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썸머 나잇' 광화문광장

1976년 당시 국내최다관객동원 1위 영화인 <사랑의 스잔나>는 진추아가 부른 영화음악 ‘원 써머 나잇(One summer night)’으로 더 유명하다. 이 영화속에서는 1976년도 서울 광화문거리가 잠깐 스치듯 나온다. 30년전 서울 광화문거리를 엿볼 수 있었던 영화로 기억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자동차 대로의 경직되고 권위적이며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지않은 듯 보였던 공간이 30년 세월이 흘러 광장으로 거듭났다. 광화문광장은 수변공간과 플라워 카펫, 광화문거리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공간, 앞으로 새롭게 건립될 세종대왕 동상 공간, 지하로 연결된 해치마당 등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광장 주변으로 새롭게 조성된 자동차로는 기존 아스팔트가 아닌 사각 벽돌모양으로 흠을 내 차량 속도를 일정하게 제어하는 효과를 노린 듯 싶었다. 광장면 쪽으로는 연대기별 역사의 흐름을 잔잔한 물의 흐름으로 형상화한 수변공간이 차로와 광장을 심리적으로 분리해주고 있었다.

일부 블로거들이 지적했던 광장과 자동차로 사이에 보행자 안전을 위한 경계벽이 없는 점은 역시 보완이 필요한 것 같았다. 차량 속도를 일정정도 제어해 주는 특수한 형태의 차로라 할지라도 돌발행동이 잦은 어린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듯 싶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그동안 광화문대로로 인해 분리되었던 신문로 방면과 종로방면이 이 광장을 통해 새롭게 조성된 횡단보도를 통해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전까지는 광화문대로 양끝단의 횡단보도나 지하보도를 이용하는 방법밖엔 없었다. 세종문화회관과 광화문광장을 연결하는 횡단보도는 문화공간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새롭게 보였다.

서울은 브라질 상파울루, 인도 뭄바이를 제치고 전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이자, 도시 인구 밀도가 최고인 도시라고 한다. 그래서 더욱 숲이나 공원, 광장 등이 필요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를 위한 넓은 도로보다는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를 배려하는 ‘도로 다이어트’가 필요한 시기에 광화문광장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유태웅 | 2009.08.0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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