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작 < IKU >는 SF포르노다. 오르가슴을 데이타로 모으는 일을 하는 사이보그들이 주인공이다.
ⓒ 여성사전시관
가상세계가 그리는 여성 이미지, 버추얼 이미지는 여성에게 독일까? 약일까?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라고 해야 할까? '저런 섹스용 사이보그따윈 필요 없어'라고 해야 할까? '여성, 미래와 버추얼 이미지'란 주제로 영화 상영과 세미나가 열린다. 11일(월)부터 15일(금)까지다. 여성가족부 여성사전시관이 주최하고, 서울 대방동에 자리한 여성사전시관에서 열린다. 날마다 오후 1시와 3시, 두 차례 영화를 상영하고, 마지막날인 15일엔 세미나가 열린다. 주제가 '사이보그, 여성: 정체성의 신화와 해체'다. 상영하는 영화는 일단 고정 관념을 깬다. 오후 3시 상영하는 장편영화 < IKU >는 일단 아무 비디오 가게에서나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SF 포르노다. 슈리칭 감독이 만든 2000년작 대만영화다. 내용도 황당하다. 한 마디로 게놈 주식회사가 만든 사이보그 IKU가 시내 곳곳을 쏘다니며 섹스하는 이야기다. 그냥 섹스만 하냐? 이 IKU 하는 일이 오르가슴 데이터를 모으는 일이다. "현재 데이터가 빈 상태입니다"란 메시지가 뜨면, 얼른 지하철로 클럽으로 진출한다. 그리고 데이터를 차곡차곡 모은다. 물론 모으는 방식은 하나다. 섹스다. @BRI@오후 1시엔 1분에서 10분 가량 하는 단편을 모아 상영한다. <이브 감상>(원성구), <칼 크랙>(삭게오), <미래주의자의 인형>(클로디오 카스텔리, 이탈리아), < about dream >(백기은), <아미노셋>(자일가이즈, 영국) 5편이다. 여성의 버추얼 이미지 종합상자다. 이번 상영작을 고른 김연호 프로그래머(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대표)는 "미래, 300년 뒤 '여성'이란 이미지도 오늘날 여성 이미지와 별 다를 바 없이, 특징 없는 한 인류로, 섹스토이의 형태로, 생명체가 아닌 물질 같은 존재감으로 그려지곤 한다"며, "여성의 몸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됐지만 다양한 작품을 통해 '미래와 여성의 몸'에 대한 고민을 함께 풀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언니네트워크의 박세정씨는 "성별 없는 사이보그도 있고, 그런 사이보그와 사이버 시대가 여성에게 가져다 줄 장점과 가능성이 있었다"며 "하지만 남성 작가들이 보여주는 작품에서 여성 사이보그는 더 성애적이고 더 맘대로 다룰 수 있는 취약한 존재로 그려진다"고 꼬집었다. 15일 세미나에서 "왜 여성주의자들이 사이보그, 사이버에 대해 이야기하는가? 그것이 갖고 있는 가능성이 뭔가?"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영상 관람비 무료,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단편 <이브감상>
ⓒ 여성사전시관

덧붙이는 글 문의: 여성사전시관 http://herstory.mogef.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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