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검사들 "검찰이 '박희태 돈봉투'에 면죄부" 질타

민주통합당 MB정권비리특위가 오늘 자금 출처를 밝혀내지 못한 채 박희태 국회의장 등 주요 인사들의 불구속 기소로 마무리된 검찰의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 수사 결과를 질타했습니다.

특히 최근 민주통합당에 입당한 검찰 출신 특위 위원들의 '친정'을 향한 비판은 더욱더 날카로웠습니다.

검찰 내 특수통으로 권력형 비리 수사를 했던 유재만 변호사는 검찰이 '늑장 수사' '짜맞추기 수사'로 일관했다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면죄부 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유재만 변호사] "검찰은 많은 증언과 명백한 혐의사실에도 불구하고 현직 국회의장과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늑장 수사'와 '짜맞추기 수사'로 일관하고 관련자들이 증거를 인멸하고 허위진술을 종용하는 일까지 '수수방관'하다가 결국에는 3백만원 돈봉투에 국한해서 혐의를 인정하고 불구속기소하는 납득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이어 유 변호사는 전직 대통령도 소환했던 검찰이 박희태 국회의장을 방문조사하며 '의장님'으로 예우한 것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습니다.

[유재만 변호사] "전직 대통령도 검찰청사로 불러 조사했던 검찰이 의장 공관으로 출장조사를 나가고, 피의자가 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의장님'으로 예우한 것을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지난해 11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비판하며 사직한 백혜련 변호사도 검찰의 이번 수사는 사건의 핵심인 돈봉투 자금 규모와 청와대의 개입 의혹을 수사하지 않은 전형적인 꼬리자르기식 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백혜련 변호사] "이번 사건의 핵심은 돈봉투를 받은 새누리당 의원 전체 명단과 전체적인 자금 규모 그리고 청와대의 조직적 개입을 밝혀내는 수사까지 반드시 확대됐어야 할 수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수사는 전형적인 꼬리자르기식 수사고 형평성 공정성을 상실한 수사입니다. 머리들은 불구속 수사하고 수족은 구속된 수사는 명백히 형평성에 반합니다. 안병용 새누리당 은평갑 당협위원장도 구치소에서 분노하고 있을 것입니다."

역시 검찰 출신인 김학재 의원도 검찰이 진상을 못 밝히고 수사를 중단했다며 검찰이 노골적인 봐주기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학재 민주통합당 의원] "고승덕 의원 진술도 돈봉투 전달 받을 때 돈봉투가 잔뜩 들어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달랑 고승덕 의원에게 전달한 3백만원에 대해서만 기소를 했습니다. 이것은 나머지 부분에 대한 수사 포기이고 노골적인 봐주기 수사다."

검찰은 현직 국회의장까지 철저히 수사해 사법처리했다고 강조했지만, 전직 검사들마저 '면죄부 수사' '꼬리자르기식 수사'라고 비판하는 검찰 수사 결과를 과연 국민이 신뢰할지 의문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2.02.21 19:59

댓글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