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비상 한나라당, 선관위 찾아가 "독재국가냐" 항의

오늘 오전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이종구 한나라당 서울시당 위원장을 비롯한 신지호, 진성호 의원이 선관위를 항의 방문했습니다.

1시간 반 동안이나 선관위에 머문 한나라당 의원들은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보장해야 할 선관위가 투표 거부 운동을 용인하는 등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거세게 몰아붙였습니다.

이들은 선관위가 무상급식 주민투표 거부 운동을 투표 운동의 일환으로 보는 것은 독재국가의 공개투표를 유도하는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 "오세훈 시장을 지지하는 사람이 투표장에 나가도록 함으로써 이것은 비밀투표 원칙을 깨버리고 어디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공개투표를 유도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또한 이들은 선관위가 단순한 정보 제공에 불과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투표일 피켓홍보를 막은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 "오세훈 시장이 정보 제공 하는 것을 하루 드는 것은 괜찮고 사흘, 나흘쯤 되면 이것은 독려 운동이니까 안 된다? 그러면 투표일 홍보하는 플래카드도 떼야죠. 일주일째 붙어 있는데요. 그 논리 자체가 선관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일 수 있어요."

이에 대해 선관위는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해온 오 시장이 아무말 없이 피켓을 들고 있어도 투표 독려행위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안효수 서울시 선관위 사무처장] "오 시장이 비록 말은 안 하지만, 피켓을 들고 있지만 당연히 투표하라고, 영향을 미칠 수 있잖아요."

어제 한나라당 서울지역 당협에 노약자 투표장 수송대책과 종교단체 투표 독려 등을 지시했다가 선관위의 제지를 받았던 이종구 위원장은 선관위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 "목사님이나 신부님이나 스님들이 투표에 참여하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기본권에 해당하는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분들도 서울시민이고."

이에 대해 선관위는 관련 법조항을 제시하며 종교인들이 단순히 투표에 참여하라는 말은 할 수 있지만, 편향적인 의견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못박았습니다.

5일 앞으로 다가온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나라당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 "기권 방지에 대해서 계도를 해야 할 선관위가 투표를 하지 말자고 공개적으로 주장해도 손 놓고 있는 게 말이 됩니까."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 "소중한 비밀투표의 원칙을 선관위가 침해하고 있다는 거예요."

한나라당 의원들이 선관위까지 찾아가 투표 거부 운동을 비판하고 종교단체 투표 독려와 오세훈 시장의 피켓 홍보를 옹호했지만, '투표율 올리기'에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1.08.19 17:20

댓글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