내전을 떠올리게 하여 그다지 좋은 이미지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베트남은 멋진 자연과 전쟁의 상흔이 공존하고, 맛있는 음식과 가난하지만 착한 사람들이 있는 환상적인 여행국이다.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베트남을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꼽는다.

책 <싱싱 gogo 오감만족 베트남>(성하출판사 펴냄)은 <오마이뉴스> 기자인 30대 직장인이 15일간의 휴가 동안 베트남을 방문한 이야기다. 15일이면 베트남을 다 훑기엔 좀 짧은 여정이다. 하지만 저자는 호치민을 시작으로 하여 하노이까지 종단하는 일정으로 베트남의 주요 지역을 돌아보고 책을 썼다.

일반적인 정보 중심의 여행 서적과는 달리 저자 특유의 입담으로 여행의 감상과 여정, 정보를 혼합하여 재미있게 전개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베트남 남단의 도시 호치민에 도착하여 저자가 충격을 받은 것은 바로 오토바이의 행렬이다. 수많은 오토바이가 뿜어져 나오는 광경은 우리에게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다. 심지어는 길을 건널 때에도 오토바이 행렬의 눈치를 봐야 한다니 그야말로 '오토바이의 천국'이 아닐 수 없다.

호치민에서 저자가 처음 방문한 곳은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는 구찌 터널이다. 이곳은 총 250㎞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를 갖추고 있는데, 터널로 들어가는 입구는 체구가 작은 베트남 사람들이나 들락거릴 수 있을 정도다.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터널 안에서 숨조차 쉬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하니, 이곳에서 몇 년에 걸쳐 생활한 베트남 사람들은 얼마나 괴로웠을까 싶다. 지하 공간 안에 큰 회의실을 비롯해 먹고 잘 수 있는 곳, 화장실, 병원 무기 공장들의 각종 시설이 다 있다.

베트남에서 국제 전화를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해답은 바로 중앙 우체국에 있다. 더위를 피하여 이곳에 들어가 그리운 가족들에게 전화를 하고 엽서를 쓰는 기분은 참 상쾌할 것이다. 여행의 묘미는 바로 이런 고독한 자유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중앙 우체국을 포함하여 베트남 각지에는 19세기 후반 프랑스 식민 시대의 유럽풍 건물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성모 마리아 성당, 인민 위원회 청사 등 대리석으로 아름답게 지어진 건물을 보면 온갖 복잡한 역사에 뒤얽힌 베트남의 운명이 슬프게 느껴진다.

식민 통치와 전쟁, 현대 사회로 이어진 가난 등 아픔의 역사를 뒤로 한 채 현재 베트남은 관광 대국이면서 개발도상국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 복잡다단한 세계에 몸을 담고 있으면 현대화가 급속히 진행된 한국 사회가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베트남의 숨은 여행지 중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냐짱이라는 해변 도시라고 말하겠다. 푸른 바다에 몸을 담글 수도 있고 10달러면 랍스터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 이런 곳에 머무르면 천국이 따로 없을 듯하다.

저자의 여행기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짧은 시간 동안에 만난 다양한 여행자들의 이야기다. 우연찮게 저자와 배에서 동침하게 된 69세의 할머니 오필리아를 비롯하여 스페인의 체육 교사 라울 등 저자는 한국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여행의 묘미를 맛본다.

바닷물에 뛰어들어 와인을 맛보고 2층 침대 버스를 타보는 경험, 짜릿하고 황홀한 베트남의 경치와 슬픈 역사의 흔적들은 독자들의 마음을 흔든다. 더불어 맛있는 베트남 쌀국수와 커피, 값싼 맥주가 있으니 더욱 유혹적일 수밖에. 태국에 이어 베트남 또한 배낭 여행자들의 천국이 아닐까 싶다.

나도 언젠가 혼자 배낭여행을 가게 된다면 여행지 목록에 베트남을 꼭 넣고 싶다. 맛있는 먹을거리와 착한 사람들, 값싼 물가에 돈 걱정 없이 다양한 곳을 여행할 수 있는 베트남. 이제 더 이상 베트남은 전쟁의 상처로 얼룩진 슬픈 나라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싱싱 gogo 오감만족 베트남 - 호찌민에서 하노이까지 15일간 즐기는 베트남 종단 여행

박정호 지음, 꿈의날개(성하)(2010)


태그:#여행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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