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CIA경력? 김종훈은 사가지고라도 와야..."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는 오늘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불거진 장관 후보자들을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정 후보자는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미국 CIA 경력 논란에 대해 결격 사유인지 의문이라며 그런 분을 사가지고라도 와야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 "대한민국의 핵심 기술, 일자리, 미래 성장 동력을 맡을 그 부서의 수장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하신 겁니까?"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거기(CIA)에 근무한 경력이 꼭 결격사유인지 의문이 있습니다... 세계화된 사회에 그런 분을 좀 사가지고라도 와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씀도 있습니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 "대한민국에 그렇게 인재가 없습니까?"

이어 정 후보자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이전에 국무위원 제청권을 행사한 것이 실정법 위반이라는 지적에 대해 새 정부 출범이 임박해 늦출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홍익표 민주통합당 의원]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가 안 됐는데, 직제에 없는 부처 장관 임명 제청을 당선인께 했습니까. 후보자께서."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네, 했습니다."

[홍익표 민주통합당 의원] "현행법을 위반한 것과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그 점에 대해서 고민도 했습니다만, 새 정부 출범이 너무 임박했습니다. 그걸 한 없이 미룰 수 없는 사정이 있었음을 이해해 주시고."

특히 정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국정운영에 대한 고민 때문에 "잠이 잘 안 온다"고 했다며 난항을 겪고 있는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부탁했습니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우리 대통령 당선인하고 얘기하는 중에 당선인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요즘 잠이 잘 안 온다. 어떻게 해서 공약을 이행하고 나라를 이끌어 갈까 고뇌에 빠졌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국민들이 어떤 분을 대통령으로 선출했으면 그 분이 국정운영을 하도록 좀 맡겨주시고 시간이 지난 뒤에 평가하면 좋지 않을까."

한편, 정 후보자는 박 당선인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으킨 5.16 쿠데타에 대해 "교과서에 군사정변으로 기술돼 있다"고 밝혔고, 유신헌법에 대해서는 "헌법 가치를 파손시킨 반민주적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5·16은) 군사정변으로 교과서에 기술돼 있고 저도 찬성합니다... 유신헌법은 헌법 가치를 파손시킨 반민주적 조치였다고 생각합니다."

정홍원 후보자는 모두 발언을 통해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책임총리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정부조직법에도 없는 장관 후보자 제청을 밀어붙이며 박근혜 당선인의 '위법 인선'을 두둔하는데 바빴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3.02.2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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