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지난 14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 SBS

 
SBS 대표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14일 방영 700회를 맞이했다. 지난 2010년 7월 11일 첫 회를 시작한 이래 약 14년 만이다. 이미 MBC <무한도전>(4725일, 615회)를 뛰어넘으면서 '국내 최장수 버라이어티 예능' 타이틀을 굳건히 지킨 <런닝맨>은 매주 스스로에 대한 도전으로 일요일 저녁을 책임져왔다.

급변하는 지상파 및 케이블 환경 속에 버라이어티 예능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런닝맨> 또한 안팎의 흔들림에 부침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웃음을 위한 제작진 및 멤버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700회라는 엄청난 업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를 자축하기 위해 <런닝맨>은 이날 조금 특별한 700회 특집을 마련했다. 그동안 이들이 잘해왔던 미션 도전부터 이름표 뜯기 등 다채로운 게임에 더해, 시청자들과의 온라인 생방송 채팅을 통해 그동안 쉼없이 달려온 프로그램의 의미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700만 원 상금 획득 도전에 나선 멤버들
 
 지난 14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지난 14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 SBS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되는 녹화였지만 이번 회차는 700회 특집이라는 이름이 걸려있다 보니 멤버들 모두 들뜬 마음으로 촬영장에 도착했다. 플래카드와 더불어 축하 케이크, 커피차와 포토카드 등 다채로운 준비에 즐거움을 감추지 못한 이들은 한결같이 시청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최고참 멤버 지석진이 "<무도>(무한도전)도 이겼냐"라고 묻자 유재석은 "이긴 지 꽤 됐다"고 답하면서 "시청자 여러분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이날의 주제는 '달디달고 달디단 700만 원 레이스'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해 성공하면 700만 원의 상금을 획득하는 것이다.

첫 번째 과제는 360도 회전 그네에 올라타 3명 이상 한 바퀴를 돌아야 하는 것이었다. 회전력이 동반되어야 하기에, 하체가 튼튼한 하하,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왔던 유재석조차 도전에 실패할 만큼 난관의 연속이었다. 결국 김종국이 특유의 괴력을 발휘해 유일하게 미션 수행에 성공해 일단 500만 원 획득에 성공했다.

버추얼 캐릭터로 실시간 소통... 상금 획득 위한 이름표 뜯기
 
 지난 14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지난 14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 SBS

 
점심 식사 후 멤버들은 MZ세대의 새로운 아이템으로 떠오른 버추얼 캐릭터로 분장해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했다. 저마다 멋을 부린 인물이 되어 채팅에 돌입했지만 특유의 말투, 단어 사용 등으로 이내 실체가 들통나버리는 어설픈 MZ 흉내는 또 하나의 웃음거리를 선사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Q&A에선 몇 달 전부터 공언했던 '멤버 임대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로 떠올랐다.

유재석은 "이미 시작했지만 아무도 연락이 없다"라는 말로 생각보다 영입이 쉽지 않은 현실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어 "잠깐 와서 밥만 먹고 가도 된다"라며 초단기 20분 임대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런닝맨> 초대손님으로 출연했던 신예은, 주현영, 조세호, 강한나 등을 비롯해서 옛 멤버들인 송중기, 이광수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이름이 거론되어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유발시켰다.

이후 진행된 최종 라운드에선 '상금을 혼자 독차지하느냐? 아니면 나눠 갖느냐?'에 대한 갈등을 소재로 <런닝맨> 특유의 미션 수행이 이어졌다. 모처럼 부활한 '유임스 본드' 캐릭터를 부여받은 유재석은 일인자답게 맹활약을 펼쳐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700회 특집을 마무리 지었다.

예전 같지 않은 버라이어티 예능 환경... 그래도 달려야 한다
 
 지난 14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지난 14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 SBS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에게 최근의 방송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다. TV와 OTT에선 연애 예능, 관찰 카메라 예능 등이 대세를 이룬지 오래이고 유튜브에선 개인 채널 위주의 토크 웹 예능이 흥행 중이다.

기존 버라이어티 예능은 과거의 전성기를 뒤로 한 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관록의 <런닝맨>마저도 멤버들의 하차 속에 조금씩 하락세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런닝맨>의 위기는 자연스럽게 핵심 멤버 유재석의 위기처럼 인식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런닝맨>은 최장수 버라이어티 예능의 자존심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 남아있다. 세월이 쌓이면서 과거 마냥 쉼없이 뛰어다니는 추격전을 펼치기엔 벅찬 요즘이지만, 여전히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면서 웃음 만들기에 온몸을 아끼지 않는다.  

<런닝맨>이 쌓아온 700회는 멤버들의 헌신과 늘 이들을 성원해준 시청자들의 애정이 결합되어 완성된 결과물이다. 앞으로 <런닝맨>이 1000회 이상 이어지는 전무후무 전통의 예능이 되어주길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런닝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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