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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게탕 한번 드셔보세요”
ⓒ 조찬현
빠아앙∼ 열차가 기적을 울리며 지나간다. 압록유원지 강을 가로질러간다. 섬진강에는 물놀이하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인다. 강변을 거슬러 오르니 강가에는 음식점이 연이어 나타난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지."

어디가 좋을까.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오가며 살펴봤다. 강을 가로지르는 압록 옛다리 부근이 제법 운치 있다. 앞산도 이곳이 좋은지 강에다 산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그림 같은 2층 통나무집 앞에 멈춰 섰다. 통나무집은 소박한 아름다움이 배어 있다.

▲ 빠아앙~ 열차가 기적을 울리며 지나간다. 압록유원지 강을 가로질러간다.
ⓒ 조찬현
예부터 알아주는 섬진강의 명물 참게탕

뜰에는 접시꽃과 이름 모를 아름다운 꽃들이 송이송이 피었다. 어찌나 향이 진한지 아득하다. 아주머니에게 꽃 이름을 물으니 그 아주머니 왈 "이꽃이 뭐다요"하며 재차 할머니에게 묻는다. 귀를 쫑긋하고 들었는데 실망스런 대답이 들려온다. "나도 몰라"하는, 그러니 나도 모를 수밖에….

"아짐! 이 집에서 가장 잘하는 음식이 뭐다요."
"참게탕 한번 드셔보세요."
"그럼 참게탕으로 주세요."

▲ 힘이 넘치는 국내산 은어
ⓒ 조찬현
▲ 부드러운 가지나물과 초무침한 죽순나물
ⓒ 조찬현
섬진강의 명물은 참게와 은어다. 참게와 은어는 대부분 자연산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체수가 줄어 양식산을 사용하기도 한다. 은어구이나 은어튀김도 좋지만 오늘의 메뉴는 참게탕이다. 옛날부터 섬진강의 참게는 알아준다. 참게는 가을철이 최고지만 지금도 먹을 만하다.

가지를 쪄서 양념해 접시에 가지런히 펼쳐놓은 가지나물은 부드럽다. 초무침한 죽순나물도 그 맛이 어지간하다. 참게탕은 우거지를 듬뿍 넣고 고추 양념과 된장을 넉넉하게 풀어 넣는다. 각종 천연재료와 들깨를 갈아 만든 들깨물과 참게를 통째로 넣어 끓인다. 이때 팽이버섯과 홍. 청고추, 대파와 마늘을 다져 넣는다. 대파는 냄새를 잡아준다.

참게 발라먹는 재미 쏠쏠

참게는 섬진강에서 직접 잡아 사용한다. 참게탕 국물은 된장의 구수함이다. 뚝배기에 가득 담겨 나온 참게탕에는 참게가 푸짐하다. 살집이 제법 오른 참게를 발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참게다리를 아작아작 씹어 발라먹는 것이 좀 귀찮다 싶지만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는다면 참게의 진짜 참맛을 맛볼 수 있다. 바닷게와는 달리 껍질이 부드러워 그냥 씹어 먹으면 참게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 섬진강 참게 맛 끝내줍니다.
ⓒ 조찬현
▲ 살이 꽉 찬 참게 발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 조찬현
▲ 시래기가 넉넉하게 들어간 참게탕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별미다.
ⓒ 조찬현
시래기가 넉넉하게 들어간 참게탕 국물에 밥을 말아먹으면 별미다. 밥 한술 뜨고 풋고추를 막된장 찍어 한입 베 물면 고향의 맛에 눈이 번쩍 뜨인다. 참게탕의 구수한 국물 맛 또한 일품이다. 맛깔스럽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인 참게탕은 소화흡수가 잘 되므로 허약체질인 어린이나 노인에게 좋다.

▲ 섬진강 강가에 어둠이 내리자 수박등 불을 밝힌다.
ⓒ 조찬현
▲ 통나무집산장의 야경
ⓒ 조찬현
섬진강 강가에 어둠이 내리자 수박등 불을 밝힌다. 숲에서 매미 울음소리 들린다. 섬진강가의 시간은 너무 빠르다. 그냥 보내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들이 언뜻 스쳐 지나간다. 시장기도 이젠 가셨겠다. 평상에 앉아 섬진강 물결을 바라보니 하염없이 행복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큐와 U포터뉴스에도 보냅니다.


태그:#참게탕, #압록유원지, #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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