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조차 "'누님 인사' 권재진 MB 방패막이"

오늘 권재진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대통령 최측근인 권 후보자의 정치 중립성 논란과 청와대와 검찰의 커넥션 의혹, 두 아들의 병역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야당 의원은 물론 일부 여당 의원조차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 안전판'으로 권 후보자가 법무장관에 내정됐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 "'정권 말기의 방패막이 인사다'라는 여론이 있습니다.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가 하면 우리 후보자는 바로 직전까지 보직이 대통령 핵심참모였던 민정수석이었습니다. 또 대통령과 고향이 같은 TK 출신이고, 5살 때 얘기이기는 하지만 영부인이신 대통령 부인과 알고 지낸 사이입니다.'정권 말기 대통령 친인척 위법사실을 제대로 수사하겠냐'하는 여론이 있습니다. 야당, 언론, 솔직히 표현하자면 한나라당 소속인 저 역시 '꼭 이 양반이었는가'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권 후보자는 이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면서 '대통령 부인과 누나 동생하는 사이'라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친분관계도 부인했습니다.

[권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저는 평생 여사님을 누님이라 불러본 적이 한번도 없고 영부인께서 제 이름을 불러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또한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검찰 수사에 대한 '청와대와 검찰의 직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권 후보자가 법무장관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권 후보자는 직거래 의혹을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 "청와대와 검찰의 끊임없는 직거래 의혹. 그러니까 노환균 지검장 시설부터 한상대 지검장 시절에 이르기까지 권재진 수석과의 끊임없는 이야기들이 불거지고 있는데 이런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을 하는 것은 법무부 장관이 가져야 할 도덕성과 정의감과 객관성과 중립성과 누님 인사를 제치고라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권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중앙지검장과 직거래를 했다' 등은 전혀 사실 무근이고 만약에 중앙지검장을 역임하신 분들하고 어떤 접촉이나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협의를 하고 직거래를 했는지 밝혀주시면 구체적인 의혹에 대해 답변 드리겠습니다."

한편, 박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각각 박 의원의 질의 방식과 한나라당의 태도를 지적하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박준선 한나라당 의원] "의사진행 발언 중입니다. 박영선 의원님."
[박영선 민주당 의원] "내가 얘기할 때 왜 한나라당 의원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그래요?"
[이은재 한나라당 의원] "발언권 얻고 말씀 하십시오. 발언권 얻고 말씀하세요."
[박지원 민주당 의원] "발언권 얻었어요. 조용히 해!"
[이은재 한나라당 의원] "'조용히 해'가 뭐예요? 아이고 의원 자질이 있는지 몰라."

권재진 후보자는 법무장관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이른바 '누님 인사'로 불리며 이명박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 후보자가 임기 말 대통령 친인척 관련 검찰 수사는 물론 내년 선거 관련 사건을 공정하게 지휘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1.08.0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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