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케냐 몸바사에서 열린 IAAF 집행이사회 투표에서 2011년 대회 대구유치가 발표되자 김범일 대구시장 등 공식대표단 일행이 손을 치켜들고 환호하고 있다.
ⓒ 대구광역시
지난 2003년 8월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원회(IOC) 위원장의 우연찮은 권유로 시작된 '달구벌의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

27일 케냐 몸바사 화이트샌즈 호텔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이사회에서 대구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도시로 최종 결정났다.

일카 카네르바(핀란드) 이사 등 3명의 집행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빠져 25명이 참가한 이날 투표에서 대구는 직전까지 모스크바 등과 치열한 각축전을 펼쳤지만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IAAF의 마음을 움직여 15표를 획득,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대구는 특히 마지막으로 참가한 프레젠테이션에서 김범일 대구시장이 직접 '대회에 참가하는 각국 선수단·임원들에게 모든 숙박비를 제공하고 훈련장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카드를 제시해 세계육상 거물들의 표심을 사로잡았다.

또 각국 미디어 관계자에게 하루 100달러 실비의 숙식 제공과 삼성전자로 점쳐지는 국내 굴지 기업이 참여하는 스폰서 제안 등 막판 '히든카드'를 제시한 것도 한몫했다.

이렇듯 승리의 기운은 27일 오후(한국시간)에 진행된 최종 프리젠테이션에서부터 예감됐다.

40분 영상으로 구성된 프레젠테이션은 열기에 휩싸인 달구벌의 역동적인 장면을 비롯한 감동적인 영상과 실질적인 인센티브 약속 등으로 가득 차 집행이사 25명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았다.

대구 유치 소식이 알려지자 대구시민들도 온통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날 오후 7시 대구 동인동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일원에서 열린 '유치기원 거리응원전'에 참가한 시민들은 유치소식에 태극기와 유치 성공을 축하하는 각종 플래카드를 들고 일제히 환호했다.

시민 권영호(44)씨는 "반신반의했는데 유치가 확정되고 나니 한없이 기쁘다"면서 "대회 유치를 계기로 침체된 대구가 다시 한번 한국의 대표도시로 도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성공함으로써 한국 스포츠사도 한 획을 긋게 됐다.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불리는 하계올림픽, 월드컵축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모두 개최한 7번째 나라로 등극, 스포츠외교 강국의 반열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대구는 그간 다른 경쟁도시에 비해 낮은 지명도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3년 전부터 대구는 이 대회 유치를 위해 문화관광부와 협의를 시작하고 2005년 6월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유치위원회를 공식적으로 발족시키는 등 대회유치 추진체계를 조기에 구축해 IAAF 가이드 라인이 적용되기 전부터 유치를 위한 발 빠른 행보를 내딛었다.

▲ 27일 오후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열린 '세계육상 대구유치 기원 거리응원전'에 참가한 시민들이 대구유치 결정 소식에 기뻐하고 있다.
ⓒ 대구광역시
또 유럽을 제외한 타 대륙으로 육상저변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IAAF 내부 분위기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육상 붐이 조성되지 않는 대구의 약점을 유치를 위한 명분으로 개발한 점도 유치성공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더불어 2002월드컵, 2003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의 성공적 개최경험과 자크 로게 IOC 위원장과 IAAF 현지실사단도 찬사를 아끼지 않은 대구월드컵경기장 등 뛰어난 인프라, 시민들의 열띤 유치열기 등도 IAAF 집행이사들의 표심을 잡기에 충분했다.

또 지난달 IAAF 현지실사 기간에 나온 정부의 '한국육상발전 중장기 발전방안'과 노무현 대통령까지 나선 정부의 지원의지도 유치성공의 한 축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대구는 앞으로 동구 율하동 택지개발 지구 안 선수촌·미디어촌 건립과 메인스타디움으로 쓰일 월드컵경기장 시설을 개·보수하는 등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나선다.
2007-03-28 08:24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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