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각으로 25일 오전 3시 30분에 벌어진 일본과 덴마크의 E조 경기에서 일본이 덴마크를 3-1로 이기고 남아공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2승1패. 조 2위 성적이다.

꼭 이겨야만 하는 덴마크에 비해 일본은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피파(FIFA) 랭킹은 덴마크가 36위, 일본은 45위로 덴마크가 다소 앞서 있는 상황. 이미 피파랭킹 16위에 올라 있는 카메룬을 물리치고 올라온 일본이라지만 덴마크에 비해 일본이 열세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예상대로 덴마크는 강력한 공격력으로 일본에 총공세를 퍼부었다. 짜임새 있는 공격 앞에 일본은 잠시 밀리는 듯하였다. 하지만, 전반 16분경 오른쪽 중앙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케이스케 혼다(24, CSKA모스크바, MF)가 30m가량의 비교적 먼 거리에서 강력한 슈팅을 했고, 이것이 그대로 덴마크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회전이 없어 마치 골문 위로 올라갈 것처럼 솟아오른 공은 순식간에 방향을 바꿔 골대로 돌진했다.

1점을 먼저 내준 덴마크는 또 한 번의 파상공세를 이어갔고, 큰 체격에서 나오는 힘으로 일본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일본은 덴마크의 공격수를 잘 막아내며 위기를 모면했고, 전반 30분경 또한번의 프리킥 기회에서 야스히토 엔도(30, 감바 오사카, MF)의 감아찬 킥이 골대 오른쪽 구석을 정확히 갈랐다.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르는 일본은 연이은 골로 당황하는 덴마크 수비진의 빈 틈을 정확히 노려 3-1 승리를 일궈냈다.

한국, '8강' '4강' 말하기 앞서 전열부터 재정비해야

조별리그 세 경기를 통해 일본은 약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혼다는 뛰어난 발재간으로 덴마크 진영을 흔들었고, 첫 골을 넣은 후에도 흐트러짐 없이 공격의 최전방에 나섰다. 또 경기 도중 몸싸움으로 넘어지더라도 금세 일어나 달리는 광경을 보고는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노 나가토모(24, FC도쿄, MF) 역시 빠른 속도와 돌파력으로 인상 깊은 활약을 했으며, 두번째 골의 주인공인 엔도도 프리킥 기회 때마다 꾸준히 덴마크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일본의 조별리그 세 경기는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2-0의 승리로 한껏 고무된 우리 선수들이 아르헨티나전에서 1-4로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나이지리아전에서도 그렇게 훌륭한 경기를 보여주지 못한 점과는 사뭇 달랐다. 경기 결과는 뒤로 하고, 선수들의 움직임과 볼을 향한 집중력의 차이도 눈에 띄었다.

한국의 경우 실력이 바탕이 됐지만 아무래도 운도 작용했다. 그렇게 운 좋게 승점 차이로 16강에 진출하여 우루과이와의 경기에 어떻게 대비할지에 집중하기보다는 선수들의 병역문제가 화두가 되고, 벌써부터 8강에 가네, 4강이 보이네 하면서 김칫국을 마시고 있는 게 현재 우리의 모습이다.

예선과 달리 본선에서 실력을 발휘해 착실히 조별리그를 치른 일본을 보고 우리도 다시한번 전열을 재정비하기를 바란다.

남아공 월드컵 16강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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