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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현 충남도의원.
 홍성현 충남도의원.
ⓒ 충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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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충남도의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자료 제출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은 홍성현(국민의힘, 천안시 1선거구) 충남도의원이 최근 충남교육청에 '학교 보건실 의약품 구입 자료 제출 요구'가 "무분별하다"는 전교조 충남지부의 성명서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앞서 지난 3일 전교조 충남지부(지부장 박영환)는 성명서를 통해 "도의회에서 자료를 요구한 의원의 이름도 없고, 자료 요구 목적도 없는 '기묘한 공문'을 받았다"라며 "도의회는 주체도 목적도 없는 무분별한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각성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홍성현 의원은 지난 15일 열린 충남도의회 제351회 임시회에서 '긴급 현안 질문'을 통해 자신이 자료를 요구한 사실을 밝히며 전교조의 성명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홍 의원은 "학교 보건실에서 의약품을 어떻게 구매했는지 정보를 알고 싶어 지방자치법 48조에 따라 지난 3월 18일 충남교육청에 해당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무분별한 자료 제출 요구가 아니다"라며 "전교조 주장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항간에 소문이 전교조 회장(지부장)이 교육감만 만나려고 한다. 부감(부교육감)이나 다른 (교육청) 직원들은 만나지 않고 교육감만 만나려고 한다"라며 "그러니 버릇이 잘못된 것이다. 교육감은 앞으로 전교조를 만나지 말아야 한다. 마흔 살도 안된 전교조 회장(지부장)이 과장급을 만나면 되지 교육감을 만나려고 하니까 이게 버릇이 들었다. 본 의원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전교조 충남지부장 "홍 의원 발언 부적절"

이같은 주장에 박영환 전교조 충남지부장은 1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사안에 따라 시민사회와 함께 교육감을 만나기도 한다. 교육감뿐 아니라 (노사관계와 관련해서) 도교육청 과장이나 담당자들을 두루 만나고 있다"라며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를 풀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 의원의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하고 위험한 발언이다. 교육감에게 전교조를 만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도의원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며 "사용자가 노동조합을 만나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한 권리이고 의무다. 부당한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문제의 발단이 된 '학교 보건실 의약품 구매 내역 자료 제출 요구'와 관련해 보건교사들의 입장을 먼저 들어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 의원은 '충남교육청이 학교 의약품을 지역 도매업체에서 구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는데, 그렇다면 자료 제출을 요구하기 전에 보건교사들의 상황을 먼저 들어봐야 했다는 것.

실제로 충남지역의 한 보건교사는 기자에게 "보건교사들은 학교보건법의 적용을 받는다. 의약품을 구매할 때 도매상을 통해서 구매해야 한다. 법적으로 일반 약국에서는 약을 구매할 수 없다. 충남지역 교사들뿐 아니라 전국의 보건교사들의 상당수는 A도매 사이트에서 의약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대 소아 청소년에게 특화된 의약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살필 수 있고, 수시로 소아청소년에게 금지된 약품 정보도 알아야 한다"라며 "약의 상세한 사용법과 약에 대한 실시간 정보가 제공되는 도매사이트에서 의약품을 구매하는 것이 보건교사들의 입장에서는 안심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충남에서도 약품 정보가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수준의 도매사이트가 있다면 구매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라며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홍 의원은 자료 제출 요구에 앞서 보건교사들의 의견을 먼저 들어 봤어야 한다"라고 했다.

홍 의원 "전교조 지부장 나이 언급한 것은 잘못"

홍 의원은 18일 "의원으로서 자료 제출 요구는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자료를 무리하게 요구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전교조 충남지부장의 나이를 언급한 부분은 물론 내 잘못이다"라며 "교사 노조와 공무원 노조와는 대화의 창구가 있지만 전교조와는 대화가 단절돼 있다. 전교조와도 얼마든지 대화할 용의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학교 보건 의약품 지역 구매 문제와 관련해서도 홍 의원은 "의원으로서 지역의 도매상에서 의약품을 구매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물론 (학교 보건 의약품을) 전적으로 지역에서만 구매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학교 보건실 의약품의) 85% 이상이 서울과 경기도 도매상에 의존하고 있다"라며 "그 부분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익명 공문'과 관련해선 "내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한 적은 없다"라며 "충남교육청에서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태그:#홍성현, #전교조충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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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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