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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15일 광복절. 고흥군 남단 도덕면의 1961년생부터 1972년생까지 12지 갑계연합 친선 한마당 행사가 면 소재지에 있는 도덕초등학교에서 있었습니다.

노령화와 신 자유주의 농정으로 갈수록 어려움이 커져가는 가운데 농삿일 말고는 여가를 즐길 여유가 부족한 농촌의 젊은이들이 지역사회 발전과 화합을 위한 친교의 자리를 만든 것 입니다.




                       개회식에서 의례를 갖고 있는 참가자들.
▲ 의례 개회식에서 의례를 갖고 있는 참가자들.
ⓒ 장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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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9회째를 맞은 이 행사의 본래 취지는 협동조합, 지자체, 국회의원 선출 등 잦은 선거로 반목하고 사분오열 돼 가는 지역 청년들의 갈등을 치유하고 화합하기 위해 1957년 정유생 선배들의 제안으로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갈수록 숫자가 줄어 농촌의 현실을 보는 듯 하지만 해마다 150여 명의 회원들이 참여하는 열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도 고향출신인 박병종 군수, 박금래 군의원, 정순열 군 번영회장을 비롯하여 함채규 도의원, 향우사업가 등  내외빈들 다수가 격려차 방문하였으며 그 위상과 규모가 면민의 날 행사 다음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몸과 마음은 따로 놀아도 열정 만큼은 .....
▲ 배구경기 몸과 마음은 따로 놀아도 열정 만큼은 .....
ⓒ 장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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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도 또래구성원 문화가 가장 활성화 된 곳을 꼽으라면 단연 고흥군이라 할 만큼 그 연대의 폭은 넓습니다. 30세가 넘으면 으레 면단위, 군단위 조직이 꾸려지며 학연, 지연보다 더 격의 없고 끈끈함을 자랑합니다.

같은 해 태어난 동갑내기라는 조건만으로도 허물과 격식은 덮어두고 죽마고우처럼 금세 친해지는 고흥의 갑원문화,  대한민국 조직의 3대 불가사의가 해병전우회, 고려대학교호남향우회, 재경고흥군향우회라고 어떤 이는 얘기하는데 필자는 여기에 고흥의 갑계문화를 하나 더 보태 조직의 4대 불가사의로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계모임의 형식이 주를 이루는 갑계구성은 초등학교 취학 시 들쭉날쭉했던 연령차이로 인한 지역단위 여러 관계들을 연령으로 정리해주는 위계의 축이며 애경사, 각종선거 그리고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대소사에 단합하고 상부상조 하는 위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뷔폐식이라 정감은 덜하지만...
▲ 배식의 즐거움 뷔폐식이라 정감은 덜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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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 갑장 !  술 한잔 하세. 형님! 오랜만 입니다.성하의 날씨지만 선후배, 갑원들이 모두 모인 오찬장은 정겨움 가득하다.
▲ 점심 어이 갑장 ! 술 한잔 하세. 형님! 오랜만 입니다.성하의 날씨지만 선후배, 갑원들이 모두 모인 오찬장은 정겨움 가득하다.
ⓒ 장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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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주관 갑계는 1965년 을사생(회장 김형완). 한 달 전부터 착실하게 대회준비를 해온 덕에 푸짐한 경품과 인재육성장학금 전달, 그리고 친선배구, 윷놀이경기, 뒤풀이까지 사고 없이 무난한 진행을 마쳐 참가자들의 인사를 많이 받았습니다.

    트롯가수 신아라씨의 특별공연으로 열기를 더했다.
▲ 가수 우정출연 트롯가수 신아라씨의 특별공연으로 열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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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날 행사에는 사회복지시설, 읍.면민 행사 등에 단골공연으로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 고향출신 을사생 동갑내기 가수 신아라씨가 우정출연해 뒤풀이 열기를 더하기도 했습니다.

나라를 되찾은 광복의 날, 시골에서는 국기를 다는 날 정도로만 여기며 무의미하게 지나가던 8.15 광복 65주년에 지역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젊은이들이 한데모여 삶터에서 서로가 흘린 땀방울의 의미를 나누고 지역사회 발전의 작은 밀알이 되고자 화합을 다짐한 이 행사는 젊은 인구의 부족으로 그 종착점을 알 수 없으나 내년 8월 15일에도 염천의 날씨만큼 뜨거운 열정으로 이어갈 것을 다짐하고 뜻 깊은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태그:#도덕면12지갑계, # 신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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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부터 지역 언론매체에 종사해 왔습니다.오마이뉴스 출범과 함께 독자회원으로 가입했었고 80년대에 창간된 한겨레신문 이상 벅찬 감격으로 오마이뉴스와 함께하고 있습니다.다양한 정보와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온라인매체 혁명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신자유주의로 폐해로 신음하는 농촌의 모습과 인간미 넘치는 시골사람들의 향기를 담아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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