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랑이킬러 울린 종범神 1일 인천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오랜만에 선발출장한 이종범이 KIA킬러 김광현을 상대로 2안타 1홈런 3타점을 올리며 KIA를 상대로 2년 동안 10연승을 기록한 호랑이 킬러 김광현을 울렸다. ⓒ KIA 타이거즈
12연패의 늪에서 벗어난 호랑이를 다시 한 번 옥죄기 위해 야신은 호랑이킬러 김광현을 선택했다. 하지만 호랑이굴의 맏형 이종범이 2년 동안 호랑이타선을 상대로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던 김광현을 두들기며 SK전 연승을 달렸다.
8월의 첫날 인천에서 열린 2010 CJ마구마구 프로야구 SK와의 경기에서 KIA는 지난 보름여 동안 단 한 차례도 선발출장하지 못했던 호랑이굴의 맏형 이종범의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의 맹활약과 7이닝동안 5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4개월 여만에 시즌 2승을 올린 선발 로페즈의 활약에 힘입어 SK를 7-0으로 누르고 후반기 5경기에서 4승 1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4강 싸움을 가속화 했다.
반면, SK는 후반기 6경기에서 2승 4패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지만 이날 2위 삼성이 넥센에 패하며 5경기차 앞선 1위를 달리며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SK로서는 1선발인 KIA킬러 김광현을 올리고도 타선 침묵으로 단 한 점도 뽑지 못하고 패한 것은 크나큰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
지난 7월 18일 군산 SK전 이후 단 한 차례도 선발출장하지 못했던 KIA의 이종범은 이 기간 동안 고작 4경기에 출장해 2타석 1타수 무안타로 존재감을 전혀 알리지 못했다. 반면 이종범의 부진을 틈타 1군 무대 올라온 뒤 주전 외야수로 기용되었던 신종길은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5개의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서로 대조를 이루었다.
하지만 이날 SK선발은 KIA킬러로 알려진 왼손투수 김광현이었고 데이터를 중요시하는 조범현 감독의 선택도 신종길이 아닌 노장 이종범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2회 첫 타석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이종범은 숨고를 틈도 없이 2회 2사 2, 3루의 기회에서 상대선발 김광현의 초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그대로 맞히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결승 타점을 올렸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2-0으로 앞선 7회 선두타자로 나선 이종범은 2실점을 하고도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김광현의 3구째를 다시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자신의 시즌 3호 홈런포를 터뜨리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종범의 이 홈런은 2회 선취득점 후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추가점이 절실히 필요했던 상황에서 나온 천금같은 홈런이었다.
결국 이종범에게 일격을 당한 김광현은 다음 타자 이용규에게 연속타자 홈런을 허용하며 급격히 흔들렸고 최희섭과 김상현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7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KIA는 이후에도 3점을 더 추가해 SK에 7-0으로 승리를 거두며 12연패 뒤 2연승을 달려, 주말 3연전에서 롯데에 3연패 한 5위 LG와 승차 없이 6위 자리를 유지하게 되었다.
이날 "9경기만의 선발 출장이라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힌 이종범은 롯데-LG와 함께 벌이고 있는 치열한 4강 싸움에 대해 20경기 내에서 결정 날 것으로 예상을 했고 "투수력이 전반기에 비해 안정감을 찾아 가고 있어 야수들이 분발해 반드시 4강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4강 싸움에 자신감을 보였다.
지금도 이종범의 전성기를 회상하는 팬들은 많다. 하지만 지금의 이종범은 90년대의 이종범이 아니다. 단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경험과 기술을 후배 선수들에게 전수하며 팀을 위해 자신을 묵묵히 희생하는 노장 선수이다. 하지만 그의 희생은 곧 호랑이 가문의 부활을 의미하고 있다. 지난해 팀이 12년 만에 우승을 차지할 때에도 그는 주연이 아닌 조연이었다. 하지만 그를 조연이라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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