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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영광에 있는 성지송학중학교 1학년 학생 22명 전원은 선생님, 학부모님들과 함께 지난 7월 14일부터 16일까지 2박 3일간의 자전거 국토순례 행사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번 1학년의 자전거 국토순례는 2학년의 도보순례, 3학년의 뗏목탐험과 함께 학년별로 전체가 이수해야 하는 단체 필수과제 중 하나로 올해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자전거 순례'라는 주제였으며 '시원한 지구를 위한 우리들의 발구름'이라는 소제목도 달았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고민해 정한 구호였습니다.

영광군 군서면에 있는 학교를 출발해 함평, 무안을 거쳐 신안군 임자도에 이르는 총 114.8Km의 짧지 않은 거리를 주행하면서 학생들은,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한낮의 뙤약볕을 온몸으로 받아가며 비지땀을 흘렸고 오르막을 만나 힘겨워 하기도 했지만 서로를 격려하고 어려움을 함께 하면서 끝내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 완주해 내는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순례중 만난 오르막 도로. 힘겨워 하면서도 학생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 힘겨운 오르막 순례중 만난 오르막 도로. 힘겨워 하면서도 학생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 천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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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에서는 청정한 교통수단인 자전거 페달을 굴리며 태양광 발전소를 견학하기도 하고 지구 온난화에 대해 학부모님의 강의를 준비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자칫 흔하디 흔한 '자전거 여행'으로 끝나기 쉬운 '순례'의 의미를 더더욱 풍부하게 했으며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을 넓히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이 태양광 발전소에 들러 선생님의 노상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 태양광 발전소 견학 학생들이 태양광 발전소에 들러 선생님의 노상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 천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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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중 빨래며 끼니 문제 역시 학생들 스스로의 몫이었습니다. 5~6명씩 모둠을 만들어 식단을 짜고 조리를 하며 먹고난 후의 설거지까지 학생들은 지난 5월에 있었던 지리산 종주를 통해 얻었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일사천리로 진행해 나갔습니다. 학부모님들은 마지막날 저녁에 삼결살 파티를 열어 이들을 격려했을 뿐입니다.

1일차 숙소에서 학생들이 저녁을 먹고 있습니다.
▲ 즐거운 식사시간 1일차 숙소에서 학생들이 저녁을 먹고 있습니다.
ⓒ 천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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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부쩍부쩍 커 가는 신체의 발육에 비해 지적능력은 그를 따라잡지 못해 혼란을 느껴 깊은 고민없이 자연스럽게 반항적이 되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다양한 경험을 통해 몸과 마음이 균형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호연지기'를 강조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극한으로 치달을 수 있는 사고의 폭을 조금 더 넓고 깊게 하라는 어른들의 '충고'인 셈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국토를 온몸으로 느끼고 환경에 대한 인식까지 넓히고 있는 성지송학중학교의 자전거 국토순례는 여러모로 의미있는 실험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책만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한가지 더 쌓아 나가고 있습니다. 그 경험들은 이후의 삶속에서 어려울 때마다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중간 휴식지점에서 서로의 등을 두들겨 주며 격려하는 모습입니다.
▲ 서로를 격려하며 중간 휴식지점에서 서로의 등을 두들겨 주며 격려하는 모습입니다.
ⓒ 천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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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아이들이 교과서속 시험 기계가 되는 걸 거부하며 올바른 인성을 갖추고 성숙한 인간이 되기를 먼저 생각하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이런 학부모들의 간절한 바람이, 현장에서 묵묵히 이것을 실천하고 계신 선생님들의 굳은 의지와 어우러지며 학생수 60여 명의 작은 학교에서 조금씩 그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꿈이 영글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이 벌써 다섯번째, 성지송학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자전거 국토순례 무사완주를 자축합니다!


태그:#성지송학중, #자전거국토순례, #대안학교, #전라남도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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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분야는 역사분야, 여행관련, 시사분야 등입니다. 참고로 저의 홈페이지를 소개합니다. http://www.refdo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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