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4전 5기 끝에 개막 첫 승리를 거뒀다. 

키움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LG 트윈스를 8-3으로 제압했다.

선발 하영민의 역투와 이형종의 선제 적시타, 임병욱의 투런포를 앞세운 키움은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챔피언 LG를 누르고 개막 4연패의 수렁에서 탈출하며 최하위에서 8위로 뛰어 올랐다. 

키움, 임찬규 두들기고 시즌 첫 승리 

키움은 1회말 선두 타자 최주환의 우중간 2루타와 이형종의 좌중간 적시 2루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김휘집의 적시타와 김재현의 2루타로 만든 2사 2, 3루에서 상대 투수 임찬규의 폭투로 1점을 더 뽑으며 3-0으로 앞서나갔다. 

3회말에는 선두 타자 로니 도슨이 볼넷을 얻어내고 최주환의 2루타로 만든 1사 2, 3루 찬스에서 이원석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리며 앞선 타석에서 당했던 삼진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키움은 오랜만에 화력이 폭발했다. 김휘집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뜨리며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등 3점을 더 뽑으면서 6-0으로 달아났다. 

선발 임찬규의 5이닝 6실점 부진으로 기선을 제압당한 LG는 뒤늦게 추격을 시작했다. 6회초 김현수가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고, 8회초에도 홍창기가 우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2-6으로 쫓아갔다. 

그러나 첫 승리를 향한 열망이 컸던 키움은 8회말 송성문과 박수종이 연달아 적시타를 터뜨리며 다시 8-2로 벌렸다. LG는 9회초 박동원이 솔로포를 터뜨렸으나 승패를 뒤집기에는 너무 늦었다. 

9년 만에 되찾은 선발 자리... 하영민 역투 
   
올 시즌 키움의 첫 선발승을 따낸 주인공은 프로 데뷔 11년 차를 맞이한 우완 투수 하영민이었다.

앞서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패한 데다가, 상대가 LG였기에 어깨가 무거울법했으나 하영민은 차분하게 1회초 삼자범퇴로 차분하게 타자들을 처리했다. 2회초 1, 2루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중견수 박수종의 다이빙 캐치로 실점을 막으면서 하영민의 투구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4회초 김현수에게 안타를 맞았을 뿐 3회초 5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특히 5회 1사 후에는 문성주의 빠른 타구에 허벅지를 직격당했으나 차분하게 1루에 송구해 아웃을 잡았고, 신민재까지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단 70개의 공으로 LG 타선을 5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낸 하영민은 지난 2015년 9월 2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전 이후 3천111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광주진흥고를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던 하영민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키움의 전신인 넥센 히어로즈에 지명될 정도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유망주였다. 

하지만 프로 무대는 혹독했다. 데뷔 첫해부터 선발의 기회를 얻었으나 14경기에서 3승 5패 평균자책점 7.22에 그쳤고, 팔꿈치 수술과 군 복무를 마친 뒤 2022년 복귀해서는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그런 하영민에게 올 시즌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안우진의 입대와 장재영의 부상 등으로 선발진에 구멍이 생긴 키움이 하영민을 다시 선발진에 넣었고, 이날 역투를 펼치면서 기대에 보답했다. 

오랜만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하영민이 과연 뒤늦게라도 야구 인생의 꽃을 피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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