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규 주민규가 만 33살의 나이에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 주민규 주민규가 만 33살의 나이에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지난 12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울산 HD와 전북 현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에서 이러한 걸개가 걸렸다.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많은 나이(33세 333일)로 축구대표팀에 승선한 주민규를 응원하는 울산팬들의 메시지가 담긴 걸개였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18일 오후 4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태국과의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첫 소집 훈련을 시작한다.

한국은 오는 21일(홈)과 26일(원정) 태국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4차전을 치른다.

비운의 공격수 주민규, 생애 첫 대표팀 승선 꿈 이루다

주민규는 2013년 드래프트에서 단 한 팀의 지명도 받지 못한 무명 선수에 불과했다. 연습생 신분으로 고양에 입단해 2년을 보낸 뒤, 2015년 K리그2 서울 이랜드로 이적하며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중앙 미드필더로만 뛰었던 주민규는 당시 사령탑인 마틴 레니 감독의 권유로 최전방 공격수로 전향하면서 꽃을 피웠다.

2021시즌 제주 소속으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5년 만에 국내파 공격수가 득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2022시즌에는 조규성과 17골 동률에도 출전 시간이 많아 2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주민규는 지난 시즌 17골로 다시 득점왕을 되찾았다. 주민규의 활약에 힘입어 울산은 지난해 K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그럼에도 주민규는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에서 모두 외면 받았다. 자타공인 K리그1 최고의 골 결정력을 갖춘 주민규의 대표팀 탈락을 두고 다수가 아쉬움을 표했다. 그래서 비운의 스트라이커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의 선택을 받으면서 끝내 대표팀 승선의 꿈을 이뤘다. 황선홍 감독은 "축구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득점력은 또 다른 영역이다. 3년간 리그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는 지금 전무하고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대표팀 주전 골잡이 조규성 넘어설까

지난해 대표팀 공격수는 황의조, 조규성, 오현규 등 3인 경쟁 체제였다. 하지만 황의조가 '불법 촬영 논란'으로 대표팀에서 하차한 데 이어 2023 아시안컵 명단에 포함된 오현규는 최근 소속팀 셀틱에서 출전 시간을 많이 확보하지 못하면서 끝내 외면당했다.

이번 3월 A매치 최전방 공격수 자리 2명에 주민규와 조규성만이 이름을 올렸다. 선발 한 자리를 놓고 경쟁이 불가피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과 2023 아시안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던 조규성으로선 호적수를 만난 셈이다.

조규성은 침체기가 길다.지난 2023 아시안컵에서 6경기 1득점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소속팀 미트윌란에서도 최근 5경기 동안 필드골 없이 페널티킥 2골을 넣는데 그쳤다.

오히려 소속팀에서 보여준 경기력만 놓고 보면 주민규가 우위에 있다. 지난 시즌 K리그 득점왕에 오른 상승세를 이번 2024시즌에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ACL 4경기와 K리그 2경기를 포함해 총 6경기에서 3골을 터뜨렸다.

무엇보다 주민규로선 첫 대표팀에 승선한만큼 동기부여가 무척 강할 수밖에 없다. 주민규는 "대표팀에선 열심히 뛰는 간절함이 전부다. 막내라는 생각을 하면서 머리를 박고 진짜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과연 황선홍 감독의 최종 선택은 누구일지 오는 21일 태국전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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