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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가 12월 29일 오후 1시 22분경 미디어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
 미네르바가 12월 29일 오후 1시 22분경 미디어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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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8일 오후 '미네르바'로 추정되는 누리꾼 박아무개(30)씨를 인터넷에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긴급 체포한 사실이 알려졌지만 '미네르바'의 정체는 여전히 미궁이다.

검찰이 밝힌 박씨의 신상정보와 그동안 통설로 굳어졌던 '미네르바'의 신상정보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검찰이 밝힌 박씨의 경력을 볼 때 그동안 보여준 놀라운 경제 예측이 가능하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박씨가 '미네르바'가 사용한 IP 주소 중 하나를 사용한 점, 그리고 자신이 그동안 글을 써왔다고 검찰 조사에서 밝힌 점 등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선 지금까지의 언론보도와 미네르바 본인 글을 통해 드러난 '미네르바'의 정체와 검찰이 이날 밝힌 박씨의 신상정보를 비교해봤다.

[의문①] 50대 초반 증권맨 출신이라더니, 전문대 출신 무직?

지금까지 '미네르바'는 '해외 체류 경험이 있는 증권맨 출신의 50대 남성'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는 정보당국을 통해 나온 사실이었다. <매일경제>는 지난해 11월 12일 정보당국 관계자의 입을 빌어 "(미네르바는)나이는 50대 초반이고, 증권사에 다녔고 또 해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남자"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이어 11월 21일 '미네르바의 지인'도 아고라에 등장했다. 자신을 경제학 교수라고 밝힌 'readme'는 "최근 지인을 통해 K라는 사람이 미네르바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사실상 앞서 나온 신상정보를 확실시 했다.

더불어 'readme'는 "명문학교의 얼마 안 되는 수의 학생들 사이에서도 그는 너무나 조용한 아이였다"며 "그동안 대한민국 재계의 유명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1% 상위층 중의 상위에 속하는 0.1% 극상위층"이라는 추가적인 정보를 내놓기도 했다.

앞서 자신을 '시장통고구마', '늙은이' 등이라고 밝혔던 '미네르바' 역시 <신동아> 12월호의 기고문을 통해 "증권사에 근무한 적이 있고 해외체류 경험도 있다, 그러나 나이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이 지난 7일 긴급체포한 '미네르바' 박아무개(30)씨는 이 같은 신상정보와 전혀 일치하지 않는 인물이다.

그는 현재 무직이고 증권사에 근무한 적도 없다. 나이도 50대 초반이 아닌 30세의 전문대 졸업생이었다. 게다가 검찰관계자는 이날 "체포된 박씨의 출입국 관리 기록을 살펴봤지만 외국에 나간 경험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의문②] 귀신 같던 예측과 분석, 독학으로 공부한 실력?

지금까지 '미네르바'는 이른바 '인터넷 경제대통령'으로 추앙받았다.

'미네르바'가 지난 11월 13일 잠적을 예고하며 올린 '이제 마음속에서 한국을 지운다'는 글은 22만여 건이나 조회됐고 3600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미네르바'가 자신이 쓴 글을 모두 지웠을 때, 누리꾼들은 곳곳에 퍼 날라진 그의 글을 찾아다 책으로 엮어 낼 정도였다.

이 같은 추앙의 배경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통렬한 비판에 있다. 특히 '리먼 브러더스 파산(9월 10일)', '달러-원 환율 1500원 돌파(10월 5일)',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10월 초)' 등은 시장에서 그대로 실현됐다.

그의 글을 읽어본 전문가들도 그의 분석력을 인정했다. 참여정부 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 11월 '미네르바'에 대해 보도했다 왜곡 논란에 휩싸인 KBS2 <시사360> 게시판에 직접 글을 남겨 "(미네르바는)내가 아는 한 가장 뛰어난 국민의 경제스승"이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다.

몇몇 전문가들은 '미네르바'의 글을 보고 그가 현장 경험이 있는 전문가일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대우증권 출신이자 현재 재야 증권전문가로 활동 중인 '무극선생' 이승조(50)씨는 지난해 12월9일 SBS라디오 <김민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실무경험이나 현실감각이 굉장히 뛰어나신 분 같고, 내용을 보면 실질적으로 한 20년 정도의 현장(에서 일한) 느낌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다른 경제학자나 금융 전문가들도 각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네르바'가 주로 일본 외환 시장을 통해 나온 자료를 사용하고, 특히 환시장에 대해 귀신같은 예견력을 보이는 것 등을 미루어 일본 엔화를 거래하는 환 딜러일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체포된 박씨의 경우, 이 모든 추측에 해당되지 않았다. 박씨는 외국계 금융기관나 증권사에서 일한 경력이 전혀 없다. 대학 시절에도 경영학이나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박씨가 경제학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혼자서 책을 사서 관련 공부를 좀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미네르바' 있을 수 있다... 검찰 수사는 계속 된다

검찰도 이 같이 풀리지 않는 의문점에 대해서 고심하고 있다.

현재 검찰은 박씨와 함께 글을 올린 다른 '미네르바'가 있는지 여부를 수사하는 한편, '미네르바'가 지난달 29일에 쓴 글 외에 다른 글의 IP 주소에 대해서도 계속 추적하고 있다. 아울러 박씨의 자택에서 압수한 컴퓨터 하드디스크도 분석 중이다. 그러나 박씨는 이 모든 의문점에도 불구하고 "29일 글 외에 다른 100여편의 글도 자신이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오는 9일 오전 중으로 박씨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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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미네르바, #경제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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