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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이대동문 "'망언' 김준혁 후보 사퇴하라" 이화여대 동문들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 앞 계단에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며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 남소연
 
성난 이대동문 "'망언' 김준혁 후보 사퇴하라" 이화여대 동문들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 앞 계단에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며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하교하던 재학생들이 동문 집회를 지켜보고 있다. ⓒ 남소연
   
"사퇴하라, 사퇴하라, 사퇴하라, 사퇴하라, 사퇴하라..."
 
"사퇴하라"는 구호가 30분 넘게 돌림노래처럼 계속 이어졌다. '이화여대생 미군 장교 성상납' 등 여성혐오 발언과 막말을 한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경기수원정 후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화여대 교정을 가득 메웠다. 이화여대 동문은 "이화의 역사를 폄하하지 말라", "왜곡된 성의식을 가진 김 후보를 규탄한다"고 외치며 김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이화여대 동문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 모여 집회를 열고 김 후보의 과거 발언과 막말 논란을 규탄했다. 이날 집회에는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을 포함해 300여 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김준혁 후보는 사퇴로서 사죄하라', '명예훼손죄로 고소한다', '이대생 성상납 망언 최악의 후보', '충격적인 성적 모욕 막말', '여성 폄하 이화 폄하'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사퇴하라"는 구호를 수십 번 반복했다.
   
성난 이대동문 "'망언' 김준혁 후보 사퇴하라" 이화여대 동문들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교정에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김숙희(전 교육부장관·1960년 졸업)씨는 "대학생 때 (김 후보가 성상납을 주장하는) 김활란 선생에게 수업을 들었고 우리 학년이 마지막 졸업장을 받았다. 왜 성상납이라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로 나라를 뒤흔들고 있냐"라며 "여성 지도자인 김활란 선생에 대한 거짓말을 하는 김 후보를 쫓아내고 사퇴시켜야 한다. 분명 이번 총선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졸업생 김아무개씨(1970년 졸업)도 "입학했을 당시 김활란 선생이 총장이었다. 여성 인권과 후배 양성을 위해 애쓰신 분이 제자를 성상납했다는 게 말이 되냐"라며 "같은 이대 졸업생이자 여성으로서 분노와 울분이 났다. 김 후보 같은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직후 대강당에서 정문까지 이어진 행진에서 자신이 24학번이라고 밝힌 이화여대 재학생도 "무분별한 소문으로 이대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사람이 국민의 대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대생 뒤에 성상납이라는 단어가 붙은 게 자극적이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총동창회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총동창회는 김 후보의 발언이 "재학생과 동창생, 그리고 여성 전체에 대한 극심한 모욕과 성차별적 혐오를 담고 있다"며 "김 후보는 성평등을 지향하는 대한민국 정치인으로서 자질이 없다. 국민 분열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정치 문화를 오염시키고 정치를 퇴행시키고 있다. 진정성 있는 사과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연산군 스와핑', '이대생 성상납', '박정희 위안부'... 김준혁 막말
 
'이대생 성상납' 발언 김준혁, 후보직 사퇴 요구는 '거부'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경기 수원정)가 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청 사거리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며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선거운동을 재개해 이화여대 측이 요구하는 '후보직 사퇴'는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 남소연
 
성난 이대동문 "'망언' 김준혁 후보 사퇴하라" 이화여대 동문들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 앞 계단에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며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김 후보는 '이화여대 김활란 초대 총장이 미군에게 학생들을 성 상납시켰다'는 발언과 박정희 전 대통령 및 군 위안부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김 후보는 당 권고에 따라 사과했지만 이화여대 동문과 여성단체가 요구하고 있는 후보직 사퇴는 사실상 거부하고 선거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 남소연
   
김 후보의 막말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신대 교수이자 역사학자인 김 후보는 지난 2023년 12월 21일 '서울의소리' 유튜브 방송에 나와 연산군을 윤석열 대통령에 빗대는 과정에서 "연산 시절에 스와핑이 그렇게 많이 있었다. 자기 남편을 승진시키려 궁에 남아서 계속해서 연산군과 성적 관계를 맺는 고관대작들의 부인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말한 사실이 4일 추가로 알려졌다.
 
앞서 김 후보는 2022년 8월 유튜브 채널 '김용민 TV'에 나와 "전쟁이 임해 나라에 보답한다며 종군 위안부를 보내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김활란(이화여대 초대 총장)이다. 미군정 시기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한테 성상납시키고 그랬다"고 했다.
 
성난 이대동문 "'망언' 김준혁 후보 사퇴하라" 이화여대 동문들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 앞 계단에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며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 남소연
 
이화여대는 지난 2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김 후보의 사과와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며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다. "5~6년 전 유튜브에 출연해 나눈 발언을 꼬투리 삼아 앞뒤 다 자르고 성과 관련된 자극적인 부분만 편집해 자신과 민주당 전체를 매도하고 있다"고 반박하던 김 후보는 같은날 밤 페이스북에서 "수년 전 유튜브에서 김활란 초대 총장 및 관련 발언에서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이대 재학생, 교직원, 동문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힌 점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 후보가 근거로 제시한 이임하 성공회대 교수의 논문 '한국전쟁과 여성의 동원(2007)'에도 성상납 관련 서술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3일 논평에서 "논문 어디에도 김 후보가 주장하는 성 상납 관련 내용은 없다. 오히려 이임하 교수는 미군정 전부터 연합군과 접촉하는 여성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우리 사회에 있었음을 언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김 후보는 2019년 2월 같은 유튜브 채널에서 "박정희(전 대통령)이라고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 정신대, 종군 위안부를 상대로 섹스를 했었을 테고"라고 말해 지난 1일 박 전 대통령 외종손에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상황이다. 위안부가족협의회 등 위안부 단체와 국민의힘도 '성상납 발언'을 두고 김 후보를 각각 경찰과 검찰에 고발했다.  
 
김준혁 후보 사퇴 촉구 서명 동참한 이대동문 이화여대 동문들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 앞 계단에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며 항의 집회를 열고 행진한 뒤 김 후보 사퇴 촉구 서명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줄 서 있다. ⓒ 남소연
 
 
태그:#김준혁, #이화여대,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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