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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3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많은 10대, 특히 여중고생들이 촛불문화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10대들의 유쾌한 반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발적인 10대들의 집회 참여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에서는 그들을 '단속 대상'으로만 묶어두려 합니다. 10대들이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이슈의 주도권을 쥔 것만큼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합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서울의 한 여고 2학년에 다니는 강유진(가명) 학생이 보내온 글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광우병 위험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13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재협상을 촉구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저는 서울의 한 여고 2학년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정치 쪽엔 많은 관심을 두고 살아가지 않으려고 했으나 나라가 그럴 수 없게 만들어 버렸네요.

 

제가 처음으로 '미국산 쇠고기 협상 관철소식'을 접한 건 TV뉴스가 아닌 한 인터넷 카페였습니다. 인테넷에서 네티즌들은 이미 미국산 쇠고기 개방에 대해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었습니다. 그 날, 집에서 공중파 방송3사 뉴스를 다 돌려 봤지만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언급이 일체 없어서 정말 당황했습니다. 그 후로도 며칠간 TV에선 아무 소식이 없었습니다. 독재는 언론 통제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무서웠습니다. 

 

SRM(광우병 특정위험물질)과 30개월 이상인 미국산 쇠고기 개방, 그리고 광우병 위험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난 후, 국민들은 나라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저 또한 '정부에서 할 수 없다면 나라도 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나섰습니다. 절대 누가 선동해서 움직인 건 아닙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의 뜻은 하나였습니다.

 

"막아야한다. 그리고 살아야한다."

 

많은 10대들은 '10년 후, 한창 꿈을 이루고 살아갈 나이에 광우병에 걸려 죽을 수 없다'고 외치며 촛불을 들었습니다. 자신과 가족 그리고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애들이 뭘 안다고"라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학생들은 근거 있고 타당한 사실들에 대해 공부하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하며, 민주주의 국가를 만들어 나가려고 학생들 스스로가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왜 묵살하려고만 할까요

 

이렇게 많은 학생들, 국민들이 알고 있는 사실을 왜 정부는 모르고 있는 걸까요. 왜 묵살하려고만 할까요. 정부 스스로 추진한 정책이 당당하다면 지금처럼 학생들을 촛불문화제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행동은 보이지 말아야 합니다. 정부가 하는 말이라고는 하나같이 빈틈투성이어서 국민들의 걱정은 날로 증폭되어만 갑니다.

 

정부에서 내놓은 '10문 10답'을 보면 별로 과학적이지도 않은 내용들로 변명거리를 늘어놓았습니다. 일명 '광우병 괴담'이라는 것에 맞서 국민들을 안심시키려 했던 취지였겠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난 듯합니다.

 

이렇게 국민들이 진정으로 걱정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한 정부에 대해 국민들은 더 분노합니다. 때문에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나날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취임 후 몇 달 되지도 않아 지지율이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만 봐도 알 수가 습니다. 물론 저 또한 이명박 대통령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위험하다는 걸 뻔히 알면서 조용히 협상 해놓고 "이제부터는 소비자의 몫"이라고 말하는 무책임한 대통령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겠습니까. 1% 위험성이라도 존재한다면 국가는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줘야합니다. 우리는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고요.

 

정부는 "소를 이용해 만드는 화장품이나 생리대 등을 사용해도 광우병에 전염된다"는 우려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는 '괴담'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식약청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나 SRM으로 만든 화장품은 사람 눈이나 피부상처 등을 통해 광우병으로 전염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계속 미국을 믿으라고 말합니다. 지난달 4일에 있었던 일처럼 자기 나라에서 유통되는 쇠고기에서도 편도를 제거하지 않는 실수를 저지르는 미국입니다. 이런 미국을 무슨 근거로 믿으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검역 주권을 포기하면서까지 미국과의 협상을 추진해야 했던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한 정부는 미주 한인 단체장들 몇 명 모아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것과 한국으로 수출되는 쇠고기는 똑같다" 등의 발언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사실과 달랐습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었다고 불과 몇 달 만에 달라진 행정 관료들의 태도도 참 놀랍습니다.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통상정책관은 광우병 위험물질에 대해 "마치 독을 제거하고 우리가 복어를 아무걱정 없이 먹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떻게 고위 관료가 광우병을 복어의 독에 비유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광우병은 없어지고 있는 게 아닌 확산되고 있는 21세기 신종병 입니다. 국민들의 목숨이 달린 사안인 만큼 불안감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합니다.

 

지금과 같은 정부의 안이한 태도는 오히려 국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킬 뿐입니다. 그리고 촛불은 오래도록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이 나라에서 태어난 걸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촛불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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