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생각 한다면, 세금 더 내고 다 같이 잘살자"

[황선준 / 스웨덴 국립교육청 정부재정국장] "그런 식으로 불평불만하지 말고 자기 자식만 생각해서 사교육시키지 말고 '우리 세금 조금 더 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학급 (학생)숫자를 줄여서 애들이 그런(스웨덴) 식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해봅시다. 해주세요.' 왜 그렇게 얘길 못해요?" [수강생-초중등전문직(장학사) 임용예정자] "(스웨덴처럼 교육을)하고 싶지만 학교 현장에서 안 되는 부분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리고 어떤 정책적인 것에서..." [황 국장] "아니, 투표 안 해요?"

평생교육복지와 평등교육, 그리고 창의적인 수업 또한 이뤄지고 있는 스웨덴의 교육방식이 한국의 교육현실과 적나라하게 비교되자 특강을 듣던 예비장학사가 스웨덴의 교육방식은 현실적인 여건상 한국에 적용될 수 없지 않겠냐고 발끈합니다.

그러자 강단의 강사는 불평불만만 하지 말고 모두를 위해 세금을 조금 더 내서라도 교육환경을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보편적 복지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스웨덴의 국립교육청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한국인, 황선준 정부재정국장은 어제(9일) 오후 초중등전문직 임용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스웨덴 교육을 통해 본 한국 교육의 방향> 특강에서 스웨덴의 교육복지와 평등교육을 소개하고, 앞으로 나아갈 한국 교육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황 국장은 이날 교육복지와 평등교육이 가능하기 위해선 복지 측면에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가능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출범 초기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춰 '작은정부'를 국정기조로 내세웠던 이명박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황선준 / 스웨덴 국립교육청 정부재정국장] "스웨덴의 국가론을 보면 국가의 역할이 엄청나게 적극적이고, 역할이 커요. 국가가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 준다 그렇게 보면 돼요. 교육에서 있어서는 교육복지, 교육평등을 실시해요. 소위말해서 노동자의 아들이 박사가 될 수 있는 그 길을 열어주는 것이 국가가 하는 일이예요. 그냥 (출발)선상에만 갖다놓고 국가가 손을 떼면 안 돼요. 아주 머리가 명석한 어린이가 예를 들어서 휠체어를 주면 박사학위 되고 충분히 남아요. 가능성을 주는 그런 국가, 그래서 작은 정부 운운하는 그런 사람들 믿지 마세요."

황 국장은 또 복지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라며 높은 수준의 복지 실현을 심각하게 고려해 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영향력을 보여 달라고 투표참여를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황선준 / 스웨덴 국립교육청 정부재정국장] "국가가 하는 역할이 바로 이 복지. 이 복지를 가지고 모든 사람들이 적어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달성할 수 있는 이런 나라를 건설하는 거예요. 자기 자식뿐 아니라 우리가 같이 더불어서 잘 살 수 있는 그런 나라까지 심각하게 생각해서 오는 총선이라든지 대선에서 여러분들의 입김을 보여주세요."

하지만 황 국장은 세금을 내지 않고 복지를 바라는 것은 악순환의 원인이라고 꼬집으며 보편적 복지의 재원으론 마음을 연 증세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당부했습니다.

[황선준 / 스웨덴 국립교육청 정부재정국장] "그러니까 돈, 세금내지 않고 복지만 딱 먹고 싶은 것은 이 나라는 계속 악순환 돼요. 마음을 좀 열어야 돼요. 여러분들은 우리 스스로 돈을 좀 더 내서라도 서로 마음을 열고 서로 돌봐주면서 하나의 공동체로서 나아가는 그런 국가 한번 만들어 보세요."

황선준 국장은 1985년 스웨덴으로 건너가 스톡홀름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교수로 재직하다, 99년부터 감사원과 국립교육청 등 정부기관에서 고위공직을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 2011.02.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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