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앙기 두고 손으로 모내기? 한나라당의 실용봉사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에 위치한 유기농쌀 재배단지.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 권영세 사무총장, 나눔봉사회원 등 200여명이 농촌일손돕기 모내기 봉사활동에 나섰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농사는 논두렁을 왔다 갔다 하는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합니다. 서툴지만 논두렁을 왔다 갔다 하면, 농작물이 잘 자라고 농사를 짓는 분들께도 응원역할이 될 것입니다. 농민들도 경쟁력을 길러 대처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논을 찾은 인사들을 일일히 소개하다 보니 1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된 모내기. 하지만 정작 바지를 걷고 논에 들어간 사람들은 참석자 200명중 50여명뿐. 나머지 사람들은 논두렁에 서서 구경하거나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막걸리잔을 돌렸다. 못자리에 일렬로 늘어섰던 사람들도 30여분만에 밖으로 나와 식사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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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봉사활동의 실용성. 봉사회원들이 농촌의 모자란 일손을 돕겠다며 찾은 곳은 사람 손이 아닌 이앙기로만 모를 심는 곳이다.

송정용(농민.52)씨는 "이앙기로 합니다, 기계로 합니다."라며, 손모내기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쇠고기시장개방과 에이아이로 농촌이 어려운 지금, 집권여당이 정책이 아니라 70년대 새마을 운동식 봉사를 하는 것이 실용인지 의문이 든다.

번지수를 잘못 찾아온 사람들은 기념사진을 찍은 뒤 논을 떠났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08.05.1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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