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줄기와 잎 모두 퉁퉁한 마디 형식으로 이뤄져 있어 '퉁퉁마디'로도 불리는 함초. 바닷물 속에 들어있는 갖가지 미네랄 성분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이돈삼
살다보면 예전에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는데 지금은 귀한 대접을 받는 게 있다. 쓸모 없다고 버렸던 것이 유용하게 쓰이는 것도 있다. 해안가나 염전에서 바닷물을 먹으면서 자라는 함초(鹹草)가 이와 같다.

줄기와 잎이 퉁퉁한 마디 형식으로 이뤄져 있어 '퉁퉁마디'로도 불리는 함초는 사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하찮은 풀로 취급을 받았다. 특히 염전에서는 소금 생산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애물단지 신세였다.

이 함초가 요즘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유기농산물을 선호하는 시대흐름과 맞아떨어지면서 입소문을 타고 그 효능이 빠르게 알려진 덕분이다. 갯벌이나 염전에서 바닷물을 빨아들이기 때문에 각종 영양성분을 품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한발 나아가 '바다의 산삼'으로까지 불린다.

함초에는 철분이 김의 2∼5배, 칼슘이 우유의 5배, 칼륨이 감자의 7배, 요오드가 1일 권장섭취량의 8배나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인삼의 주요 성분인 사포닌과 미네랄, 각종 효소도 농축된 상태로 지니고 있다는 것.

이처럼 여러 영양소가 포함돼 있는 함초는 변비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피부 미용에도 좋다. '먹는 화장품'으로 불리는 이유다. 고혈압과 당뇨병에도 효과적이다.

전라남도가 함초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이 때문이다. 갈수록 늘고 있는 폐염전을 활용, 전략산업으로 키운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폐염전은 어업인들의 소득원 상실과 연안환경 정체 등을 가져와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던 터여서 일석이조의 효과도 예상됐다.

▲ 윤병재 박사가 터를 잡고 있는 장흥군 용산면 계산리 폐교 부지에는 함초 외에도 갖가지 약초류가 자라고 있다. 윤 박사가 그 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돈삼
윤병재(40·전라남도 장흥군 용산면 계산리) 약학박사.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10년 동안 수입식품 검역과 전염병 예방업무를 담당했던 그가 과감히 사표를 내고 나온 것도 함초의 매력을 예견한 결과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윤 박사는 지난 2005년 8월 아무런 연고도 없던 전남(장흥)에 터를 잡고 함초 생산지도와 가공을 시작했다. 전라남도 역시 지역특화 사업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터였다.

그해 처음 신안지역 어민들과 계약재배를 통해 생초 100톤을 사들이고 그가 직접 위생적으로 가공을 했다. 일본에 함초분말 100g짜리 1000개를 보낸 것은 지난해였다. 홍보에 의미를 둔 첫 수출이었지만 다이어트식품으로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말과 올 3월 참가한 중국 상하이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2일과 3일에는 일본의 바이어들이 직접 함초 재배단지를 둘러보고 수출상담을 하기 위해 왔다. 수출은 7월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윤 박사는 이를 감안, 올 가을 함초 500톤을 사들일 계획이다.

▲ 수출상담을 하고 있는 윤박사(왼쪽), 오른쪽 사진은 윤 박사가 자신을 전라남도로 이끈 박준영 전남도지사에게 함초의 성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 이돈삼
지금까지 윤 박사가 재배에서 생산, 가공까지 직접 관여하면서 만든 제품은 함초를 이용한 분말과 환, 소스 등이다. 함초를 깨끗이 씻고 저온에서 말려 식이섬유 성분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

분말은 물이나 주스, 요구르트 등에 타서 마시거나 음식을 조리할 때 쓴다. 소스는 육류와 생선의 노린내나 비린내를 없애고 맛을 담백하게 해준다. 찌개 등에 넣으면 그 맛을 더해준다.

현재 유기농산물 전문판매점 등을 통해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 제품에 대한 신뢰와 그에 대한 믿음으로 신용을 쌓아 하루가 다르게 고객층을 넓혀가고 있다. 재구매율 100%라는 게 그의 자랑이다.

윤 박사는 "금명간 함초를 이용한 음료와 조미료, 화장품 등을 선보이고, 앞으로 산·학 컨소시엄을 통해 건강보조식품이 아닌 간장과 된장, 과자류 등을 만드는 식품소재산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일본은 물론 미국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 갯벌에서 주로 자라는 함초는 여러 갈래로 마주나서 자라고, 잎이 성장하면서 줄기가 되고 그 줄기에서 씨앗이 나온다. 봄부터 여름까지 진한 녹색을 띠다가 가을이 되면서 점점 노랗게 변한다. 늦가을쯤에는 진한 빨강색이 된다.
ⓒ 이돈삼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