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대구 동구·군위군갑 선거구 등 일부 지역 후보를 국민추천제로 결정하기로 한 가운데 일부 후보들이 반발하고 있다.
동구갑 선거구에 출마한 류성걸 의원 지지자들은 7일 오후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군위군갑이 왜 국민공천 지역이 돼야 하느냐"며 "사실상 전략동천을 위한 꼼수 아니냐"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는 류성걸 의원이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김재우·박소영 대구시의원과 동구의회 김재문 의장 등 8명의 구의원, 국민의힘 당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런 식이라면 국민의힘 공관위가 이재명의 더불어민주당과 다를 바가 뭐가 있느냐"며 "동구 주민들의 의견을 물어보기나 했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공천에 감동이 없다는 지적에 부랴부랴 동구·군위군갑 지역구를 재물로 삼지 않길 바란다"며 "현역을 물갈이하면 국민들이 감동을 느끼느냐. 국민공천과 같은 준비도 되지 않은 이벤트를 위한 이벤트가 감동이 있느냐"고 따졌다.
이어 "진정한 감동은 공관위가 공언한 대로 흔들림없이 시스템공천을 완수하는 모습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온 사람을 제대로 평가하고 공정한 기회를 줄 때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구 12개 선거구 중 동구·군위군갑이 국민공천 지역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소상히 밝히라"며 "시스템상 아무런 하자가 없다면 국민공천 지역 지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재문 동구의회 의장은 "공관위는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해 달라"며 "추천제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에 따라 공정하지 않다면 주민들의 의견을 물어 어떤 일도 불사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임재화 "누구를 위한 국민추천제인가"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임재화 변호사도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추천제라는 뜬금없는 제도로 인해 크게 실망하고 있다"며 "누구를 위한 국민추천제인가"라고 비판했다.
임 예비후보는 "과거와 똑 같은 국민의힘, 끼리끼리 정치, 혁신을 가장한 속임수 공천 등의 비판이 그대로 와 닿는 상황"이라며 "정녕 국민추천제가 공정한 것이라면 그에 합당한 절차와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씩 지역에서 노력하고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선거운동하면서 노력한 예비후보들은 정녕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함량 미달의 선수들인가"라며 "특정인을 내리기 위한 공천이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예비후보는 "이왕에 국민추천제를 한다면 지역 중심으로 가장 적합한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선정하면 된다"며 "시민을 속이는 정치가 아니라 진정 정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정치를 보여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조용하지만 감동 없는 공천', '여성 청년 없는 현역 불패 공천' 등 비판이 나오자 지난 5일 서울 강남갑, 을, 대구 동구·군위군갑, 북구갑, 울산 남구갑 등 5곳에 대해 국민추천제를 결정했다.
하지만 누가 누구를 추천하는지 알 수 없고 비공개 평가이자 사실상 100% 정성평가로 후보를 추천하기로 해 기존의 전략 공천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여론과 함께 내리꽂기 공천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