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 선수

김현중 선수 ⓒ 김진호

프로농구의 시즌이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2008-20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의 2라운드 경기가 계속되고 있다. 아직은 초반이기 때문에 각 팀은 한경기 한경기마다 바뀌는 순위에 민감하고, 팬들 역시 좋아하는 선수와 구단을 향한 애정공세를 펼치고 있다.

 

KBL에 등록된 프로농구 구단은 모두 10개 구단. 그 중 고액연봉을 받는 수퍼스타급 플레이어는 각 팀에 불과 몇명 되지 않는다.

 

매년 신인 스타가 탄생하고, 백전노장 선수가 은퇴를 하면서 스타 플레이어들의 위상이 바뀌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틀이 변하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외국용병들이 영입된 이후, 국내 선수들의 설자리가 그만큼 줄어들면서 스타로 발돋움할 기회가 없다.

 

수퍼급 신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어급 선수도 아닌 선수 중, 이번 시즌 가장 돋보이는 선수가 한 명 있으니 그가 바로 김현중이다.

 

어디서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인터넷상의 은어)이냐, 인기 아이돌 그룹 SS501멤버 이름이냐 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12월 1일 현재 당당히 어시스트 부문 랭킹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소속팀인 울산 모비스를 공동 1위에 자리매김 하게 한 주인공이다.

 

그동안 어디에 있었냐는 궁금증이 생길 법도 하다.

 

김현중은 동국대를 졸업하고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1위로 동양 오리온스에 입단하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직속 선배인 김승현이 있었다. 워낙 친했던 선배라 편하고 좋았지만, 김승현은 신인 김현중에게 넘지 못할 큰 산이었다.

 

줄곧 벤치를 지키다 2005년 LG세이커스로 팀을 옮겼다. 이미 황성인이라는 가드가 있었고, 현주엽이라는 가드형 포워드가 있었다. 김현중에게는 이렇다 할 기회가 오지 않았고, 후반에 단 몇 분 뛰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2006년 상무에 입대하게 되었고, 전국체전, 농구대잔치, 국제 군인 농구대회 등을 출전하며 무뎌진 경기 감각을 살릴 수 있었다.

 

심판에게 어필하는 김현중 11월 30일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심판에게 어필하는 김현중

▲ 심판에게 어필하는 김현중 11월 30일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심판에게 어필하는 김현중 ⓒ 김진호

제대 후 울산 모비스의 전형수와 맞트레이드가 된 김현중. 말이 트레이드지 같은 포지션의 선수와 트레이드는 방출과 다름 없었다. 하지만 이것이 김현중에게는 행운이었다. 울산 모비스의 특급가드 양동근이 상무에 입대하며 리딩 가드로서 활약할 기회가 생긴 것.

 

그동안 벤치에서 머릿속으로 그려야만 했던 플레이를 직접 펼쳐 보일 수 있었다. 2008시즌이 시작되고, 첫 경기가 공교롭게도 LG세이커스와의 경기였다. 작년 LG에서 뛰었던 용병 블랭슨과 함께 LG세이커스를 상대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첫 승의 감격을 안았다.

 

전형수를 영입하며 2006-07시즌 신인왕에 빛나는 이현민과 함게 공격루트의 다양화를 꾀했던 강을준 감독은 아마도 크게 후회를 하고 있지 않을까.

 

12월 1일 현재 김현중은 득점부문 국내 10위(10.92점), 어시스트 전체 4위(6.08개), 3점슛 성공률 전체 3위(51.43%)로 억대 연봉을 받는 많은 선수들을 제치고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김현중의 연봉(5천500만원)을 감안하면 울산 모비스는 엄청 남는 장사(?)를 하는 셈이다.

 

특히 11월 30일 벌어진 삼성 썬더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초특급 컴퓨터 가드 이상민과 이정석을 상대로 대등한, 아니 그 이상의 플레이를 펼쳐 관객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이상민과 이정석이 번갈아가며 매치업을 하였으나, 둘 다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자단과의 인터뷰가 아직은 어색하고, 박수를 보내고 사인 공세를 하는 팬들이 아직은 멋쩍은 김현중. 속공능력으로 올 시즌 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그가 차세대 특급 가드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2008.12.01 13:24 ⓒ 2008 OhmyNews
프로농구 김현중 스타 SS501 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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