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의 주전 가드 김현중(29, 178cm).

 

동양 오리온스 김승현의 후배이자 같은 포지션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동양 오리온스에 지목되어 KBL선수생활을 시작하였으나, 두각을 나타낼 기회가 없어 2년동안 벤치를 지킨 후 상무에 입대하여, 작년 제대를 하였다. 상무에서 꾸준한 선수생활을 했으나 프로무대와 아마추어 무대는 실전면에서도, 규모면에서도 다를수 밖에 없다.

 

제대 후 울산 모비스로 팀을 옮기게 되었으나 김현중의 이적 소식에 관심을 두는 이는 없었다. 오히려 LG로 옮기는 전형수(32, 181cm) 라는 선수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었다.

 

모비스의 최고 가드인 양동근이 상무에 입대를 하면서 비워진 주전 가드자리를 하상윤(34, 180cm), 박구영(26, 183cm)등과 다투어야 했다. 감독님의 특성상 아니다 싶으면 기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했다.

 

제대를 하고 나서 팀을 옮긴 후 주전 경쟁에 돌입. 피나는 연습을 했다. 양동근이 빠지고 특별한 스타 플레이어가 없어 팬들과 언론의 관심은 제로에 가까웠다. 오히려 그런 무관심이 더욱 열심히 하게되는 채찍과도 같았다.

 

"관심도 두지 않는 선수들이 똘똘뭉쳐 죽기살기로 열심히 해서 일을 내보자고 했죠"

모비스로 옮긴 후 만난 김효범, 함지훈, 우승연, 천대현등의 동료들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시즌 개막과 함께, 하위권에서 맴돌것이라던 예상을 뒤엎고 모비스가 선두경쟁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김현중의 맹활약이 있어서였다. 김효범등의 동료 선수 덕이라 하는 그의 겸손 뒤에는 칭찬에 어색한 미소가 담겨있다.

 

사실, 그의 플레이를 접했던 것은 그가 LG에 있었던 지난 2005-06시즌이었다. 당시 LG에는 황성인이라는 가드가 있었고, 김현중은 벤치를 지키는 이름모를 신인선수였다. 황성인이 부상으로 빠진 어느날, 신선우 전 감독의 부름에 경기장으로 발을 들여놓은건 아직 어린 티가 물씬 나는 김현중이라는 선수였다.

 

작고, 웨이트도 날렵해 보인다는 것 이외에는 평균 이하의 선수로 보였다. 긴장한 탓이 역력했다. 허둥대며 긴장한 티가 그대로 전해졌다. 

 

몇분이 지났을까... 방금전 긴장하던 작은 선수는 금새 코트를 휘젓고 다녔다.

'빠르다!'

 

엄청난 속도로 상대팀을 파고드는 모습과, 대담하게 드라이브인을 시도하며 본인보다 20cm이상 차이나는 선수들 사이에서 슛을 성공시키는 모습을 보며, 진흙속에 진주가 있다면 바로 저 선수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한달도 못 되어 그는 허벅지 부상을 입었고, 그대로 시즌 아웃이 되고 말았다. 그 때의 부상이 아니었다면 김현중의 이적이 초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의 첫 경기의 승리. 그 후로 나오는 그에 대한 기사. 이미 그랬던 선수이건만... 뒤늦게 주어지는 관심은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관심에 목말라 했었던 듯, 김현중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대담해 지고 과감해 졌다.

 

지난 12월 LG와의 경기에서 벌어진 3.3초를 남기고 버저비터 역전 드라마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한달도 못 되어 12월 31일 KTF와의 경기에서 그는 레이업 슛을 한 뒤 착지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려 부상을 당한다. 시즌 초반 이미 한번 발목 부상으로 2주간 결장한 기록이 있는 그였기에, 반복된 충격은 심각했다.

 

수술을 하게되면 꾸준한 관리와 계속되는 물리치료가 있어야 하기에 운동선수들은 가급적 수술을 피하려 한다. 그 역시 수술은 피하려 했으나 그렇게 하기엔 통증이 컸고, 그의 남은 운동선수 기간도 길었다.

 

수술을 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잡았고, 지난 2월 25일 명동에 있는 인제대학교 백병원에서 수수을 받았다. 

 

병상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던 그가 놀란 눈으로 어떻게 알고 왔냐고 묻는다. 이미 언론에 수술 소식이 퍼져 있었고, 쉽게 찾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TV에서는 모비스와 동부와의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역시 팀 경기를 챙기고 있었다. 수술을 받아 깁스를 해 놓은 다리를 보며 괜찮냐 물으니 괜찮다며 발그레한 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오른 발에 비해 혈색도 좋지 않아 보이고, 수술 후라 그런지 조금 더 부어 있는 듯한 왼발이었다.

 

"수술 후 3개월은 꾸준히 물리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수술이 잘 되어서 2달 후면 운동을 다시 시작 할 수 있을겁니다 몸도 많이 좋아졌고..."

 

3월 2일에 퇴원하여 재활에만 매진할 것이라는 그는 부상으로 인해 팀에 공헌 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 하고 있었다.

 

지난 LG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려던 시점에서 부상으로 좌절 했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다시금 그 악몽이 되풀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생겼다.

 

하지만 그는  "부상으로 인해 경기장에 가지 못하고 숙소에서 쉬고 있는데 선수들이 빨리 복귀라하며 농구화에 7번을 직접 써서 뛰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아직 보여줄게 많이 남아있다"라고 했다. 그의 눈빛에서 그의 농구에 대한 열정을 읽을 수 있었다.

 

그의 싸이월드 홈페이지 www.cyworld.com/hj0611 은 현재 닫혀 있지만, 얼마 전 까지만 하더라도 올 시즌 챔피언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굳은 의지가 크게 피력이 되어 있었다.

 

"다음 시즌에는 더욱 더 열심히 해야죠."

 

부상이라는 힘든 터널을 뚫고 다시금 힘찬 모습으로 떠오늘 그의 모습을 기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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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2 10:56 ⓒ 2009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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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중 모비스 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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