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가린 박근혜, 굳은 손학규, 분노한 정동영·이정희

"투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재석의원 170명 중 찬성 151인, 반대 7인, 기권 12인으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간의 자유무역협정 및 대한민국과 미합중국간의 자유무역협정에 관한 서환교환 비준동의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 정의화 국회부의장

한나라당이 한미FTA 비준안을 강행 처리했습니다.

한나라당은 오늘(22일) 오후 비공개 본회의에서 한미FTA 비준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의원 170명 중 찬성 151명, 반대 7명, 기권 12명으로 통과시켰습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의장석 앞에서 큰 소리로 강하게 반발했지만, 경위들의 호위를 받은 정의화 부의장은 일사천리로 비준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표결에 앞서 정의화 부의장은 회의가 비공개라며 기자들에게 회의장을 나가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대해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절대 나가지 말고 누가 찬성, 반대를 하는지 봐 달라"며 소리쳤습니다. 이 대표는 또 본회의에 참석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달려들어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당신이 외교통상부 장관이야? 나라 팔아먹은 게!" -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민주당의 김진표 원내대표, 정동영 최고위원, 유선호, 최규성, 이종걸 의원 등과 권영길,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 등을 선두로 야당의원 40여명은 의장석 앞에서 날치기 무효를 외치고 주먹으로 단상을 두드리기도 했지만 비준안 통과를 막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무효! 무효! 무효! 무효!" - 야당의원들 항의 현장음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비준안이 통과되는 내내 먼발치에서 굳은 표정으로 묵묵히 서있었습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인 남경필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끝까지 앉아 표결에 참여했습니다. 박근혜 의원도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오늘 한나라당의 한미FTA 비준안 처리는 기습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한 한나라당은 정책 의총 직후 갑자기 본회의장을 점거했고, 이후 박 의장은 경호권을 발동한 뒤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국회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겼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아차린 야당 의원들이 속속 본회의장으로 달려왔지만, 이미 의장석에는 정의화 부의장이 앉아 있었습니다.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최루탄을 의장석에 터뜨리는 등 야당 의원들은 비준안 처리를 막기 위해 강력하게 저항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한미FTA는 안 돼!" -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

그동안 미디어법과 예산안 등을 야당 의원들과 몸싸움 끝에 강행 처리해 국민들로부터 비난 받았던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국가 간의 협정인 한미FTA 비준안까지 강행 처리하면서 또 다시 국회를 싸움터로 만들었습니다.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취재 / 제작 = 박정호·최인성 기자

| 2011.11.2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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