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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 기프트 카탈로그 홈페이지
ⓒ goodgift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선물을 준비할까? 고급 향수, 감미로운 초콜릿, 따뜻한 겨울 옷… 모두 좋겠지만, 혹시 양·닭·돼지…이런 가축 한 마리 선물하는 건 어떤가?

BBC 인터넷 매거진 13일자는 최근 영국 내 급격히 늘고 있는 크리마스 이색 선물을 소개하고 있다. 전혀 선물로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염소·닭·돼지·낙타 같은 동물이 인기 크리스마스 선물로 떠오르고 있는 것.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런 이색 선물을 받는 것은 나쁘지 않다. 다만 그 선물을 마땅히 보관해 둘 곳이 없어 이만저만 골치가 아니다. 사실 이와 같은 특이한 선물에 담긴 의도는 상대방에게 깜짝 선물로 즐거움을 주는 것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어려운 사람들 돕는 데 있다.

이런 이색 선물은 소위 '대안 크리스마스 선물'로 불리는 것들로, 이 선물을 받은 사람이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과정을 거쳐 아프리카 극빈지역 주민을 비롯해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영국의 채리티숍과 크리스마스 선물

영국내에는 대부분 지역에 자선기부 물품을 싼 값에 판매하는 일종의 중고품 전문 가게인 '채리티숍'이 있다. 채리티숍은 영국 전역에 18만개가 있으며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나고 봄이 가까워 지면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물건들이 엄청나게 몰려든다.

몇몇 대안선물 업체 창업자들은 이런 현상을 보며 선물 주고 받기를 고안했다. 기본적으로 이런 대안 선물 문화가 활발해진 데는 영국 내 깊이 뿌리내린 자선단체 활동과 채리티숍 제도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대안 선물 사이트

http://www.greatgifts.org
http://www.vetaid.org
http://www.oxfamunwrapped.com
http://www.charitygifts.com / 박성진
품목도 여러가지며 인기 있는 품목은 가축류, 각종 식물 종자 등 식량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 주종을 이룬다. 이밖에도 저개발국의 어린이 교육을 위한 교육 자료, 휠체어 같은 장애인을 위한 물품 등 대략 인기품목이 100여 가지 정도 된다.

현재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 대안 선물 업체는 4-5개 정도로 이 업체들은 모두 구매자와 자선단체 사이의 중개인 역할을 겸한다.

월드 비전사의 얼터너티브 기프트 쇼핑몰에서는 세네갈로 보내는 양이 인기 품목이다. 12파운드(한화 약 2만4천원)에 한 마리를 살 수 있다. 더굿 기프트사의 경우 90여 가지 선물을 준비했고 30여 자선단체와 연결돼 있다. 선물 가격은 10파운드(한화 약 2만원)부터 고가의 2500파운드(한화 약 5백만원)까지 다양하다.

기아로 허덕이는 소말리아에 낙타를 보내고, 내전으로 피폐해진 르완다에 염소를 보낸다. 이 염소는 주민들을 화해시키는 구실도 한다. 에티오피아 여성들에게 전달하는 자전거도 많이 팔린다. 사우스 아프리카에서 생산하는 황소, 열대 우림 식물은 인도의 극빈 가정을 위한 선물로 많이 팔리고 있다.

BBC 보도에 따르면 대안 선물 쇼핑몰은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며 불과 3년 전에 비해 최고 10배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월드 비전사의 얼터너티브 카탈로그
ⓒ 월드 비전
BBC와 한 인터뷰에서 자선단체 직원 안드레아 스테픈은 "선물이 꼭 필요한 사람들이 전 세계에 너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크리스마스에 전 세계 여러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 줄 수 있다"며 대안 선물의 의의를 전한다.

대안 선물의 열렬한 옹호자인 로버트슨 데니스는 "이런 선물도 근사한 향수만큼이나 값진 것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어서 "사랑하는 상대가 있다면 염소를 한 마리 선물하라"고 권하며 "만약 상대방이 그런 선물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그 사람은 선물을 받을 자격이 없을 것"이라며 대안 선물 풍토를 적극 옹호하고 있다.

영국 내 겨울 한 달간 팔리는 크리스마스 선물 시장은 1조6천억원 규모. 크리스마스 선물이 단지 '선물을 위한 선물'로 전락해 버려 무의미한 소비로 치닫고 있는 현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BBC측은 이런 현상을 보도하며 대안 이색 선물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이 좀더 의미있는 선물을 주고받자는 의식적인 소비태도에서 나온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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