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우리카드가 16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패배를 아쉬워하고 있다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16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패배를 아쉬워하고 있다 ⓒ KOVO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눈앞에서 우승을 놓치면서 대한항공이 극적으로 정규리그를 4연패를 이뤘다.

우리카드는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최종전에서 삼성화재에 세트 스코어 2-3(24-26 25-23 25-20 21-25 14-16)으로 패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이 승점 71(23승 13패)을 기록하며 우리카드(승점 70·23승 13패)를 1점 차로 따돌리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했다. 반면에 4년 만의 우승을 노리던 우리카드는 아쉽게 2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됐다. 

삼성화재는 비록 봄 배구 탈락이 확정됐지만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 승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우승 문턱서 넘어진 우리카드... 그래도 잘했다 

이날 승리하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할 수 있었던 우리카드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플레이오프부터 봄 배구를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우리카드가 이 자리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간판 공격수 나경복을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통해 KB손해보험에 빼앗긴 것이 컸다.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서는 맨 마지막인 7순위에 걸리며 오타케 잇세이(등록명 잇세이)를 뽑았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는 전체 6순위로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를 데려왔다. 마테이는 남자부 7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V리그 경험이 없었다. 

신영철 감독은 트레이드를 통해 새판을 짰다. 세터 황승빈을 KB손해보험에 보내고 아웃사이드 히터 한성정을 데려왔다. 한성정이 오면서 자리를 빼앗긴 송희채는 OK금융그룹으로 보내고 송명근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불안했던 우리카드였으나, 기존 선수들의 잠재력이 폭발했다. 나경복이 떠난 뒤 에이스 자리를 물려 받은 김지한이 물오른 공격력을 보여줬다. 

프로 2년차 한태준은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불리웠던 신영철 감독의 집중 지도를 받으며 황승빈이 떠난 세터 자리를 차지했다. 또한 프로 3년 차 미들 블로커 이상현도 철벽 수비를 펼치며 우리카드를 블로킹 1위팀으로 만들었다. 

비록 정규리그 우승을 놓쳤으나,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우리카드는 아쉬움을 접고 23일부터 열리는 3전 2승제 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창단 첫 챔피언 결정전 우승에 도전한다. 

대한항공, 이젠 '통합우승' 4연패 도전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16일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16일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 KOVO

 
먼저 정규리그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이날 우리카드의 경기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대한항공은 예상과 달리 삼성화재가 승리하는 행운 덕분에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2020-2021시즌부터 정규리그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은 삼성화재(2011-2012시즌∼2014-2015시즌)와 함께 남자부 최다 연속 정규리구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또한 통산 7번째로 정규리그 1위에 오르면서 삼성화재와 함께 남자부 최다 우승 구단이 됐다.

대한항공의 강점은 두꺼운 선수층이다. 올 시즌 V리그는 아시아쿼터까지 도입하면서 외국인 선수 2명이 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토종 공격수 임동혁(559점)이 팀 내 최다 득점자다.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가 부진하자 임동혁은 주전으로 나서며 공격을 책임졌다. 정지석이 시즌 초반 부상으로 장기 이탈했을 때는 정한용의 활약이 컸다. 

또한 V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세터 한선수와 유광우가 번갈아가며 코트에 서며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들어냈다. 

이 덕분에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다른 구단들과 달리 꾸준하게 승점을 쌓았다. 아시아쿼터 에스페호 마크(등록명 에스페호)도 대한항공에서는 큰 비중이 없었다. 

다가올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승리하면 대한항공은 V리그 처음으로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역사를 쓰게 된다. 

그러나 우리카드의 도전이 워낙 거센 탓에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승점제를 도입한 2011-2012시즌 이후 1, 2위 격차가 1점에 불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연 대한항공이 우리카드의 돌풍을 꺾고 새로운 '왕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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