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증인 선서 거부' 김용판... 민주 "국민 모독"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국회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및 형사소송법 제148조에 따라 선서를 거부하며 원칙적으로 증언과 서류 제출을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오늘(16일) 오전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자신의 증언이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증인 선서를 거부했습니다. 국회 청문회 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직하게 답변하지 않고 위증하겠다는 뜻으로써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지만, 새누리당은 증인 인권도 보장하자며 김용판 전 청장을 옹호했습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 "증인이 증인선서 하는 이유는 국민 앞에서 진솔하게 자기의 답변을 정직하게 하겠다는 국민에 대한 선서인데 이것 자체를 거부하는 것 자체가 국민 모독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증인 선서하지 않고 답변 않겠다는 것은 위증하겠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박영선 의원은 법에) 보장된 증언 거부권을 증인이 행사하겠다고 하는데 그것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몰아붙이고 답변하려고 해도 답변도 제대로 듣지 않으려고 하고... 증인의 이런 기본적인 권리도 보장하지 않는 국회의원이 인권 탄압 국회의원인지 법사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증인 인권도 보장해가면서 합시다."

야당 의원들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바탕으로 김 전 청장의 국정원 댓글 사건 축소·은폐 수사 지시 혐의에 대해 추궁했지만, 김 전 청장은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 "12월 16일 허위 수사 발표한 것이 대선 표심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까?... 댓글 흔적 발견했고 노다지 노다지라고 얘기하고 있고, 그런데 김용판 청장의 지시로 댓글 흔적을 허위 수사로 보도자료를 공모하는 범죄 동영상이 있습니다. 그 자체를 부인합니까?"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저는 허위 발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일 없습니다. (CCTV 영상) 127시간 전체를 다 보게 되면 실제의 진실을 아시게 될 겁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동행명령장 발부 끝에 청문회에 나왔지만, 진실을 말하겠다는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축소·은폐 수사 지시를 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국민을 무시하는 뻔뻔한 모습만 보였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3.08.16 16:16

댓글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