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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면산 자연생태공원 입구
ⓒ 박정민
바둑판 모양을 하고 있는 서울 강남에서 자연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서울의 남쪽 경계에 걸쳐있는 관악산-우면산-청계산-구룡산-대모산 줄기와 그 옆을 흐르는 양재천-탄천이라도 없었다면 강남은 사막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찾아볼 만한 생태요충지가 몇 곳 있는 것은 상당부분 돈의 힘이다. 하천을 되살리고 숲을 조성하느라 투입한 돈이 수백억원에 달한다. 구청 청사 하나 새로 짓는데 수천억원도 쓴다는 요즘이니 어찌 보면 대단치 않은 액수일지도 모르겠다.

논밭이었던 강남을 콘크리트 사막으로 바꾸느라 돈을 퍼붓고는, 심하다 싶었던지 조금이라도 되돌리느라 또 돈을 들이는 모습이라니…. 건설업이 그리 힘이 센지 새삼 수긍하게 된다. 묘한 심정으로 양재천 일대의 생태공원, 숲, 생태계보전지역들을 두 번에 나누어 돌아본다.

계곡 따라 유유자적, 우면산을 탐방한다

▲ 우면산 자연생태공원 초입의 저수지
ⓒ 박정민
제일 먼저 소개하고 싶은 곳은 우면산 자연생태공원이다. 아직 알려져있지 않은 편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나중에 따로 소개할 예정인 아차산 생태공원과 더불어 산기슭에 조성된 생태공원으로, 관악산의 오른쪽 줄기에 해당하는 우면산(해발 293m) 남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산기슭에 생태공원을 만드는 것이 자연훼손이 아닌지 우려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조성'되었다고는 하지만 등산로를 제외하면 인공시설은 최소화되어있다.

이용인원이 통제되고 탐방 가이드가 있지만 곳곳에 설치된 학습용 안내판들과 약간의 야생화 동산, 그리고 실용성은 별로 없어 보이는 조류관찰대 정도를 제외하면 보통의 인근 야산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 저수지에서 숲길로 이어지는 목재 데크 탐방로
ⓒ 박정민
▲ 오색딱다구리. 딱다구리류는 고목나무를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 따라서 이들이 보인다는 것은 숲의 보전상태가 그만큼 좋다는 의미가 된다.
ⓒ 박정민
이 곳의 가장 큰 특징은 탐방코스가 아닌가 싶다. 두 줄기의 계곡을 가운데에 두고 타원형으로 마련된 탐방코스는 보통의 등산로와 달리 산중턱을 향해 올라가는 듯 싶다가 반원을 그리며 돌아내려 온다.

연재 세번째 글인 홍릉수목원 편에서 잠시 언급했던 '트래킹과 관찰 중심의 산행'을 현실에 그대로 재현해놓은 셈이다. 땀 뻘뻘 흘리며 정상 정복의 목표를 달성하는 등산이 아닌 솔바람 맞으면서 숲길을 유유자적 거니는 산행의 맛을 한껏 누릴 수 있는 곳이 우면산 자연생태공원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하겠다.

▲ 봄을 맞아 활짝 핀 찔레꽃. 올 5월말 촬영. 우리가 보통 보게 되는 찔레꽃은 거의 흰색이다. "찔레꽃 붉게 피는~"이 아니라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인 셈이다.
ⓒ 박정민
이용인원 제한이 있으니 주말이라도 복작거릴 염려는 없다. 다소 까다로운 이용규정을 두고 불평만 할 게 아닌 이유 중 하나다. 여기에서 양재동 시민의 숲까지는 걸어서 30분 가량 걸린다. 버스로 세 정거장을 간 후 10분쯤 더 걸어가는 방법도 있다.

우면산 자연생태공원은...

▲ 위치: 서초구 우면동 산34-1번지 일대.
▲ 면적: 96000여평.
▲ 특성: 산기슭에 조성된 생태공원.
▲ 연혁: 서초구에서 약 21억을 들여 2002년 11월 ~ 2003년 12월 조성. 2004년 7월 개원.
▲ 이용: 전화 및 인터넷을 이용한 사전예약제. 시간당 40명으로 입장인원 제한. 월 휴장(단,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개장).
▲ 교통: 3호선 양재역 7번 출구 -> 3412번 버스로 종점(형촌) 하차 -> 표지판을 따라 도보 5분.
▲ 기타: 매일 2회 탐방 가이드 프로그램 실시.
▲ 홈페이지: http://www.seocho.go.kr/umyeon

덧붙이는 글 | 양재천 일대의 생태마실은 하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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