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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싯잎송편이 맛있어요. 향이 은은하고 쫀득한 게 입에 착착 감겨요."
 "모싯잎송편이 맛있어요. 향이 은은하고 쫀득한 게 입에 착착 감겨요."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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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싯잎송편이 맛있어요. 향이 은은하고 쫀득한 게 입에 착착 감겨요."

경북 경산에서 친구들과 함께 '녹색체험마을'을 찾았다는 류지희(31)씨는 처음 먹어본 모싯잎송편이 정말 맛있다고 했다.

송편의 으뜸은 모싯잎송편이 아닐까. 모싯잎송편은 일명 모시절편이라고도 하며 진한 녹색과 쫄깃한 질감이 돋보이는 떡이다. 전라도 지방의 떡이지만 경상도에서도 많이 해 먹는다고 한다.

모싯잎송편을 할 때 모싯잎은 뒷면이 하얀 것을 사용해야 좋다. 모싯잎의 뒷면이 파란 것은 개모시다. 뒷면이 하얀 참모시로 송편을 만들어야 제맛이 난다.

송편은 역시 모싯잎송편이다. 하지만 나에겐 모싯잎송편보다 더 맛있게 송편을 먹었던 송편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하나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차례 지내기 전에 먹으면 안 된다며 못 먹게 하면 도둑고양이처럼 몰래 살금살금 주방에 들어가 꺼내먹었던 송편이 가장 맛있었던 것 같다.

모싯잎송편을 찌고 있다.
 모싯잎송편을 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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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은 모싯잎송편이 먹음직스럽다.
 잘 익은 모싯잎송편이 먹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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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싯잎 송편을 옛날에는 머슴떡이라고 했어요.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에 쌀이 부족하니까 모시를 넣어서 떡을 한 거예요. 모시와 쌀을 1:1의 비율로 섞어서 송편을 만들어요."

영광 두우리 녹색체험마을의 유덕엽(47)씨는 옛날에는 쌀이 부족해서 송편을 할 때 모싯잎을 이용했던 것인데 요즘은 모싯잎 송편이 웰빙음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무더운 여름철 영양식으로 모싯잎송편이 어떨까. 영광의 모싯잎 송편은 삶은 모싯잎과 쌀을 곱게 갈아서 천일염을 넣어서 반죽을 한다. 소는 동부콩을 넣는다. 이렇게 해서 만든 모싯잎송편은 쫀득하니 맛도 좋은 게 크기도 엄청나 서너 개만 먹으면 배가 찬다.

모싯잎송편은 맛과 향도 그만이다. 처음 먹어본 사람에게도 전혀 거부감이 없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영광 해변에서 해풍을 맞아가며 자란 모싯잎에는 식이섬유와 칼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모시는 한 해가 지나면 10뿌리가 20뿌리가 될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다. 영광군 염산면 두우리 상정마을에는 모시 잎이 지천에 널려 있다. 옛날에는 밭에서 재배했던 모시가 지금은 산기슭이나 언덕배기에 자생한다.

"모시는 약을 해도 안 죽어, 잎만 죽지 해가 지나면 다시 살아나요."

한여름에 먹는 파릇한 모싯잎송편은 그 느낌이 별다르다. 송편은 역시 모싯잎송편이다.
 한여름에 먹는 파릇한 모싯잎송편은 그 느낌이 별다르다. 송편은 역시 모싯잎송편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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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를 이용한 송편은 상온에 며칠을 두어도 잘 변하지 않으며 말랑말랑하다. 쉽게 상하지도 않아서 한여름에 먹기에도 좋다. 한여름에 먹는 파릇한 모싯잎송편은 그 느낌이 별다르다.

모시는 다년생 풀로서 섬유재료로 쓰였으나 최근에는 식재료로 송편에 많이 이용한다. 모싯잎송편은 일반송편보다 2~3배 크게 만든다.

녹색체험마을의 모싯잎송편은 주문 생산을 한다. 무더운 여름철 별난 음식 '모싯잎 송편', 올 여름 영양식은 향이 은은하고 쫀득한 모싯잎 송편이 좋을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모싯잎송편, #녹색체험마을,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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