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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기로 쓴 '전라도 천년사'는 문제투성이다"

'전라도 천년사' 발간 저지 위한 학술세미나 열려
23.07.08 01:36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역사 왜곡 문제와 함께 식민사관 등을 둘러사고 논쟁이 계속 증폭이 되고 있는 '전라도 천년사'의 책 표지(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 ⓒ 윤종은
 
우리 역사에 대한 왜곡 문제와 식민사관 논란

'전라도 천년사' 책 발간을 앞두고 역사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일본서기'를 처음 조명(照明)한 학술강연회가 열려 지역사회와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라도 천년사' 편찬은 전남, 전북, 전북 세 개 지방자치정부가 각각 8억원 씩 총 24억원을 들여 200여명 연구진에게 위탁을 맡긴 사업으로,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이하여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호남권 3개 지자체가 함께 추진한 사업이다.
 
34권 1만 3,559쪽에 다다른 편찬사업이 정작 발간 직전 난항에 빠져 수 개월 동안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달 9일 일반인 열람 기간이 만료되는 '전라도 천년사'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 증폭이 되고 있고, 우리 역사에 대한 왜곡 문제와 함께 식민사관 등이 치열하게 제기되어 뜨거운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7월 6일 전주시 태평동 전북문화협동조합 강당에서 '전라도 천년사' 발간 저지 학술대회가 열렸다. 지난달 29일 광주광역시에서 "'일본서기'는 위서(僞書)다"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강연에 이어 열린 행사이다. 이번 행사 주제는 이원희 역사학자의 '일본서기는 위서다'와 전우성 역사학자의 '전라도 천년사를 해부한다'였다. 
  
7월 6일 전주시 태평동 전북문화협동조합 강당에서 ‘전라도 천년사’ 발간 저지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 주제는 이원희 역사학자의 '일본서기는 위서다'와 전우성 역사학자의 '전라도 천년사를 해부한다'였다. ⓒ 윤종은
 
'전라도 천년사' 발간 저지에 나선 시민단체인 '호남 역사 바로 세우기 국민연대'는 성명에서 "제목부터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책 제목이 '전라도 천년사'라는 것은 전라도가 천년 역사 밖에 되지 않았다고 못박는 결과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우리 역사의 지명을 일본서기에 근거해 써서 남원을 기문국, 장수를 반파국, 해남과 강진을 침미다례라고 씀으로써 결과적으로 전라도가 일본의 임나일본부설에 따라 일본이 전라도 남쪽을 지배했다는 것을 정당화시켜준다고 보고 있다.   
 
전주시 태평동 전북문화협동조합 강당에서 열린 ‘전라도 천년사’ 발간 저지 학술대회에서 이원희 역사학자가 '일본서기는 위서다'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윤종은
   
전주시 태평동 전북문화협동조합 강당에서 열린 ‘전라도 천년사’ 발간 저지 학술대회에서 전우성 역사학자가 '전라도 천년사를 해부한다'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윤종은
 
일본서기가 전라도천년사의 밑바탕

일본서기 전문가로 고대 한일관계 역사서 네 권을 펴낸 이원희 역사학자는 "진위논란 때문에 외면 받고 있는 일본서기가 전라도 천년사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때문에 고대 2백여 년간 전라도가 일본의 통치영역으로 편입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원희 역사학자는 "일본서기가 99%의 허구로 꾸며진 위서"라고 강조하고 "전라도 천년사 편집진이 겉으로는 엄중 비판을 내세우면서 내용상으로는 일본서기에 맹종한 것은 역사학자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비판하고 "우리 역사서인 삼국사기 입장에서 새롭게 쓰여져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허구로 평가받고 있는 일본서기로 인해 전라도 천년사 역시 진위 논란에 휩싸이게 됐고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입장에서 서술되는 한계를 안게 된 것이다. 일본서기의 진위논란이 본격 제기되면서 일본서기를 바탕으로 쓰여진 전라도 천년사의 역사논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전우성 역사학자는 '전라도 천년사를 해부한다'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전라도 천년사가 드러낸 잘못된 역사 기술에 하나 하나 100쪽이 넘는 ppt자료를 예시로 들었다. 아래는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 중 그 일부를 게재한다.
 
그에 따르면 먼저, "고조선은 건국신화이지 실재한 역사가 아니다"라고 기술하여 고조선 BC2333년 건국 사실을 신화화하고 역사로 인정하지 않은 부분이다. 이는 "중국 한나라가 멸망시킨 위만조선부터 고조선이 시작되고 한나라 군현으로부터 문명이 시작함으로써 고대국가 건국이 가능했다"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는 이어, "동이족과 고조선 영역을 이전의 고인돌, 비파형 동검 분포 지역에 의하여 산동성, 하북성, 심지어 일본열도까지 설정한 것을 지금은 이를 삭제한 채 요령성 요하 서쪽 내지는 요하 동쪽으로부터 그 동쪽과 한반도만으로 설정함으로써 우리 민족 영역을 축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셋째, "고조선 지표 유물인 비파형 동검을 같은 '전라도 천년사'에도 '총설'편에서는 비파형 동검과 이후 세형 동검으로 구분하지만, '선사 고대1' 편에서는 요령식 동검문화과 한국식 동검으로 구분함으로써 통일성을 보이지 않고, 그 범위를 요령성 요하 인근으로부터 그 동쪽과 한반도로 한정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넷째로, "전라도 지역의 세형동검문화를 고조선 고유 문화를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중국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설정하여 '우리 민족의 타율성 논리'라는 일제 식민사학을 여전히 추종한 채 전라도 청동기 문화를 폄하시킨다"고 비판한다. 
 
다섯째, "고인돌을 지석묘로 명칭을 바꾼 채 이의 분포를 종래의 산동성, 하북성, 요령성, 한반도, 일본열도에 걸쳐 있는 것으로 한 것을 축소시켜 요령성 이하 지방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고조선을 한반도에만 아예 국한시킨 채 이후 청천강 이남지방으로 밀려나고, 연나라가 이곳 청천강까지 영향력이 미친 것으로 책정하여 삼한의 성립 전제 조건이자 식민사학 근거 논리인 '고조선 이동설'을 기정사실화 한 점"을 들고 있다 .
 
전주시 태평동 전북문화협동조합 강당에서 ‘전라도 천년사’ 발간 저지 학술대회가 열렸다. ⓒ 윤종은
 
지역주민들과 역사학계의 검증 거쳐야

전우성 역사학자는 "우리 역사의 근본이자 시작인 우리 고대사는 일제시대 식민사학 논리에 의하여 왜곡된 것이 바로 잡혀지지 않은 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식민사학을 극복하였다고 표면적으로는 내세우고 있지만 전혀 논리상으로는 바뀌지 않은 채 오히려 교묘한 논리로 새로이 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해방 후 78년 동안 축적되어 온 잘못된 논리를 철저히 올바른 역사적 논리로 타파하여야 한다. 이제 우리 역사를 제대로 정립시키는 주역은 기존의 역사전문가가 아닌 일반 시민이 되어야 하는데 이번 '전라도 천년사' 비판 및 철폐 운동이 그 출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행사를 주관한 호남역사 바로세우기 국민연대 김석훈 공동대표는 "우리 세금을 내 만든 '전라도 천년사'가 시·도민의 동의 없이 일부 학자들의 논문으로만 집필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학술강연과 관련 '전라도 천년사' 발간에 대한 전북, 전남, 광주 세 자치단체에서는 어떻게 대처할지 지역 시·도민과 역사학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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