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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진해 대죽도 '거북선 경관조명' 시설.
 창원진해 대죽도 '거북선 경관조명' 시설.
ⓒ 창원물생명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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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진해 대죽도 '거북선 경관조명'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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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가 진해 행암만 소재 대죽도에 밤에 불을 밝히는 '거북선 경관 조명' 시설을 설치했는데, 이곳에 서식하는 백로를 내쫓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22일 "인간만 누리는 진해 대죽도가 아니라 백로들도 함께 살 수 있는 대죽도를 만들어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창원시는 지난 18일 저녁 진해루 옆 행사장에서 '대죽도 거북선 경관 조명 점등식'을 열었다. 무인도인 대죽도에 거북선의 머리와 꼬리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한 것.

거북선 경관 조명의 규모는 머리에서 꼬리까지 거의 188m다. 머리와 꼬리 부분의 경관 시설만 설치됐다. 야간에 조명을 켜면 전체 모형이 거북선처럼 보인다.

그런데 대죽도에는 왜가리, 중대백로, 쇠백로의 백로류 약 300개체가 서식하고 번식하던 공간이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대죽도는 사람의 접근이 어렵고, 오래된 소나무가 우거져 있으며, 바닷물이 빠진 조간대에서 먹이활동을 할 수 있어 백로류가 살기 좋은 공간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육지와 많이 떨어져 있어 쉽게 관찰되지 않다가 2023년 5월, 대죽도를 하얗게 뒤덮은 백로 무리가 사람들의 눈에 띄기 시작했다"라며 "백로류는 2월부터 소나무 위에 있던 기존의 둥지를 보수하거나 새로 만들어 3월이면 알을 낳고 번식에 들어간다. 대죽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나무 가지에 둥그런 둥지와 이미 번식에 들어간 백로류를 많이 볼 수 있다"라고 했다.

야간 조명이 조류 서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대죽도에 밤마다 야간 조명을 훤히 밝힌다면 백로류의 번식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사람들은 원래 새들의 번식지였던 곳을 없애거나 번식지 가까이에 주택단지를 개발해 놓고서 새들을 천덕꾸러기로 만들어 버린다. 때론 혐오스러워하기도 하다"라며 "사람들을 피해 어렵게 찾은 숲에는 경관조명이나 시설을 설치해 그들의 삶을 괴롭히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죽도에 구조물과 경관조명을 계획하거나 조성공사를 진행할 때 분명히 수많은 백로류와 둥지를 관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법종보호종이 아니어도 야생동식물의 집단번식지는 보호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과정에서 무분별하게 파헤쳤던 나무들도, 어두운 밤을 훤하게 밝히는 경관조명도 모두 인간만을 위한 것"이라며 "창원시는 지금이라도 포란과 육추, 이소 과정(3~6월)을 앞둔 백로들에게 대죽도의 밤을 잠시 양보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청 관계자는 "조명 시설 공사는 2022년 7월부터 시작됐고, 당시에는 백로가 관찰되지 않았다"라며 "필요하다면 해당 단체와 함께 현장 조사를 벌여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창원진해 대죽도 거북선 경관조명.
 창원진해 대죽도 거북선 경관조명.
ⓒ 창원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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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진해 대죽도 서식 백로.
 창원진해 대죽도 서식 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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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진해 대죽도 서식 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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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진해 대죽도 위치.
 창원진해 대죽도 위치.
ⓒ 창원물생명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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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죽도, #거북선, #야간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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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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