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순천시 낙안면과 승주읍 쌍암면 사이는 대중교통의 변방으로 주민들의 불편이 많다
ⓒ 서정일

관련영상보기


순천시 낙안면에서 승주읍 쌍암면 구간은 순천시의 변방이다. 낙안군이 존속했다거나 승주군이 유지됐다면 굳이 변방이라고 까지 표현할 정도는 아니지만 순천시로 편입되면서부터 이곳은 오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형과 구간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금전산, 고동산, 조계산 자락의 산악지역으로 낙안읍성에서 선암사 가는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승주읍 쪽으로 가는 약 30킬로미터에 이르는 구간이다. 지방도 857번 조정래 길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크고 작은 자연마을이 20여개 정도, 거주하는 사람들은 주로 노년층이 많이 살고 있다.

지난 25일, 순천시 낙안면 신전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은 최근 변경된 버스 노선과 시간표가 이 구간 지역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등하교를 해야 하는 학생들과 출퇴근하는 직장인에게는 시간이 맞지 않아 곤혹스럽다는 것이다.

또한, 순천시내로 곧바로 나가는 시내버스가 폐지되고 승주읍에서 환승하는 것으로 변경됨에 따라 산나물 등을 캐서 순천시내 장에 내다 팔고 있는 노인 분들에게는 큰 짐을 몇 차례나 올렸다 내렸다 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불편이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신전마을의 경우, 그동안 군내버스(보성교통)와 16번 순천시내버스가 운행됐지만 군내버스는 최근 2개월여 사이에 시간을 세 차례나 변경했고 16번 순천시내버스는 폐지되고 61번 버스가 운행되고 있지만 시간이 맞지 않고 환승을 해야 하는 등 문제가 많은 지역으로 변했다고 한다.

순천시 낙안면 신전마을 버스 정류장, 표시판도 없고 노선표도 없을 정도로 휑한 모습이 대중교통의 변방임을 한눈에도 알 수 있다
 순천시 낙안면 신전마을 버스 정류장, 표시판도 없고 노선표도 없을 정도로 휑한 모습이 대중교통의 변방임을 한눈에도 알 수 있다
ⓒ 서정일

관련사진보기


신전마을 이영국씨는 순천시내로 고등학교를 다니는 아들과 인근 낙안면 소재지로 직장을 다니는 아내가 있기에 대중교통에 관해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어 불만의 목소리는 남달랐다.

이씨는 "농촌에 대중교통의 불편함이 없어야 인구가 늘어날 텐데 갈수록 심각하다"면서 "학교 등하교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기숙사나 자취를 내 보내는 문제를 고민하는 학부모가 있는데 농촌은 그런 과외 돈도 걱정이고 자가용이면 고작 15분 정도의 거리인데 시간대가 맞지 않으면 1시간도 넘게 대중교통을 기다려야 한다는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런데 이 지역을 포함한 순천시 변두리 지역의 시내버스 노선 폐지, 시간표 변경 등은 최근 순천시의 교통량 조사와 무관하지 않다. 이 조사에서 낙안면과 승주읍 사이의 구간은 이용객 수가 적고 버스회사의 적자폭 누적이 커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이씨는 "교통량 조사를 하면 분명 이 지역은 이용객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국가에서 시내버스 회사에 일정의 보조를 해 주고 있고 한사람이라도 이용하면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주민의 불편사항과 의견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낙안군이 폐군되고 승주읍이 순천시로 통합되면서 이 지역들이 순천시의 변방으로 자리하게 되고 외지로 남아 소외될 수밖에 없게 된 현실. 수치상으로 뽑아낸 각종 자료에는 분명 마이너스가 누적되고 있지만 그 자료를 근거로 삼는다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낙안과 벌교처럼 멀쩡한 곳에 행정적 담을 쌓아놓고 통행량이 작다는 조사표를 내 놓고 우긴다면 공정치 못한 것은 분명하다.

이씨의 말처럼 "농촌에 살려면 자가용이 필수여야 한다"고 역설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삶 속에 지역적 억울함이 얼마나 많이 쌓여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낙안군과 낙안군 폐군(廢郡)
현재의 순천시 외서면을 비롯해 낙안면, 별량면 일부, 보성군 벌교읍 그리고 고흥군 동강면, 대서면 일부의 땅은 옛 낙안군이었다. 하지만 101년 전인 지난 1908년 10월 15일, 일제는 항일투쟁무력화, 동학혁명진원지분산, 침략거점도시화를 위해 낙안군 자체를 없애버리고 주민들을 인근 지역 세 곳으로 강제 편입시켰다

덧붙이는 글 | 남도TV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낙안군, #낙안면, #승주읍, #대중교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