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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거나 미래를 앞당겨 걱정하면서, 현재의 삶을 놓칠 때가 많다. 지난날에 받은 마음의 상처를 되새기고, 과거의 실수를 후회하고, 미래에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미리 불안해하면서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스스로 후회와 분노, 걱정, 두려움을 끌어안고 행복을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분명하게 보장된 시간은 '현재' 밖에 없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 현재에 열중해서 매순간을 소중하게 살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순간순간이 모여 이루어진 과거는 당연히 알찰 것이고, 미래 또한 충만할 것이다.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방황하는 마음을 온전히 현재로 데려와서 지금 이 순간을 살 수 있을 때, 비로소 행복의 문이 열릴 것이다.    

현재의 행복을 저당 잡힌 성취주의자

사람들은 종종 착각을 한다. 내일이 와서 현재의 상황이 바뀌고, 목표하던 바를 이루면 만족하고 행복할 것이라고. 그래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오늘의 삶을 희생하는 '성취주의자'로 살아간다. 현재의 희생이 미래의 행복을 가져올 것이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견디는 것이다. 

하버드대에서 행복학 강의로 유명한 심리학자 탈 벤 샤하르 박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행복을 저당잡고 사는 성취주의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한 후에도 행복하기보다는 우울해지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특히 그 목표가 부나 명예처럼 외형적인 경우 만족감은 잠시이고, 그 물질적인 부와 지위가 지속적인 행복을 줄 것이라는 환상이 깨지면서 우울감에 젖는다고 한다. 그 무엇도 미래에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절망에 빠지는 것이다. 샤하르 박사는 현재의 삶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행복에 대한 동화적인 개념, 즉 어떤 일이 일어나면 영원히 행복해질 것이라는 믿음은 불가피하게 실망으로 이어진다. 행복한 삶은 어떤 일생일대의 사건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꾸준한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더 행복해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지금 이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말아야 한다. 내일이 와서 상황이 바뀔 때까지 행복할 수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정작 내일이 찾아와도 행복을 찾을 수 없다. 좋은 직장을 구하면, 회사가 안정되면, 어린 자녀들이 크면, 건강을 되찾으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나중에는 승진을 하면, 회사가 더 성장하면,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면, 체력이 더 강해지면 행복할 것이라는 또 다른 목표점이 생기면서 행복을 계속 내일로 미루게 된다.   

과거에 매여 무력하게 사는 허무주의자  

성취주의자가 미래를 위해 사는 사람이라면, 과거에 갇혀서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는 이들도 있다. 과거의 경험에 매여 지금 행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지 못하는 '허무주의자'가 바로 그들이다. 허무주의자는 실패와 같은 부정적 경험에 묶여 현재와 미래에도 불행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 심리학회 회장을 지낸 마틴 셀리그만 박사는 이렇게 과거의 실패에 사로잡힌 상태를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말한다. 셀리그만 박사는 개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전기 자극을 피할 수 없는 환경에 길들여진 개들은 장애물을 뛰어넘으면 탈출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도 도망가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전기 충격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무기력해지도록 학습된 것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역시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에서 첫 번째 그룹에게는 불쾌한 소음을 스스로 멈출 수 있는 환경을 주었고, 두 번째 그룹에게는 소음을 피할 수 없이 고스란히 들어야 하는 환경을 주었다. 그 후 소음을 멈출 수 있는 상황에 처해도, 두 번째 그룹의 사람들은 소음을 끄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체념한 채 그대로 참았다고 한다. 셀리그먼 박사의 연구 결과는, 우리가 얼마나 쉽게 무기력을 학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실험처럼 허무주의자들은 과거의 실패하고 무력했던 경험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아예 포기하거나 삶 전반을 무력하게 살아간다. 이들은 현재의 상황을 과거의 경험으로 미루어 비관적으로 해석하고 우울하게 상상하면서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자신의 삶은 곧 자신에게 닥친 상황에 대한 해석에 따라 정해진다. 결국 과거에 묶여 비관적인 해석을 일삼는 허무주의자들에게 행복이 있을 리가 없다.

비관적인 해석은 곧 삶의 전반에 대한 두려움과 만성적인 불안 심리를 낳는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만성적인 걱정꾼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걱정거리는 대부분 불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대상을 연구한 한 보고에 따르면, 우리의 걱정거리의 96%가 하나마나한 것이라고 한다.

결코 앞으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거나, 과거에 일어난 일로 지금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일이거나, 아니면 쓸데없이 사소한 일에 매달려 걱정을 이어간다고 한다. 대부분의 걱정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부정적으로 예측해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실천 전략

만성적인 걱정꾼이 행복을 찾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두려움을 떨치는 것이다. 삶의 두려움과 걱정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하루하루를 충실히 사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서 충실하게 사는 것이 최선이다.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자유롭고 미래와도 연관 짓지 말고, 현재의 삶에 열중할 때 두려움을 밀어내고 행복을 보게 될 것이다. 

현재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삶의 매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대개 일하면서 놀 궁리를 하고, 놀 때는 또 일 걱정을 하고, 누군가가 대화하면서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등 마음을 통제하지 못하고 그 순간에 집중하지 못한 채 사는 경우가 많다. 

또는 '효율성'과 '생산성'이라는 덫에 걸려서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을 당연시한다. 그래서 TV 뉴스를 보면서 식사를 하고, 책을 보면서 음악을 듣고, 산책하면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청소를 하면서 전화를 하는 등 여러 일을 한꺼번에 진행한다. 그러면서 그 어떤 것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보면 결국 마음이 산만해지고 평화를 잃게 된다. 내면이 고요하지 않으면 그 무엇으로도 행복을 얻을 수가 없다. 

긍정심리학 분야의 대가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박사는 '행복한 삶은 몰입, 즉 자신이 하는 일에 완전히 푹 빠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그가 말하는 몰입은, 현재의 순간에 강렬하게 흡수되어 빠져드는 것을 말한다. 간혹 무언가에 매달려 시간이 가는 것도, 배가 고픈 것도 모른 채 빠져든 경험이 있을 것이다. 몇 시간이 몇 분처럼 지나간 그 경험이 바로 몰입된 상태이다.

행복연구로 유명한 심리학자 소냐 류보머스키 박사는, 몰입은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보람되며, 자신의 능력과 흥미를 확장해가면서 삶의 즐거움을 더욱 높인다고 한다. 또한 현재에 몰입하며 사는 사람들은 순간의 기쁨을 포착하는 능력이 높고, 그 좋은 느낌에 머무를 줄 알기 때문에 스트레스나 우울증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한다.

우연히 코끝을 스치는 꽃향기와 눈부신 하늘, 귀여운 아이들, 시원한 바람, 밤하늘의 별, 풀벌레 소리,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지나치지 않고 그 긍정적인 감정을 음미하면서 삶을 풍요롭게 즐긴다는 말이다. 주위의 아름다움과 감동의 요소에 마음을 열어 넣는 이들이기에, 삶에서 기쁨, 의미, 깊은 유대감을 느낄 가능성이 더 높고, 당연히 더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류보머스키 박사는 몰입의 체험을 늘이는 것이 행복한 삶을 만드는 전략이라고 한다. 그 실천적 방법으로 제시하는 것이, 평소 허둥대며 하는 일 가운데 하나를 천천히 집중하고 음미하면서 해보라고 한다.

그리고 이전과 이후가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해보라고 한다. 이를테면 TV를 보면서 밥을 먹던 사람이라면 온전히 밥 먹는 일에만 집중해서 음식의 냄새와 맛을 음미하고 천천히 씹을 때의 느낌을 제대로 느끼면서 온전히 식사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이 몰입의 체험을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규칙적으로 실시한 결과, 우울감이 줄고 행복감이 늘었다고 한다.

로체스터 대학의 연구결과도 다르지 않다. 이 연구에 따르면 '지금 여기'에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보통 사람들에 비해 행복하고, 낙관적이며, 자신감이 있고,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고 한다.     

현재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면 운이 좋은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의식적으로 몰입의 체험을 조금씩 훈련해서 현재에 집중하는 삶을 만들어야 한다. 핵심은 주의력이다. 이를 닦을 때도, 청소를 할 때도, 음악을 들을 때도, 산책을 할 때도 그 일 자체에 주의력을 기울이고 집중하다 보면 단계적으로 몰입 경험이 늘어나고 마음을 이 순간으로 데러올 것이다.

삶의 매 순간 깨어있기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몰입은 결국 명상의 기술과 다르지 않다. 명상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하버드 의대 하버트 벤슨 교수는 '명상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밀어내고, 마음을 긍정적으로 다스리는 과학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명상법은 다양하다. 조용히 눈을 감고 앉아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거나, 특정 대상에 의식을 집중해 바라보는 등 방법적인 차이는 있지만 모두 이완된 상태에서 마음을 주시하는 것이다. 어떤 명상법이든 꾸준히 계속 하면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방황하는 마음을 현재에 집중하고 평온하게 다스릴 수 있게 된다. 고요하게 마음을 가라앉혀 심리적 갈등을 벗고 내면의 평화를 얻게 되는 것이다. 벤슨 교수는 명상의 이런 효과를 '기적 같은 변화'라는 한다.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호흡명상법은,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면서 마음의 변화를 그저 바라보는 것이다. 어떤 판단과 간섭도 없이 고요하게 주시하면, 들끓던 사념이 사라지게 된다. 호흡명상 뿐 아니라, 삶의 매 순간을 명상하듯 다가갈 수 있다. 실제 명상의 핵심은 일상의 모든 순간에 깨어있는 것이다. 일할 때, 운동할 때, 요리할 때, 목욕할 때, 대화할 때 등 삶의 순간순간을 완전히 집중해서 알아차리는 것이 명상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명상은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선 하루에 몇 분 동안이라도 어느 한 가지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면 된다. 눈을 감고 단 1분이라도 자신의 호흡에 집중해보자. 오로지 들숨과 날숨에 마음을 모으는 그 순간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삶의 매 순간 깨어있는 현재의 삶을 살아야 한다. 과거나 미래의 노예가 되고 후회와 분노, 걱정, 불안을 달고 산다면, 몰입훈련과 명상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서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현재로 데려와야 한다. 모든 훈련이 그렇듯이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면 새롭게 변하는 자신과 만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고 '지금 여기'에 있는 나의 참 모습과 행복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모든 종교와 영성수련이 지향하는 것이며,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 과제이다. 삶의 모든 순간에 깨어있고, 현재의 상황을 왜곡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순간순간의 기쁨을 알아차릴 수 있다면, 삶은 극적으로 변할 것이다. 멀리서 찾았던 행복이, 지금 바로 내 삶 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행복할 때는 바로 '지금'이다. 지금 행복할 수 없다면, 미래 그 어디에도 행복은 없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제 블로그 '행복한 상상치유(http://blog.naver.com/hoho053)'에도 올립니다.



태그:#행복찾기, #현재집중, #깨어있기, #몰입,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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